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봉사활동 위해 72세에 한국디지털대학 입학 이근후 박사

등록 2007.03.02.
“네팔의 문화를 온전히 이해해야 의료봉사 활동도 제대로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공부하기로 했죠.”

이근후(72·전 대한신경정신의학회 회장) 박사는 유별난 네팔 사랑과 배움에 대한 열망 때문에 3일 한국디지털대 문화예술학과에 입학한다.

이 박사는 이화여대 의대 신경정신과 교수로 일하던 1982년 네팔에 처음으로 발을 디뎠다. 이후 매년 한두 차례 네팔을 방문해 꾸준히 의료봉사를 하고 있다. 처음엔 산이 좋아서 네팔에 갔지만 이제는 산과 원초적인 순수함을 지닌 네팔 사람이 좋아서 그곳에 간다. 이화여대에서 퇴임한 뒤 거처를 아예 네팔로 옮길 것을 진지하게 고민했지만 국내에 있는 환자들 때문에 생각을 접었다.

“내가 25년간 네팔을 오가고 있지만 네팔 문화를 이해하려면 문화예술에 대한 기본 지식부터 체계적으로 갖춰야죠. 이론 틀이 없으면 문화를 제대로 알기 힘들죠.”

그가 부인인 이동원 전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와 함께 경영하고 있는 (사)가족아카데미아(서울 종로구 삼청동) 사무실에는 네팔 화가들이 그린 히말라야 산과 네팔의 거리 풍경을 담은 그림이 여러 점 걸려 있다. 가족아카데미아는 네팔의 문화를 한국에 알리는 활동을 하고 있다.

이 박사는 한국디지털대에서 문화예술학을 전공하면 네팔의 문화를 소개하는 데 더욱 힘을 쏟을 생각이다.

“네팔은 부처님이 태어난 곳이고 전 세계에서 수도승이 모이는 곳이죠. 10개의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유네스코) 문화유산을 지닌 문화 강국이기도 합니다. 히말라야만 있는 게 아니죠. 히말라야의 흰 눈처럼 순수한 마음을 가진 네팔 사람들을 위해 그네들의 문화를 소개하면서 여생을 보내고 싶네요.”

이 박사의 향학열은 교수 시절부터 유명했다. 그는 이화여대 평생교육원에 출강할 때 오전엔 강의를 하고 오후엔 제자 또는 후배 교수의 강의를 들었다. 신경정신 분야의 권위자가 수강생이니 담당 교수에겐 큰 짐이 아닐 수 없다.

“교수들이 수업에 들어오지 말라고 간곡히 부탁하곤 했어요. 나 좋으라고 남한테 폐를 끼치는 느낌이 들어서 얼굴을 직접 보지 않고도 공부할 수 있는 한국디지털대를 선택했어요.”

그는 서울 종로구 구기동의 자택에서 종로구 가회동의 유치원에 손녀를 데려다 주면서 한국디지털대 앞을 자주 지나쳤다. 이 박사는 직장인 모집전형에 지원해 합격했다.

이 박사는 컴퓨터가 일반인에게 알려져 있지 않던 1970년대 중반부터 컴퓨터를 배워 인터넷 강의를 듣는 데 어려움이 없다.

“1973년인가, 이화여대에서 교수 연수를 받았어요. 그때 한 강사가 ‘(컴퓨터를 모르는) 교수 여러분은 모두 문맹자입니다’라고 말해서 충격을 받았죠. 그때부터 제자들과 같이 컴퓨터를 배웠어요.”

그는 교수 시절 제자들에게 “나중엔 너희들이 나의 스승”이라고 항상 말했다.

“이론은 계속 변합니다. 대학에 있을 때는 학술지도 보고 이런저런 경로로 배우지만 퇴임 후엔 힘들어지죠. 생판 모르는 사람한테 가서 가르쳐 달라고 하는 것보다 맘 편한 제자들한테 가서 한 수 배우면 얼마나 좋아요.”

한국디지털대에는 이 박사처럼 향학열이 높은 학생이 올해도 많이 입학했다. 올 신입생 4329명 가운데 60% 이상이 직장인이다. 전문대졸 이상 학력자가 53%고 신입생의 평균 연령은 34.7세다. 특별전형으로 주부 437명, 장애인 49명도 입학했다. 2001년 개교해 현재 7000여 명이 공부하고 있는 이 대학은 3일 서울 종로구 계동 캠퍼스에서 2007년도 전기 입학식을 개최한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네팔의 문화를 온전히 이해해야 의료봉사 활동도 제대로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공부하기로 했죠.”

