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나라 밖은 생각 안 하십니까
등록 2006.11.29.당장 노 대통령은 다음달 3일 인도네시아와 호주 뉴질랜드를 방문하기 위해 출국합니다. 순방 길에 필리핀 세부에서 열리는 아세안 + 한 중 일 정상회담에도 참석합니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대통령은 신세 한탄을 하더라도 나라 밖 사정도 생각해줬으면 합니다. 지금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 어떤지는 대통령이 누구보다 잘 알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도 베이징에선 북한 핵문제를 놓고 북한과 미국이 접촉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에 따라 6자회담 연내 재개 여부가 판가름 납니다. 북미가 회담 날짜를 잡는데 성공한다면 다행이지만 못 잡는다면 문제는 또 심각해집니다. 미국의 대북 제재는 강도가 더 세질 것입니다. 이에 맞서 북한은 2차 핵실험을 하겠다고 나올 것입니다.
어디 북한 핵 문제뿐이겠습니까. 사상 최악이라는 한미관계는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없고 한일관계 역시 계속 교착 상태입니다. 그렇다고 한중관계가 특별히 좋아진 것도 아닙니다. 남북관계도 불안하기 짝이 없습니다. 북은 이미 노무현 정권 이후를 염두에 두고 눈치 보기에 들어갔습니다. 임기를 1년 밖에 안 남은 정권과 무슨 의미 있는 거래를 하겠습니까.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국민의 높은 지지 속에 국정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어도 헤쳐 나가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런데도 대통령이 ‘임기’ 운운하고 있으니 미국 일본 중국이 대체 한국을 어떻게 생각하겠습니까. 저런 대통령을 믿고 일을 함께 할 수 있다고 생각하겠습니까.
그래서 대통령은 임기 중에는 어떤 경우에도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는 말을 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누구든 국내정치만 생각한다면 훌훌 던져버리고 싶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와 관계를 맺고 있는 수많은 국가들이 있기 때문에 그럴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되는 것입니다.
이들 국가들이 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을 듣고 겉으로야 내색은 않겠지만 마음속으로 더는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당장 우리 경제가 치명상을 입게 될 것입니다. 외국 자본은 알게 모르게 빠져나가고, 외국인 투자도 중단 될 것입니다. 대통령이 언제 그만둘지도 모르는 나라에 누가 남아 있으려 하겠습니까.
조금 심하게 말하면 대통령은 그만 둘 때 그만두더라도 이런 식으로 무책임하게 말을 뱉는 게 아닙니다. 지구상에 대한민국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크고 작은 수많은 국가들이 우리를 주시하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3분 논평이었습니다.
이재호 수석논설위원 leejaeho@donga.com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이 정국을 또 흔들고 있습니다. 어제 국무회의 석상에서 “임기를 다 마치지 않는 첫 번째 대통령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정치권과 언론은 발언의 진의를 파악하기에 바쁩니다만 크게 놀랄 일은 아닌 듯 합니다. 이번이 처음도 아닌데다가 정말 하야할 생각이 있다면 이런 말을 할리도 없겠지요. “정말 못해먹겠다”는 대통령의 신세 한탄쯤으로 들으면 좋을 듯 합니다.
당장 노 대통령은 다음달 3일 인도네시아와 호주 뉴질랜드를 방문하기 위해 출국합니다. 순방 길에 필리핀 세부에서 열리는 아세안 + 한 중 일 정상회담에도 참석합니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대통령은 신세 한탄을 하더라도 나라 밖 사정도 생각해줬으면 합니다. 지금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 어떤지는 대통령이 누구보다 잘 알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도 베이징에선 북한 핵문제를 놓고 북한과 미국이 접촉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에 따라 6자회담 연내 재개 여부가 판가름 납니다. 북미가 회담 날짜를 잡는데 성공한다면 다행이지만 못 잡는다면 문제는 또 심각해집니다. 미국의 대북 제재는 강도가 더 세질 것입니다. 이에 맞서 북한은 2차 핵실험을 하겠다고 나올 것입니다.
어디 북한 핵 문제뿐이겠습니까. 사상 최악이라는 한미관계는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없고 한일관계 역시 계속 교착 상태입니다. 그렇다고 한중관계가 특별히 좋아진 것도 아닙니다. 남북관계도 불안하기 짝이 없습니다. 북은 이미 노무현 정권 이후를 염두에 두고 눈치 보기에 들어갔습니다. 임기를 1년 밖에 안 남은 정권과 무슨 의미 있는 거래를 하겠습니까.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국민의 높은 지지 속에 국정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어도 헤쳐 나가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런데도 대통령이 ‘임기’ 운운하고 있으니 미국 일본 중국이 대체 한국을 어떻게 생각하겠습니까. 저런 대통령을 믿고 일을 함께 할 수 있다고 생각하겠습니까.
그래서 대통령은 임기 중에는 어떤 경우에도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는 말을 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누구든 국내정치만 생각한다면 훌훌 던져버리고 싶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와 관계를 맺고 있는 수많은 국가들이 있기 때문에 그럴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되는 것입니다.
이들 국가들이 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을 듣고 겉으로야 내색은 않겠지만 마음속으로 더는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당장 우리 경제가 치명상을 입게 될 것입니다. 외국 자본은 알게 모르게 빠져나가고, 외국인 투자도 중단 될 것입니다. 대통령이 언제 그만둘지도 모르는 나라에 누가 남아 있으려 하겠습니까.
조금 심하게 말하면 대통령은 그만 둘 때 그만두더라도 이런 식으로 무책임하게 말을 뱉는 게 아닙니다. 지구상에 대한민국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크고 작은 수많은 국가들이 우리를 주시하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3분 논평이었습니다.
이재호 수석논설위원 leejae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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