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수집 붐, 투기인가 열기인가

등록 2007.05.16.
‘2만 달러 현상’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국민 소득이 2만 달러 수준으로 올라가면 생활과 소비 패턴이 크게 바뀌는 것을 뜻합니다.

‘웰빙’이라는 단어는 이제 생소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같은 음식을 먹더라도 맛있고 안전한 것을 선호합니다.

주거 문제도 어떤 집에 사느냐가 중요한 시대가 됐습니다.

사람들은 주거의 품질에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국민소득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난 현상입니다.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한 필수 조건인 의식주 만이 아닙니다. 문화생활에 대한 욕구가 급속히 높아지고 있습니다.



2000년대 들어 영화 관객이 크게 늘었습니다. 국산 영화의 약진을 뒷받침한 것은 국민들이었습니다. 그 밑바닥에는 문화생활에 대한 강렬한 욕구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요즘 뮤지컬 열기가 뜨겁습니다. 영화는 7000원이면 볼 수 있지만 뮤지컬은 최고 10만원이 넘는 돈을 내야하는데도 객석은 만원을 이룹니다. 같은 문화 중에서도 고급한 쪽으로 이동 중입니다.

그 불길이 미술 쪽으로 옮겨 붙었습니다. 지난 주말 막을 내린 행사에서는 300억원의 미술품이 팔렸습니다. 지난해보다 3배나 늘어난 액수입니다.

미술품 경매시장은 30, 40대 직장인들까지 몰려들어 뜨겁게 달궈지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미술품을 집에 걸어놓겠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미술품 대중화의 길목에 막 들어선 느낌입니다.

선진국에서 미술품은 부동산, 증권 다음으로 유망한 투자 대상입니다. 한국은 몇몇 수집가들이 있었을 뿐 관심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미술시장도 세계 11위의 경제규모에 비해 아주 작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투기 조짐마저 보이고 있습니다. 화랑에 찾아와 무조건 그림을 사달라는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미술품 구매에 투자하는 미술품 펀드도 등장했습니다.

아직 저평가되어 있는 한국 미술품을 선점하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하지만 증권에서 우량, 비우량 종목을 가려내기가 힘들듯이 미술품 역시 쉽게 접근할 대상이 아닙니다.

미술품은 보는 안목이 중요합니다. 좋은 미술품을 고르는 능력은 꾸준한 노력을 통해 완성됩니다. 섣불리 구매에 나섰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입니다.

미술품 수집 열기는 문화를 위해 바람직합니다. 미술품에 투자된 돈이 화가들의 창작여건을 개선하는데 쓰이고, 더 좋은 미술품을 만들어 냅니다.

그럼에도 투기는 문화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언제든지 꺼질 수 있는 거품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미술 쪽에 등을 돌리게 만드는 부메랑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미술품 수집 열기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홍찬식 논설위원 chansik@donga.com

‘2만 달러 현상’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국민 소득이 2만 달러 수준으로 올라가면 생활과 소비 패턴이 크게 바뀌는 것을 뜻합니다.

‘웰빙’이라는 단어는 이제 생소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같은 음식을 먹더라도 맛있고 안전한 것을 선호합니다.

주거 문제도 어떤 집에 사느냐가 중요한 시대가 됐습니다.

사람들은 주거의 품질에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국민소득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난 현상입니다.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한 필수 조건인 의식주 만이 아닙니다. 문화생활에 대한 욕구가 급속히 높아지고 있습니다.



2000년대 들어 영화 관객이 크게 늘었습니다. 국산 영화의 약진을 뒷받침한 것은 국민들이었습니다. 그 밑바닥에는 문화생활에 대한 강렬한 욕구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요즘 뮤지컬 열기가 뜨겁습니다. 영화는 7000원이면 볼 수 있지만 뮤지컬은 최고 10만원이 넘는 돈을 내야하는데도 객석은 만원을 이룹니다. 같은 문화 중에서도 고급한 쪽으로 이동 중입니다.

그 불길이 미술 쪽으로 옮겨 붙었습니다. 지난 주말 막을 내린 행사에서는 300억원의 미술품이 팔렸습니다. 지난해보다 3배나 늘어난 액수입니다.

미술품 경매시장은 30, 40대 직장인들까지 몰려들어 뜨겁게 달궈지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미술품을 집에 걸어놓겠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미술품 대중화의 길목에 막 들어선 느낌입니다.

선진국에서 미술품은 부동산, 증권 다음으로 유망한 투자 대상입니다. 한국은 몇몇 수집가들이 있었을 뿐 관심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미술시장도 세계 11위의 경제규모에 비해 아주 작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투기 조짐마저 보이고 있습니다. 화랑에 찾아와 무조건 그림을 사달라는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미술품 구매에 투자하는 미술품 펀드도 등장했습니다.

아직 저평가되어 있는 한국 미술품을 선점하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하지만 증권에서 우량, 비우량 종목을 가려내기가 힘들듯이 미술품 역시 쉽게 접근할 대상이 아닙니다.

미술품은 보는 안목이 중요합니다. 좋은 미술품을 고르는 능력은 꾸준한 노력을 통해 완성됩니다. 섣불리 구매에 나섰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입니다.

미술품 수집 열기는 문화를 위해 바람직합니다. 미술품에 투자된 돈이 화가들의 창작여건을 개선하는데 쓰이고, 더 좋은 미술품을 만들어 냅니다.

그럼에도 투기는 문화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언제든지 꺼질 수 있는 거품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미술 쪽에 등을 돌리게 만드는 부메랑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미술품 수집 열기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홍찬식 논설위원 chansik@donga.com

더보기
공유하기 닫기

VODA 인기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