이근후(72·전 대한신경정신의학회 회장) 박사는 유별난 네팔 사랑과 배움에 대한 열망 때문에 3일 한국디지털대 문화예술학과에 입학한다.

이 박사는 이화여대 의대 신경정신과 교수로 일하던 1982년 네팔에 처음으로 발을 디뎠다. 이후 매년 한두 차례 네팔을 방문해 꾸준히 의료봉사를 하고 있다. 처음엔 산이 좋아서 네팔에 갔지만 이제는 산과 원초적인 순수함을 지닌 네팔 사람이 좋아서 그곳에 간다. 이화여대에서 퇴임한 뒤 거처를 아예 네팔로 옮길 것을 진지하게 고민했지만 국내에 있는 환자들 때문에 생각을 접었다.

“내가 25년간 네팔을 오가고 있지만 네팔 문화를 이해하려면 문화예술에 대한 기본 지식부터 체계적으로 갖춰야죠. 이론 틀이 없으면 문화를 제대로 알기 힘들죠.”

그가 부인인 이동원 전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와 함께 경영하고 있는 (사)가족아카데미아(서울 종로구 삼청동) 사무실에는 네팔 화가들이 그린 히말라야 산과 네팔의 거리 풍경을 담은 그림이 여러 점 걸려 있다. 가족아카데미아는 네팔의 문화를 한국에 알리는 활동을 하고 있다.

이 박사는 한국디지털대에서 문화예술학을 전공하면 네팔의 문화를 소개하는 데 더욱 힘을 쏟을 생각이다.

“네팔은 부처님이 태어난 곳이고 전 세계에서 수도승이 모이는 곳이죠. 10개의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유네스코) 문화유산을 지닌 문화 강국이기도 합니다. 히말라야만 있는 게 아니죠. 히말라야의 흰 눈처럼 순수한 마음을 가진 네팔 사람들을 위해 그네들의 문화를 소개하면서 여생을 보내고 싶네요.”

이 박사의 향학열은 교수 시절부터 유명했다. 그는 이화여대 평생교육원에 출강할 때 오전엔 강의를 하고 오후엔 제자 또는 후배 교수의 강의를 들었다. 신경정신 분야의 권위자가 수강생이니 담당 교수에겐 큰 짐이 아닐 수 없다.

“교수들이 수업에 들어오지 말라고 간곡히 부탁하곤 했어요. 나 좋으라고 남한테 폐를 끼치는 느낌이 들어서 얼굴을 직접 보지 않고도 공부할 수 있는 한국디지털대를 선택했어요.”

그는 서울 종로구 구기동의 자택에서 종로구 가회동의 유치원에 손녀를 데려다 주면서 한국디지털대 앞을 자주 지나쳤다. 이 박사는 직장인 모집전형에 지원해 합격했다.

이 박사는 컴퓨터가 일반인에게 알려져 있지 않던 1970년대 중반부터 컴퓨터를 배워 인터넷 강의를 듣는 데 어려움이 없다.

“1973년인가, 이화여대에서 교수 연수를 받았어요. 그때 한 강사가 ‘(컴퓨터를 모르는) 교수 여러분은 모두 문맹자입니다’라고 말해서 충격을 받았죠. 그때부터 제자들과 같이 컴퓨터를 배웠어요.”

그는 교수 시절 제자들에게 “나중엔 너희들이 나의 스승”이라고 항상 말했다.

“이론은 계속 변합니다. 대학에 있을 때는 학술지도 보고 이런저런 경로로 배우지만 퇴임 후엔 힘들어지죠. 생판 모르는 사람한테 가서 가르쳐 달라고 하는 것보다 맘 편한 제자들한테 가서 한 수 배우면 얼마나 좋아요.”

한국디지털대에는 이 박사처럼 향학열이 높은 학생이 올해도 많이 입학했다. 올 신입생 4329명 가운데 60% 이상이 직장인이다. 전문대졸 이상 학력자가 53%고 신입생의 평균 연령은 34.7세다. 특별전형으로 주부 437명, 장애인 49명도 입학했다. 2001년 개교해 현재 7000여 명이 공부하고 있는 이 대학은 3일 서울 종로구 계동 캠퍼스에서 2007년도 전기 입학식을 개최한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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