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마후라’ 쟈니브라더스 35년만에 재결합
등록 2007.02.09.“멤버 모두 건강하게 만난 것이 제일 행복하죠. 정말 인생은 끝없는 도전의 연속인가 봐요.”(김현진 씨·69·리더)
‘빨간 마후라’로 유명한 1960년대 남성 중창단 ‘쟈니브라더스’가 해체 35년 만에 재결합한다는 소식을 8일 발표했다. 이미 지난해 9월부터 컴백 준비를 해 왔다는 이들은 26일 KBS 특집방송 ‘방송80년 가요80년’ 출연을 시작으로 다음 달 12일 ‘빨간 마후라-쟈니브라더스 특집쇼’에서 35년 만에 단독 무대를 가질 예정이다. 콘서트와 새 앨범 계획도 준비 중이다.
“전부터 ‘컴백’을 염두에 두었죠. 하지만 오랜 세월을 뛰어넘을 만큼 성공적일지 두려웠어요. 그런데 만나서 화음을 맞춰 보니 오히려 소리가 원숙해져 있더라고요. 노래는 몸으로 하는 게 아닌 것 같아요.”(김준 씨·66·바리톤)
김현진, 양영일(67·보컬), 김준, 진성만(66·베이스) 씨로 구성된 ‘쟈니브라더스’는 1961년 ‘예그린악단’(현 서울시뮤지컬단) 출신으로 1963년 12월 동아방송(DBS) 개국특집 ‘중창콩쿠르’ 연말결선에서 1등을 차지하며 가요계에 데뷔했다. 1964년 1월 영화 ‘빨간 마후라’의 주제가를 부르며 인기를 얻은 이들은 ‘블루벨즈’, ‘봉봉사중창단’과 함께 1960년대 남성 중창단 시대를 이끌었다. TBC ‘쇼쇼쇼’에 250회 연속으로 출연하며 노래, 춤, 개그 등을 선보인 엔터테이너형 가수의 원조이기도 했다. 진성만 씨는 “‘빨간 마후라’가 대만에서는 ‘공군가’로 불리며 따라 부를 정도로 인기를 얻었으니 우리가 한류 1세대”라며 웃었다.
“가난했던 시절이었지만 당시는 우리처럼 팝음악을 전공한 대학생들이 가요계에 진출해 인기를 얻었던, 소위 한국 대중음악계 태동기였죠. 미국의 ‘브러더스 포’ 같은 그룹처럼 되고 싶었고 비교적 빨리 스타가 됐기에 ‘순풍에 돛달았다’는 말도 들었죠.”(양영일 씨)
1972년 해체 후 재즈가수로 활동 중인 김준 씨를 제외하곤 건설업(김현진), 외식업(진성만)에 종사하고 악기회사 상무(양영일)로 일하느라 가요계를 떠났지만 컴백에 대한 열정은 다들 뜨거웠다. 부산에 사는 양 씨는 “회사 대표가 ‘쟈니브라더스’ 팬이어서 매주 하루 고속철을 타고 서울에 올 수 있다”고 말할 정도. 임재범, 나얼 등 후배 가수들의 음악도 즐겨 듣는다는 이들의 목표는 중장년층 팬을 다시 불러 모으는 것.
“지금의 음악이 소설이라면 우리 음악은 느릿한 한 편의 시죠. 35년간 활동하지 않았지만 우리 노래를 기억해 주는 팬이 있어 다시 무대에 서는 겁니다. ‘동방신기’와 한무대에 서도 전혀 기죽을 거 없어요. 예술은 길고 인생은 짧다는 말을 믿으니까요.”(진성만 씨)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이젠 ‘빨간 마후라’보다 점잖은 검은색 머플러가 더 어울릴 만한 연배다. 어느덧 일흔을 바라보는 네 명의 노신사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 모였다. 그러나 어른 체면을 생각하는 것도 잠시인 듯했다. “방송사 계단 오르는 것마저 설레지 않아?” “‘주책’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더 좋아하던데?”라며 청년들처럼 얘기꽃을 피웠다. 마치 35년 동안 마음속 깊이 간직해 둔 ‘빨간 마후라’를 다시 꺼내듯….
“멤버 모두 건강하게 만난 것이 제일 행복하죠. 정말 인생은 끝없는 도전의 연속인가 봐요.”(김현진 씨·69·리더)
‘빨간 마후라’로 유명한 1960년대 남성 중창단 ‘쟈니브라더스’가 해체 35년 만에 재결합한다는 소식을 8일 발표했다. 이미 지난해 9월부터 컴백 준비를 해 왔다는 이들은 26일 KBS 특집방송 ‘방송80년 가요80년’ 출연을 시작으로 다음 달 12일 ‘빨간 마후라-쟈니브라더스 특집쇼’에서 35년 만에 단독 무대를 가질 예정이다. 콘서트와 새 앨범 계획도 준비 중이다.
“전부터 ‘컴백’을 염두에 두었죠. 하지만 오랜 세월을 뛰어넘을 만큼 성공적일지 두려웠어요. 그런데 만나서 화음을 맞춰 보니 오히려 소리가 원숙해져 있더라고요. 노래는 몸으로 하는 게 아닌 것 같아요.”(김준 씨·66·바리톤)
김현진, 양영일(67·보컬), 김준, 진성만(66·베이스) 씨로 구성된 ‘쟈니브라더스’는 1961년 ‘예그린악단’(현 서울시뮤지컬단) 출신으로 1963년 12월 동아방송(DBS) 개국특집 ‘중창콩쿠르’ 연말결선에서 1등을 차지하며 가요계에 데뷔했다. 1964년 1월 영화 ‘빨간 마후라’의 주제가를 부르며 인기를 얻은 이들은 ‘블루벨즈’, ‘봉봉사중창단’과 함께 1960년대 남성 중창단 시대를 이끌었다. TBC ‘쇼쇼쇼’에 250회 연속으로 출연하며 노래, 춤, 개그 등을 선보인 엔터테이너형 가수의 원조이기도 했다. 진성만 씨는 “‘빨간 마후라’가 대만에서는 ‘공군가’로 불리며 따라 부를 정도로 인기를 얻었으니 우리가 한류 1세대”라며 웃었다.
“가난했던 시절이었지만 당시는 우리처럼 팝음악을 전공한 대학생들이 가요계에 진출해 인기를 얻었던, 소위 한국 대중음악계 태동기였죠. 미국의 ‘브러더스 포’ 같은 그룹처럼 되고 싶었고 비교적 빨리 스타가 됐기에 ‘순풍에 돛달았다’는 말도 들었죠.”(양영일 씨)
1972년 해체 후 재즈가수로 활동 중인 김준 씨를 제외하곤 건설업(김현진), 외식업(진성만)에 종사하고 악기회사 상무(양영일)로 일하느라 가요계를 떠났지만 컴백에 대한 열정은 다들 뜨거웠다. 부산에 사는 양 씨는 “회사 대표가 ‘쟈니브라더스’ 팬이어서 매주 하루 고속철을 타고 서울에 올 수 있다”고 말할 정도. 임재범, 나얼 등 후배 가수들의 음악도 즐겨 듣는다는 이들의 목표는 중장년층 팬을 다시 불러 모으는 것.
“지금의 음악이 소설이라면 우리 음악은 느릿한 한 편의 시죠. 35년간 활동하지 않았지만 우리 노래를 기억해 주는 팬이 있어 다시 무대에 서는 겁니다. ‘동방신기’와 한무대에 서도 전혀 기죽을 거 없어요. 예술은 길고 인생은 짧다는 말을 믿으니까요.”(진성만 씨)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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