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이 자초한 임기 말 국정 난맥

등록 2007.09.12.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 말 국정이 총체적인 난맥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청와대 비서실 2인자였던 변양균 정책실장이 가짜 예일대 박사학위 파문의 당사자인 전 동국대 교수 신정아 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가져왔고 신 씨와 관련된 의혹들을 덮으려고 했던 사실이 드러나 경질된 것은 단적인 사례입니다. 대통령 측근인 정윤재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부산의 건설업자와의 유착 비리 의혹으로 검찰의 수사 대상이 돼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치범 환경부장관은 청와대에 일방적인 통보만 하고 대통합민주신당의 이해찬 경선후보의 선거캠프로 직행해 버렸습니다. 김만복 국정원장은 탈레반 인질 석방 협상 과정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떠벌이고 국회에서는 의원들을 놀라자빠지게 할 정도의 발언으로 비난의 대상이 됐습니다. 국정에 대한 책임의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행동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같은 일련의 사건과 전현직 고위직 인사들의 부적절한 처신 때문에 국정의 최고 사령탑인 대통령과 청와대가 도덕성과 신뢰를 상실하고 비난의 대상이 된 것은 국가적으로 불행한 일입니다.

특히 변 실장 사건의 경우 대통령은 본인 말마따나 난감하고 정말 할 말이 없게 됐습니다. 대통령은 아직도 뭔가 기대하는 것이 있는지 공식 사과는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온 뒤로 미뤘습니다. 대통령은 변 실장이 신정아 씨 사건에 관련이 있다는 언론의 의혹 제기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언론에 화살을 돌리며 변 실장을 두둔했습니다. 변 실장은 신 씨의 교수 임용과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 선정을 도와준 사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변 실장 관련 의혹이 언론에 보도되자 노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PD연합회 창립 20주년 기념식 축사를 통해 “요즘 뭐 깜도 안 되는 의혹이 많이 춤을 추고 있다”면서 “소설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언론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습니다.

결국 노 대통령의 언론에 대한 불신과 적대적 언론관이 화를 자초한 것입니다. 모든 언론의 반대를 무릅쓰고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을 밀어붙이는 것은 대통령의 언론관을 너무나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언론에 대한 잘못된 인식은 노 대통령이 어제 “할 말이 없게 됐다”고 유감을 표시하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그 동안 언론 보도만 제대로 들여다봤다면 변 실장의 거짓 해명을 그렇게 터무니없이 믿지는 않았을 겁니다.



변 실장 사건에 대해서는 청와대 비서실은 책임을 피할 수 없습니다. 대통령 친인척과 측근 참모들의 비위를 감시하는 것이 임무인 민정수석실은 그동안 뭘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치밀한 정보 수집과 시스템을 통한 공직자 비리와 탈선 검증은 마비됐습니다. 그저 당사자인 변 실장의 말만 듣고 대변인을 통해 전 국민에게 거짓말을 한 겁니다. 이러라고 국민이 세금으로 청와대를 유지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과 대변인에 대한 문책이 불가피합니다. 이상 3분 논평이었습니다.

권순택 논설위원 maypole@donga.com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 말 국정이 총체적인 난맥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청와대 비서실 2인자였던 변양균 정책실장이 가짜 예일대 박사학위 파문의 당사자인 전 동국대 교수 신정아 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가져왔고 신 씨와 관련된 의혹들을 덮으려고 했던 사실이 드러나 경질된 것은 단적인 사례입니다. 대통령 측근인 정윤재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부산의 건설업자와의 유착 비리 의혹으로 검찰의 수사 대상이 돼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치범 환경부장관은 청와대에 일방적인 통보만 하고 대통합민주신당의 이해찬 경선후보의 선거캠프로 직행해 버렸습니다. 김만복 국정원장은 탈레반 인질 석방 협상 과정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떠벌이고 국회에서는 의원들을 놀라자빠지게 할 정도의 발언으로 비난의 대상이 됐습니다. 국정에 대한 책임의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행동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같은 일련의 사건과 전현직 고위직 인사들의 부적절한 처신 때문에 국정의 최고 사령탑인 대통령과 청와대가 도덕성과 신뢰를 상실하고 비난의 대상이 된 것은 국가적으로 불행한 일입니다.

특히 변 실장 사건의 경우 대통령은 본인 말마따나 난감하고 정말 할 말이 없게 됐습니다. 대통령은 아직도 뭔가 기대하는 것이 있는지 공식 사과는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온 뒤로 미뤘습니다. 대통령은 변 실장이 신정아 씨 사건에 관련이 있다는 언론의 의혹 제기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언론에 화살을 돌리며 변 실장을 두둔했습니다. 변 실장은 신 씨의 교수 임용과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 선정을 도와준 사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변 실장 관련 의혹이 언론에 보도되자 노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PD연합회 창립 20주년 기념식 축사를 통해 “요즘 뭐 깜도 안 되는 의혹이 많이 춤을 추고 있다”면서 “소설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언론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습니다.

결국 노 대통령의 언론에 대한 불신과 적대적 언론관이 화를 자초한 것입니다. 모든 언론의 반대를 무릅쓰고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을 밀어붙이는 것은 대통령의 언론관을 너무나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언론에 대한 잘못된 인식은 노 대통령이 어제 “할 말이 없게 됐다”고 유감을 표시하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그 동안 언론 보도만 제대로 들여다봤다면 변 실장의 거짓 해명을 그렇게 터무니없이 믿지는 않았을 겁니다.



변 실장 사건에 대해서는 청와대 비서실은 책임을 피할 수 없습니다. 대통령 친인척과 측근 참모들의 비위를 감시하는 것이 임무인 민정수석실은 그동안 뭘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치밀한 정보 수집과 시스템을 통한 공직자 비리와 탈선 검증은 마비됐습니다. 그저 당사자인 변 실장의 말만 듣고 대변인을 통해 전 국민에게 거짓말을 한 겁니다. 이러라고 국민이 세금으로 청와대를 유지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과 대변인에 대한 문책이 불가피합니다. 이상 3분 논평이었습니다.

권순택 논설위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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