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일상화… 재료의 대중화

등록 2006.08.19.
생활 도구 및 재활용품을 활용해 만든 ‘홈메이드 정크아트’를 소개하는 인터넷 사이트에 누리꾼이 몰리고 있다. 네이버나 다음 카페에는 동호회가 개설됐고 누리꾼이 올린 사진은 각종 블로그와 싸이월드 미니홈피에서 인기다.

정크아트란 피카소가 집안에 가득 쌓인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 깨진 병과 부서진 자전거 안장으로 작품을 만든 것이 시초인 현대미술의 한 장르. ‘홈메이드 정크아트’는 나무젓가락 요구르트병 아이스크림막대와 같은 일회용품을 재활용하거나 알루미늄 판과 세탁비누를 변형해 작품을 만드는데 재질과 제작 방법이 매우 다양하다.

일반인이 인터넷에 작품 사진을 올리는 것은 많은 사람에게 작품을 보여줌으로써 즐거움과 보람을 느끼기 때문이다. 엄두가 나지 않는 오프라인 갤러리와 달리 온라인 갤러리는 집에서 디지털카메라로 찍어 전송만 하면 간편하게 솜씨를 자랑할 수 있다.

네이버의 ‘나무젓가락 매니아’ 카페는 회원이 1만2000명에 이른다. 갤러리 게시판에는 회원들이 나무젓가락을 깎거나 붙여 손수 제작한 총 칼 로봇 범선 전투기 등 다양한 작품의 사진이 1만 건 이상 올라 있다.

ID가 쏘비인 회원이 나무젓가락 20개와 이쑤시개로 만들었다는 ‘소형 범선’은 선물가게에 전시된 장식용 모형선박처럼 정교하다. 자수실로 밧줄을 대체하고 공업용 도료로 칠작업까지 했다. “완성하는 데 20일이 걸렸다”고 말하는 그는 남다른 솜씨로 누리꾼들의 부러움을 샀다.

이 카페의 운영자 김도훈(17) 군은 “나무젓가락으로 나만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어 중학교 때부터 취미로 만들기 시작했다”며 “흔한 소재로 작품을 만드니 누리꾼들이 따라하기도 쉬워 관심이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 카페 ‘이쑤시개조각실’ ‘분필로 사는 세상’도 사람들이 참조해서 만들 수 있도록 제작 과정을 사진과 글을 통해 알리는 내용이 즐비하다. 댓글을 통해 즉석 품평회가 열리기도 한다.

각종 블로그에 게재된 아이스크림막대로 만든 거북선은 닻과 돛, 북까지 갖춰 본래의 형태를 흡사하게 재연했다. 알루미늄 판으로 제작한 강아지와 외국인이 성냥개비로 만든 기타 등에선 독창성이 돋보인다. 요구르트병에 색을 입히고 액세서리로 장식한 열쇠고리는 보는 즐거움은 물론, 실용적인 생활용품으로도 손색이 없다.

세탁비누를 재료로 사용한 ‘세탁볼’은 누리꾼이 인터넷이나 문자메시지에 흔히 사용하는 이모티콘 모양으로 만들어져 재미를 더해 준다. 조명을 비추면 그림자 효과로 이모티콘의 씁쓸한 표정이 부각된다.

사비나미술관 이명옥 관장은 “쓰레기나 흔한 생활 도구로 ‘작품’을 만들겠다는 연금술적인 생각 자체가 예술가적인 발상”이라며 “유럽에서는 정크아트가 이미 예술의 한 분야로 정착했지만 국내에서는 일반인을 중심으로 미술의 생활화가 이뤄지며 발전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생활 도구 및 재활용품을 활용해 만든 ‘홈메이드 정크아트’를 소개하는 인터넷 사이트에 누리꾼이 몰리고 있다. 네이버나 다음 카페에는 동호회가 개설됐고 누리꾼이 올린 사진은 각종 블로그와 싸이월드 미니홈피에서 인기다.

정크아트란 피카소가 집안에 가득 쌓인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 깨진 병과 부서진 자전거 안장으로 작품을 만든 것이 시초인 현대미술의 한 장르. ‘홈메이드 정크아트’는 나무젓가락 요구르트병 아이스크림막대와 같은 일회용품을 재활용하거나 알루미늄 판과 세탁비누를 변형해 작품을 만드는데 재질과 제작 방법이 매우 다양하다.

일반인이 인터넷에 작품 사진을 올리는 것은 많은 사람에게 작품을 보여줌으로써 즐거움과 보람을 느끼기 때문이다. 엄두가 나지 않는 오프라인 갤러리와 달리 온라인 갤러리는 집에서 디지털카메라로 찍어 전송만 하면 간편하게 솜씨를 자랑할 수 있다.

네이버의 ‘나무젓가락 매니아’ 카페는 회원이 1만2000명에 이른다. 갤러리 게시판에는 회원들이 나무젓가락을 깎거나 붙여 손수 제작한 총 칼 로봇 범선 전투기 등 다양한 작품의 사진이 1만 건 이상 올라 있다.

ID가 쏘비인 회원이 나무젓가락 20개와 이쑤시개로 만들었다는 ‘소형 범선’은 선물가게에 전시된 장식용 모형선박처럼 정교하다. 자수실로 밧줄을 대체하고 공업용 도료로 칠작업까지 했다. “완성하는 데 20일이 걸렸다”고 말하는 그는 남다른 솜씨로 누리꾼들의 부러움을 샀다.

이 카페의 운영자 김도훈(17) 군은 “나무젓가락으로 나만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어 중학교 때부터 취미로 만들기 시작했다”며 “흔한 소재로 작품을 만드니 누리꾼들이 따라하기도 쉬워 관심이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 카페 ‘이쑤시개조각실’ ‘분필로 사는 세상’도 사람들이 참조해서 만들 수 있도록 제작 과정을 사진과 글을 통해 알리는 내용이 즐비하다. 댓글을 통해 즉석 품평회가 열리기도 한다.

각종 블로그에 게재된 아이스크림막대로 만든 거북선은 닻과 돛, 북까지 갖춰 본래의 형태를 흡사하게 재연했다. 알루미늄 판으로 제작한 강아지와 외국인이 성냥개비로 만든 기타 등에선 독창성이 돋보인다. 요구르트병에 색을 입히고 액세서리로 장식한 열쇠고리는 보는 즐거움은 물론, 실용적인 생활용품으로도 손색이 없다.

세탁비누를 재료로 사용한 ‘세탁볼’은 누리꾼이 인터넷이나 문자메시지에 흔히 사용하는 이모티콘 모양으로 만들어져 재미를 더해 준다. 조명을 비추면 그림자 효과로 이모티콘의 씁쓸한 표정이 부각된다.

사비나미술관 이명옥 관장은 “쓰레기나 흔한 생활 도구로 ‘작품’을 만들겠다는 연금술적인 생각 자체가 예술가적인 발상”이라며 “유럽에서는 정크아트가 이미 예술의 한 분야로 정착했지만 국내에서는 일반인을 중심으로 미술의 생활화가 이뤄지며 발전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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