강금실·오세훈 컴백… 진짜 ‘정치는 마약’ 일까-김동철 정치전문기자
등록 2006.04.13.최근 5·31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열린우리당 강금실 전 법무장관과 한나라당 오세훈 전 의원을 보면서 이런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두 사람은 출마 선언 직후 여론조사에서 몇 개월 동안 공들여 출마를 준비해온 유력 예비후보들을 한순간에 압도하며 양강 구도를 만들어 버릴 정도로 강풍을 몰고 왔습니다. 두 사람은 그러나 불과 2년 전 이번 출마 선언 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 속에 정치권을 떠났습니다.
“코미디야, 코미디”라는 정치권을 꼬집는 한 마디로 국민들을 즐겁게 했고, 열린우리당의 거듭된 선거 출마 요청을 고집스럽게 거절했던 강 전 장관은 2004년 7월 장관직에서 해임되자 “너무 즐거워서 죄송합니다”라고 말할 정도로 정치권과는 거리를 두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런 그가 ‘아름다운 패배’도 감수할 수 있다며 “미력한 한 개인이 역사와 사회에 자신을 기꺼이 던져 더 좋은 사회를 만드는데 조금이라도 기여하고자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기로 결심했다”고 합니다.
2004년 1월 17대 국회의원 총선을 3개월여 앞두고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오 전 의원은 ‘아름다운 퇴장’이라는 찬사를 받았습니다. 40대 초반의 전도유망한 초선 의원이 ‘부끄러웠던 의정생활’을 참회하며 선언한 불출마는 정치권에 큰 충격을 던졌고 이는 곧바로 한나라당의 물갈이로 이어졌습니다.
그는 당시 ‘불출마가 서울시장 출마용이 아니냐’는 물음에 “호감을 얻었지만 이를 밑천으로 정치적 도약을 노릴 만큼 미련치 않다. 서울시장은 경륜이 필요한데 나는 충분치 않다”고 대답했습니다. 이런 그가 이번에는 “정치상황에 대한 책임감 때문으로 이해해 달라 ”고 정치 재개의 변을 얼버무렸습니다.
두 사람을 보면서 ‘정치는 마약’이라는 얘기가 떠오른 것은 “이들도 자의든 타의든 정치라는 블랙홀에 결국 빨려들고 마는 게 아니냐”라는 생각을 2년 전 제 자신이 가졌기 때문입니다.
물론 여론조사 상 높은 지지를 얻고 있는 두 사람의 출마를 폄훼하려는 생각은 결코 없습니다. 그리고 떠날 때의 순수한 이미지가 아직도 서울시민의 가슴 속에 남아 있는 두 사람의 강점에 시비를 걸 마음도 전혀 없습니다.
그러나 “당이 어려울 때 강남 헬스클럽에서 선탠하며 이미지를 가꾸고 있었나”라는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의 물음처럼 정치권을 떠난 뒤 법무법인 지평과 법무법인 지성의 대표변호사로 각각 활동해온 강 전 장관과 오 전 의원이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무임승차론’에 한번쯤 귀 기울일 필요는 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김동철 정치전문기자 eastphil@donga.com
정치는 정치를 경멸하며 정계를 떠난 사람조차도 다시 빨아들이는 흡인력과 오묘함을 갖고 있습니다. ‘정치는 마약’이라는 얘기가 있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일 것입니다.
최근 5·31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열린우리당 강금실 전 법무장관과 한나라당 오세훈 전 의원을 보면서 이런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두 사람은 출마 선언 직후 여론조사에서 몇 개월 동안 공들여 출마를 준비해온 유력 예비후보들을 한순간에 압도하며 양강 구도를 만들어 버릴 정도로 강풍을 몰고 왔습니다. 두 사람은 그러나 불과 2년 전 이번 출마 선언 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 속에 정치권을 떠났습니다.
“코미디야, 코미디”라는 정치권을 꼬집는 한 마디로 국민들을 즐겁게 했고, 열린우리당의 거듭된 선거 출마 요청을 고집스럽게 거절했던 강 전 장관은 2004년 7월 장관직에서 해임되자 “너무 즐거워서 죄송합니다”라고 말할 정도로 정치권과는 거리를 두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런 그가 ‘아름다운 패배’도 감수할 수 있다며 “미력한 한 개인이 역사와 사회에 자신을 기꺼이 던져 더 좋은 사회를 만드는데 조금이라도 기여하고자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기로 결심했다”고 합니다.
2004년 1월 17대 국회의원 총선을 3개월여 앞두고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오 전 의원은 ‘아름다운 퇴장’이라는 찬사를 받았습니다. 40대 초반의 전도유망한 초선 의원이 ‘부끄러웠던 의정생활’을 참회하며 선언한 불출마는 정치권에 큰 충격을 던졌고 이는 곧바로 한나라당의 물갈이로 이어졌습니다.
그는 당시 ‘불출마가 서울시장 출마용이 아니냐’는 물음에 “호감을 얻었지만 이를 밑천으로 정치적 도약을 노릴 만큼 미련치 않다. 서울시장은 경륜이 필요한데 나는 충분치 않다”고 대답했습니다. 이런 그가 이번에는 “정치상황에 대한 책임감 때문으로 이해해 달라 ”고 정치 재개의 변을 얼버무렸습니다.
두 사람을 보면서 ‘정치는 마약’이라는 얘기가 떠오른 것은 “이들도 자의든 타의든 정치라는 블랙홀에 결국 빨려들고 마는 게 아니냐”라는 생각을 2년 전 제 자신이 가졌기 때문입니다.
물론 여론조사 상 높은 지지를 얻고 있는 두 사람의 출마를 폄훼하려는 생각은 결코 없습니다. 그리고 떠날 때의 순수한 이미지가 아직도 서울시민의 가슴 속에 남아 있는 두 사람의 강점에 시비를 걸 마음도 전혀 없습니다.
그러나 “당이 어려울 때 강남 헬스클럽에서 선탠하며 이미지를 가꾸고 있었나”라는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의 물음처럼 정치권을 떠난 뒤 법무법인 지평과 법무법인 지성의 대표변호사로 각각 활동해온 강 전 장관과 오 전 의원이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무임승차론’에 한번쯤 귀 기울일 필요는 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김동철 정치전문기자 eastph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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