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2.12] 동아논평, ‘사교육 없는 학교, 성공의 조건’
등록 2009.02.12.동아논평입니다.
제목은 ‘사교육 없는 학교, 성공의 조건’. 정성희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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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덕성여중은 ‘사교육 없는 학교’로 요즘 유명세를 타고 있습니다. 이 학교가 사교육 없는 학교가 된 데는 학교를 믿고 아이들을 맡겨달라며 학부모를 설득한 김영숙 교장의 힘이 컸습니다. 김 교장은 맞춤형 수업과 충실한 방과후 수업으로 아이들의 실력을 향상시켰습니다.
서울 중랑구 망우동에 있는 이화여대 병설 미디어고. 이 학교는 서울 강북과 경기 남양주 구리 인근 지역학생들이 주로 입학하는 특성화고입니다. 지난 연말 이 학교 미술반 학생 18명 중 17명이 미대에 합격하는 경사가 있었습니다. 미대 입시에 필수적이라는 미술학원을 다니지 않고 거둔 기적입니다. 이 학교 임경묵 교사가 방과후 수업으로 이뤄낸 결실입니다.
과외망국론이 거론된 지 오래입니다. 정부가 내신 위주의 입시정책을 실시하면 내신학원이 성행하고, 논술을 강화하면 학생들은 논술학원으로 달려갑니다. 이명박 정부 들어 대학입시가 자율화하면서 대학들이 수능 위주의 선발인원을 늘리자 수능 학원이 다시 성업 중입니다.
학부모들이 사교육에 쓰는 돈의 규모는 2007년 정부의 교육예산보다도 많은 33조 원이라는 조사결과가 있습니다. 통계청 가계조사 자료를 근거로 추산한 한국교육개발원의 사교육비도 22조원이 넘습니다. 이처럼 사교육은 가계부담을 늘리고 국민경제를 왜곡시키며 나아가 공교육을 더욱 피폐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방법은 없을까요? 있습니다. 학교가 학원이나 과외보다 아이들을 더 잘 가르치면 되는 것입니다. 그러자면 무엇보다 교사들부터 경쟁력이 있어야 합니다. 김영숙 교장이나 임경묵 교사처럼 학생을 책임지고 지도한다는 열의와 이를 뒷받침하는 실력이 있어야 합니다.
서울시교육청이 올해부터 학원이 밀집한 강남구 대치동, 양천구 목동, 노원구 중계동 3곳에 초중고 한곳씩 총 9개의 사교육 없는 학교를 운영하겠다고 합니다. 또 초등학교에 대해서도 밤 10시까지 수업을 허용하는 등 방과후 학교를 학원처럼 운영하겠다고 합니다. 학교가 학원을 따라가느냐는 논란이 있지만 효과가 있다면 못할 것도 없다고 봅니다.
문제는 방과후 수업 시수 늘이기나 학원식 교육과정 도입 같은 하드웨어가 아닙니다. 사교육을 뛰어넘을 수 있는 진정한 힘은 첫째도 교사, 둘째도 교사에게 있습니다. 지금까지 동아논평이었습니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
◆동아논평
동아논평입니다.
제목은 ‘사교육 없는 학교, 성공의 조건’. 정성희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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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덕성여중은 ‘사교육 없는 학교’로 요즘 유명세를 타고 있습니다. 이 학교가 사교육 없는 학교가 된 데는 학교를 믿고 아이들을 맡겨달라며 학부모를 설득한 김영숙 교장의 힘이 컸습니다. 김 교장은 맞춤형 수업과 충실한 방과후 수업으로 아이들의 실력을 향상시켰습니다.
서울 중랑구 망우동에 있는 이화여대 병설 미디어고. 이 학교는 서울 강북과 경기 남양주 구리 인근 지역학생들이 주로 입학하는 특성화고입니다. 지난 연말 이 학교 미술반 학생 18명 중 17명이 미대에 합격하는 경사가 있었습니다. 미대 입시에 필수적이라는 미술학원을 다니지 않고 거둔 기적입니다. 이 학교 임경묵 교사가 방과후 수업으로 이뤄낸 결실입니다.
과외망국론이 거론된 지 오래입니다. 정부가 내신 위주의 입시정책을 실시하면 내신학원이 성행하고, 논술을 강화하면 학생들은 논술학원으로 달려갑니다. 이명박 정부 들어 대학입시가 자율화하면서 대학들이 수능 위주의 선발인원을 늘리자 수능 학원이 다시 성업 중입니다.
학부모들이 사교육에 쓰는 돈의 규모는 2007년 정부의 교육예산보다도 많은 33조 원이라는 조사결과가 있습니다. 통계청 가계조사 자료를 근거로 추산한 한국교육개발원의 사교육비도 22조원이 넘습니다. 이처럼 사교육은 가계부담을 늘리고 국민경제를 왜곡시키며 나아가 공교육을 더욱 피폐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방법은 없을까요? 있습니다. 학교가 학원이나 과외보다 아이들을 더 잘 가르치면 되는 것입니다. 그러자면 무엇보다 교사들부터 경쟁력이 있어야 합니다. 김영숙 교장이나 임경묵 교사처럼 학생을 책임지고 지도한다는 열의와 이를 뒷받침하는 실력이 있어야 합니다.
서울시교육청이 올해부터 학원이 밀집한 강남구 대치동, 양천구 목동, 노원구 중계동 3곳에 초중고 한곳씩 총 9개의 사교육 없는 학교를 운영하겠다고 합니다. 또 초등학교에 대해서도 밤 10시까지 수업을 허용하는 등 방과후 학교를 학원처럼 운영하겠다고 합니다. 학교가 학원을 따라가느냐는 논란이 있지만 효과가 있다면 못할 것도 없다고 봅니다.
문제는 방과후 수업 시수 늘이기나 학원식 교육과정 도입 같은 하드웨어가 아닙니다. 사교육을 뛰어넘을 수 있는 진정한 힘은 첫째도 교사, 둘째도 교사에게 있습니다. 지금까지 동아논평이었습니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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