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업계 뒤덮는 ‘흑자 도산’ 공포…정부탓? 자업자득?

등록 2007.09.14.
2006년 세창, 비콘건설, 삼익, 2007년 한승종합건설, 신일, 세종건설, 그리고 동도.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주택 미분양이 늘어나기 시작한 작년 말부터 지금까지 부도가 난 중소건설업체 명단입니다. 시공능력도 있고 전체적인 자금사정도 괜찮은데 일시적으로 현금흐름에 이상이 생겨 부도를 피하지 못한 회사도 있습니다. 신일 세종건설 등도 흑자도산 사례입니다.

줄도산 공포의 원인은 미분양 주택입니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6월 현재 미분양은 전국에 8만9924가구로 집계됐습니다. 1998년 말 10만 2700가구 이후 최대입니다. 그중 95%가 지방에 몰려 있습니다. 한 부동산 전문가의 추산대로 미분양 주택에 15조 원 가량이 잠겨 있다면 업계 전체로 매달 1000억 원가량을 날리고 있는 셈입니다.

부도설이 나도는 중견업체들은 대부분 지방에서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세종건설은 작년 부산과 전남 여수에 지은 아파트가 대거 미분양으로 남아 자금난에 시달렸습니다. 현재 전북 군산, 남원, 충남 서천군 등에서 아파트를 짓고 있는 동도는 2005년 전북 전주에 지은 대형상가와 현재 공사 중인 아파트 분양이 저조해 자금난을 겪어왔습니다.

미분양이 늘어난 이유는 우선 주택업계 내부에서 찾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업계가 2005년까지 3년간 호황을 누린 후 지역 경기침체 가능성이나 인구감소 등의 요인을 무시하고 사업을 벌인 탓입니다. 투기적 수요를 겨냥해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해가며 분양에만 초점을 맞춘 마케팅 활동을 벌인 것도 부담이 됐습니다.

정부 정책도 함께 따져봐야 합니다. 주택업계에선 “집값이 떨어지고 미분양이 쌓여가는 지방에까지 무차별적인 규제를 하는 바람에 수요기반이 붕괴됐다”고 주장합니다. 아파트 청약 가점제와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인기 지역에만 청약수요가 몰리게 될 가능성이 높아 비인기 지역의 미분양은 더 늘어날 것이란 관측입니다. 10월에도 상한제 적용을 피하기 위해 9월 분양 물량 5만5000여 가구보다 40%가량 늘어난 7만8000가구가 분양될 예정입니다.

업계는 정부가 지난달 말 지방의 투기과열지구 지정을 해제하겠다는 뜻을 밝힌데 대해서도 ‘때늦은 처방’이라며 부족하다고 합니다. 업계는 요즘엔 6억원 이하 아파트의 대출규제 완화와 함께 최장 10년까지로 돼있는 아파트 전매제한 완화를 요구합니다. 미분양주택 최초 입주자에 대해서는 세금을 감면해주는 방안도 요청했습니다.

정부는 집값 안정을 확실히 다지기 위해 규제를 완화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지방 미분양은 주택업체들이 수요예측을 잘못한 때문이므로 규제를 풀게 되면 거품이 다시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입니다. 책임론 공방도 필요하지만, 업계의 위기감을 어떻게 해소해갈지 정부와 업계가 지혜를 모으는 것도 중요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주택업계의 줄도산 위기에 관해 말씀드렸습니다.

홍권희 논설위원 konihong@donga.com

2006년 세창, 비콘건설, 삼익, 2007년 한승종합건설, 신일, 세종건설, 그리고 동도.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주택 미분양이 늘어나기 시작한 작년 말부터 지금까지 부도가 난 중소건설업체 명단입니다. 시공능력도 있고 전체적인 자금사정도 괜찮은데 일시적으로 현금흐름에 이상이 생겨 부도를 피하지 못한 회사도 있습니다. 신일 세종건설 등도 흑자도산 사례입니다.

줄도산 공포의 원인은 미분양 주택입니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6월 현재 미분양은 전국에 8만9924가구로 집계됐습니다. 1998년 말 10만 2700가구 이후 최대입니다. 그중 95%가 지방에 몰려 있습니다. 한 부동산 전문가의 추산대로 미분양 주택에 15조 원 가량이 잠겨 있다면 업계 전체로 매달 1000억 원가량을 날리고 있는 셈입니다.

부도설이 나도는 중견업체들은 대부분 지방에서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세종건설은 작년 부산과 전남 여수에 지은 아파트가 대거 미분양으로 남아 자금난에 시달렸습니다. 현재 전북 군산, 남원, 충남 서천군 등에서 아파트를 짓고 있는 동도는 2005년 전북 전주에 지은 대형상가와 현재 공사 중인 아파트 분양이 저조해 자금난을 겪어왔습니다.

미분양이 늘어난 이유는 우선 주택업계 내부에서 찾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업계가 2005년까지 3년간 호황을 누린 후 지역 경기침체 가능성이나 인구감소 등의 요인을 무시하고 사업을 벌인 탓입니다. 투기적 수요를 겨냥해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해가며 분양에만 초점을 맞춘 마케팅 활동을 벌인 것도 부담이 됐습니다.

정부 정책도 함께 따져봐야 합니다. 주택업계에선 “집값이 떨어지고 미분양이 쌓여가는 지방에까지 무차별적인 규제를 하는 바람에 수요기반이 붕괴됐다”고 주장합니다. 아파트 청약 가점제와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인기 지역에만 청약수요가 몰리게 될 가능성이 높아 비인기 지역의 미분양은 더 늘어날 것이란 관측입니다. 10월에도 상한제 적용을 피하기 위해 9월 분양 물량 5만5000여 가구보다 40%가량 늘어난 7만8000가구가 분양될 예정입니다.

업계는 정부가 지난달 말 지방의 투기과열지구 지정을 해제하겠다는 뜻을 밝힌데 대해서도 ‘때늦은 처방’이라며 부족하다고 합니다. 업계는 요즘엔 6억원 이하 아파트의 대출규제 완화와 함께 최장 10년까지로 돼있는 아파트 전매제한 완화를 요구합니다. 미분양주택 최초 입주자에 대해서는 세금을 감면해주는 방안도 요청했습니다.

정부는 집값 안정을 확실히 다지기 위해 규제를 완화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지방 미분양은 주택업체들이 수요예측을 잘못한 때문이므로 규제를 풀게 되면 거품이 다시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입니다. 책임론 공방도 필요하지만, 업계의 위기감을 어떻게 해소해갈지 정부와 업계가 지혜를 모으는 것도 중요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주택업계의 줄도산 위기에 관해 말씀드렸습니다.

홍권희 논설위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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