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3.13]외국인을 위한 자리는 없다…美서 짐싸는 고급인력들

등록 2009.03.13.
(박제균 앵커) 192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미국의 경기침체 탓에 미국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외국인 전문 인력들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일자리 감소 때문에 미국 기업들이 고용이 상대적으로 까다로운 외국인들에게 일자리 제공을 꺼려하는 탓이라는데요.

(김현수 앵커) 상황이 이렇게 되니 오히려 미국을 등지고 본국으로 일자리를 찾아 돌아가는 외국인 전문인력들도 늘고 있다는 군요. 워싱턴의 하태원 특파원을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하 특파원, 먼저 외국의 전문인력이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일하려면 어떤 자격이 있어야 하는지 알려주세요.

(하태원) 미국에는 특별한 전문성을 요구하는 일자리에 대해 미국 내 사업자가 스폰서를 해줘 발행하는 H-1B 비자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취업비자인 셈입니다. 주로 엔지니어, 과학자, 의사, 건축가, 수학자 등 고급인력들에게 주어지며 학사학위 소지자 6만5000개와 석사학위소지자 2만 명이 신규발급한도입니다. 이에 더해 대학과 비영리 연구기관에서 일하는 연구원과 미국이 FTA, 즉 자유무역협정을 맺은 나라의 국적민들의 경우 별도의 T/O를 인정해 줍니다. 한번 비자를 발급받으면 일반적으로 3년간 유효하며 3년 연장이 가능합니다. 올해의 경우 4월 1일부터 7일까지 2010 회계연도분 H-1B 신청서를 접수받습니다.

(박 앵커) 그런데, 미국에서 이 같은 취업비자를 받는다는 것이 좀처럼 쉽지 않다면서요.

(하) 평균 12만 명에게 취업비자를 발급해 주고 있지만 매년 지원자가 100만 명을 넘었을 정도로 취업비자 취득의 길은 멀고도 험한 길입니다. 미국기업의 경우도 외국인에게 취업비자를 주려고 할 경우 자국민보다 외국인이 해당 직업에 보다 더 적합하다는 것을 입증해야 하는 등 절차도 까다롭습니다. 일간지 등에 해당자리가 공석이며 공개채용을 한다는 공개구인광고를 내는 것도 필수절차입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유례없는 경제난으로 미국인을 위한 일자리도 급감해 기업들이 외국인에 대한 스폰서십을 대폭 줄이고 있는 실정입니다. 설상가상으로 미국 의회에서는 H-1B 비자 발급기준을 더 강화하겠다는 법안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 앵커) 결국 견디다 못한 외국인 전문직들 사이에서는 떠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지요?

(하) 네 그렇습니다. 최근 비즈니스위크 보도에 따르면 미국이 더 이상 기회의 땅은 아니라며 떠나려는 움직임들이 일고 있고 그 중심에는 중국과 인도출신들이 많습니다. 최근 2년 사이에 5만 명이 본국으로 돌아갔다는 것입니다. 듀크대, 하버드대, UC버클리대가 공동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근무하다 중국과 인도로 돌아간 1203명중 중국계의 경우 40.8%가 박사학위, 51%는 석사학위를 가진 고학력이었습니다.

또한 인도계의 경우 12.1%가 박사학위를, 65.6%가 석사학위를 가진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박 앵커) 한국 출신 전문인력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까.

(하) 한국인들에게도 예외는 아닙니다. 특히 월가 취업을 꿈꾸고 경영대학원 MBA 과정을 시작한 유학생들에게는 대형 금융기관들의 잇따른 도산 등으로 그나마도 좁은 문이 이제는 그야말로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식이 됐다는 푸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비자 스폰서를 약속받은 경우에도 안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뉴욕의 한 대형투자은행에 다니는 A 씨는 "중소규모의 헤지펀드나 중소규모의 투자은행에서 H-1B 비자 스폰서를 약속받고도 취업비자가 발급되지 않아 씁쓸하게 귀국길에 오르는 한국계 학생들이 적지않다"고 말했습니다.

한미 FTA 발효시 한국인들에게 H-1B 쿼터를 별도로 할당할 수 있는 길이 열리지만 미국 의회에서 한미 FTA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늘어가고 있다는 점도 미국에서 전문직 취업을 꿈꾸는 한국인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김 앵커) 미국내에서 외국인 전문인력들의 이탈 움직임에 대한 평가는 어떻습니까?

(하)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사설에서 "재능있는 젊은 외국인들이 떠나는 것은 내일의 혁신의 씨앗이 송두리째 유출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이민자들은 전체 인구의 12%에 불과하지만 실리콘밸리에 있는 정보통신(IT) 기업의 52%는 전문인력 이민자들이 창업한 것입니다. 구글, 인텔, e베이, 야후 등의 공동 설립자들도 모두 이민자들입니다. 또한 미국이 획득한 세계 특허중 25%가 이민자들의 손에 의해 이뤄진 것입니다. 미국 사회의 여론 주도층을 중심으로 검증된 해외 전문인력의 유출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거대한 인종의 용광로인 미국이 일순간 차갑게 식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져봅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전해 드렸습니다.

