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3.12] 동아논평 ‘납북자 가족들의 눈물’

등록 2009.03.12.
◆동아논평

동아논평입니다.

‘납북자 가족들의 눈물’. 권순택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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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공작원으로 지난 1987년 대한항공 여객기를 공중 폭파한 김현희 씨와 일본인 납북자 다구치 야에코 씨의 아들 이즈카 고이치로 씨 가족이 어제 부산에서 극적으로 만났습니다. 이즈카 씨의 어머니는 1978년 일본 도쿄에서 납북됐으며 김 씨가 북한에서 공작원 훈련을 받을 때 일본어를 배웠다는 사람입니다.

올해 32세인 이즈카 씨는 한 살 때 북의 만행으로 생모와 생이별을 해야 했습니다. 그는 어머니의 얼굴조차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 고통이 얼마나 컸을까요. 북한의 반인륜적 비인도적 범죄 때문에 혈육을 잃었거나 생이별한 한국과 일본의 수많은 피해자들이 어제 분노와 고통의 눈물을 흘렸을 겁니다.

김 씨와 다구치 씨 가족의 만남은 일본 정부의 끈질긴 노력과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접근법의 변화, 한일 양국간 관계 개선 의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성사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김 씨가 지난 1월 NHK TV 인터뷰에서 “다구치 씨의 아들을 만나 엄마 얘기를 해주고 싶다”고 밝힌 뒤 우리 정부와 접촉해 두 사람의 만남을 주선했습니다.

한국 정부도 지난달 11일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가능한 지원을 계속해 나가겠다”며 호응했죠. 김 씨를 언론에 노출시킬 경우 북한을 자극할까봐 면담조차 거부했던 지난 정부의 태도와는 크게 다른 자세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정부는 북한에 400여 명의 6.25 전쟁 이후 납북자와 500여 명의 생존 국군포로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는 두 번이나 남북정상회담을 했지만 집권 10년 동안 납북자를 한 사람도 데려오지 못했습니다. 2000년 이후 ‘특수 이산가족 상봉’이란 형식으로 일부가 만났을 뿐입니다.

지난 2002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과의 담판으로 5명의 일본인 피랍자 가족을 귀국시키고 이후에도 끈질기게 납북자 귀환을 위해 애쓰는 일본 정부와는 너무나 대조적이지 않습니까?

이명박 정부는 지난 정권들의 비인도적 대북정책의 결과를 거울로 삼아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정부는 납북자 가족들의 눈물을 닦아줘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동아논평이었습니다.

◆동아논평

동아논평입니다.

‘납북자 가족들의 눈물’. 권순택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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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공작원으로 지난 1987년 대한항공 여객기를 공중 폭파한 김현희 씨와 일본인 납북자 다구치 야에코 씨의 아들 이즈카 고이치로 씨 가족이 어제 부산에서 극적으로 만났습니다. 이즈카 씨의 어머니는 1978년 일본 도쿄에서 납북됐으며 김 씨가 북한에서 공작원 훈련을 받을 때 일본어를 배웠다는 사람입니다.

올해 32세인 이즈카 씨는 한 살 때 북의 만행으로 생모와 생이별을 해야 했습니다. 그는 어머니의 얼굴조차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 고통이 얼마나 컸을까요. 북한의 반인륜적 비인도적 범죄 때문에 혈육을 잃었거나 생이별한 한국과 일본의 수많은 피해자들이 어제 분노와 고통의 눈물을 흘렸을 겁니다.

김 씨와 다구치 씨 가족의 만남은 일본 정부의 끈질긴 노력과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접근법의 변화, 한일 양국간 관계 개선 의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성사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김 씨가 지난 1월 NHK TV 인터뷰에서 “다구치 씨의 아들을 만나 엄마 얘기를 해주고 싶다”고 밝힌 뒤 우리 정부와 접촉해 두 사람의 만남을 주선했습니다.

한국 정부도 지난달 11일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가능한 지원을 계속해 나가겠다”며 호응했죠. 김 씨를 언론에 노출시킬 경우 북한을 자극할까봐 면담조차 거부했던 지난 정부의 태도와는 크게 다른 자세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정부는 북한에 400여 명의 6.25 전쟁 이후 납북자와 500여 명의 생존 국군포로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는 두 번이나 남북정상회담을 했지만 집권 10년 동안 납북자를 한 사람도 데려오지 못했습니다. 2000년 이후 ‘특수 이산가족 상봉’이란 형식으로 일부가 만났을 뿐입니다.

지난 2002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과의 담판으로 5명의 일본인 피랍자 가족을 귀국시키고 이후에도 끈질기게 납북자 귀환을 위해 애쓰는 일본 정부와는 너무나 대조적이지 않습니까?

이명박 정부는 지난 정권들의 비인도적 대북정책의 결과를 거울로 삼아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정부는 납북자 가족들의 눈물을 닦아줘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동아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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