(박제균 앵커) 192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미국의 경기침체 탓에 미국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외국인 전문 인력들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일자리 감소 때문에 미국 기업들이 고용이 상대적으로 까다로운 외국인들에게 일자리 제공을 꺼려하는 탓이라는데요.

(김현수 앵커) 상황이 이렇게 되니 오히려 미국을 등지고 본국으로 일자리를 찾아 돌아가는 외국인 전문인력들도 늘고 있다는 군요. 워싱턴의 하태원 특파원을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하 특파원, 먼저 외국의 전문인력이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일하려면 어떤 자격이 있어야 하는지 알려주세요.

(하태원) 미국에는 특별한 전문성을 요구하는 일자리에 대해 미국 내 사업자가 스폰서를 해줘 발행하는 H-1B 비자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취업비자인 셈입니다. 주로 엔지니어, 과학자, 의사, 건축가, 수학자 등 고급인력들에게 주어지며 학사학위 소지자 6만5000개와 석사학위소지자 2만 명이 신규발급한도입니다. 이에 더해 대학과 비영리 연구기관에서 일하는 연구원과 미국이 FTA, 즉 자유무역협정을 맺은 나라의 국적민들의 경우 별도의 T/O를 인정해 줍니다. 한번 비자를 발급받으면 일반적으로 3년간 유효하며 3년 연장이 가능합니다. 올해의 경우 4월 1일부터 7일까지 2010 회계연도분 H-1B 신청서를 접수받습니다.

(박 앵커) 그런데, 미국에서 이 같은 취업비자를 받는다는 것이 좀처럼 쉽지 않다면서요.

(하) 평균 12만 명에게 취업비자를 발급해 주고 있지만 매년 지원자가 100만 명을 넘었을 정도로 취업비자 취득의 길은 멀고도 험한 길입니다. 미국기업의 경우도 외국인에게 취업비자를 주려고 할 경우 자국민보다 외국인이 해당 직업에 보다 더 적합하다는 것을 입증해야 하는 등 절차도 까다롭습니다. 일간지 등에 해당자리가 공석이며 공개채용을 한다는 공개구인광고를 내는 것도 필수절차입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유례없는 경제난으로 미국인을 위한 일자리도 급감해 기업들이 외국인에 대한 스폰서십을 대폭 줄이고 있는 실정입니다. 설상가상으로 미국 의회에서는 H-1B 비자 발급기준을 더 강화하겠다는 법안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 앵커) 결국 견디다 못한 외국인 전문직들 사이에서는 떠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지요?

(하) 네 그렇습니다. 최근 비즈니스위크 보도에 따르면 미국이 더 이상 기회의 땅은 아니라며 떠나려는 움직임들이 일고 있고 그 중심에는 중국과 인도출신들이 많습니다. 최근 2년 사이에 5만 명이 본국으로 돌아갔다는 것입니다. 듀크대, 하버드대, UC버클리대가 공동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근무하다 중국과 인도로 돌아간 1203명중 중국계의 경우 40.8%가 박사학위, 51%는 석사학위를 가진 고학력이었습니다.

또한 인도계의 경우 12.1%가 박사학위를, 65.6%가 석사학위를 가진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박 앵커) 한국 출신 전문인력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까.

(하) 한국인들에게도 예외는 아닙니다. 특히 월가 취업을 꿈꾸고 경영대학원 MBA 과정을 시작한 유학생들에게는 대형 금융기관들의 잇따른 도산 등으로 그나마도 좁은 문이 이제는 그야말로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식이 됐다는 푸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비자 스폰서를 약속받은 경우에도 안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뉴욕의 한 대형투자은행에 다니는 A 씨는 "중소규모의 헤지펀드나 중소규모의 투자은행에서 H-1B 비자 스폰서를 약속받고도 취업비자가 발급되지 않아 씁쓸하게 귀국길에 오르는 한국계 학생들이 적지않다"고 말했습니다.

한미 FTA 발효시 한국인들에게 H-1B 쿼터를 별도로 할당할 수 있는 길이 열리지만 미국 의회에서 한미 FTA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늘어가고 있다는 점도 미국에서 전문직 취업을 꿈꾸는 한국인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김 앵커) 미국내에서 외국인 전문인력들의 이탈 움직임에 대한 평가는 어떻습니까?

(하)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사설에서 "재능있는 젊은 외국인들이 떠나는 것은 내일의 혁신의 씨앗이 송두리째 유출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이민자들은 전체 인구의 12%에 불과하지만 실리콘밸리에 있는 정보통신(IT) 기업의 52%는 전문인력 이민자들이 창업한 것입니다. 구글, 인텔, e베이, 야후 등의 공동 설립자들도 모두 이민자들입니다. 또한 미국이 획득한 세계 특허중 25%가 이민자들의 손에 의해 이뤄진 것입니다. 미국 사회의 여론 주도층을 중심으로 검증된 해외 전문인력의 유출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거대한 인종의 용광로인 미국이 일순간 차갑게 식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져봅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전해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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