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3.18] `北개방 열쇠` 아닌 `볼모` 신세 돼버린 개성공단

등록 2009.03.18.
개성공단은 남과 북에게 과연 어떤 의미일까요. 최근 북한이 개성공단 육로 통행을 다양한 방법으로 차단하며 남한 정부를 압박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많은 시청자들이 이런 질문을 던졌을 것입니다.

(김현수 앵커) 한때 북한 개방의 교두보로 여겨졌던 개성공단이 지금은 남한의 `전략적 취약성` 만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통일부에 출입하는 신석호 기자가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신기자, 최근 북한이 개성공단 통행권을 쥐락펴락 하면서 남북간에 긴장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상황을 간단하게 정리해 주시죠.

(신석호) 북한은 9일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내고 남북 군 통신망을 차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라 경의선과 동해선 육로가 하루 동안 차단돼 620여 명의 한국인이 북한 땅에 사실상 억류되는 초유의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북한은 이후 3일 동안 통행을 다시 허용하다가 13일 차단했습니다. 주말과 휴일인 14일과 15일에는 마치 인질을 석방하듯 7명을 귀환시켰습니다. 16일에는 귀환은 허용하고 방북은 막았다가 17일 다시 통행을 전면 허용했습니다.

북한의 통행 차단 조치에 따라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조업에 차질을 빚었습니다. 공장 가동 인력의 출입이 제한되고 원·부자재 및 식자재의 공급이 중단돼 기업인들이 경영에 어려움을 호소해 왔습니다.

(박 앵커) 김대중 정부는 2000년 개성공단을 시작하면서 북한 개방을 촉진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을 보면 북한이 개성공단을 무기로 남한을 압박하는 형국이군요.

(신) 예. 그렇습니다.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정부는 대북 `햇볕정책`의 상징으로 개성공단을 활용하기 위해 여러 가지 무리수를 두었습니다. 김대중 정부는 2000년 한국인의 신변 보장도 없는 상태에서 사업에 합의하고 2003년에는 전기와 물 같은 인프라도 없이 공단을 착공했습니다. 2004년에는 15개 업체를 시범단지에 유치해 조급하게 시제품을 만들도록 독려했습니다. 당시에도 북한이 자국 영토 내에 있는 한국인과 공단 시설을 정치적 협상의 도구로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정부는 이를 무시했습니다.

이후 다행히도 개성공단은 날로 번창해 현재 80여개의 기업에 북한 근로자 4만 여 명이 근무할 정도로 번창했습니다. 북한 당국과 기업인들의 돈벌이 욕구가 그 원동력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개성공단은 북한이 남한 정부와 여론을 압박하는 `전략적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입니다.

(김 앵커) 북한이 지난해 12월 1일 개성공단 육로 통행 인원을 제한했지만, 실제로 통행을 차단한 것은 이달 9일이 처음인데요, 그 배경은 무엇인가요.

(신) 북한은 9일 시작한 한미 합동 연례 군사연습 `키 리졸브`가 자신들을 향한 전쟁연습이라고 주장하면서 이에 대한 보복으로 개성공단 등 육로 통행 차단 조치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통행을 장기간 전면 차단할 경우 이에 따른 기업 활동 차질과 경제적 손실의 책임을 떠안아야 하기 때문에 통행 차단과 허용, 제한적 차단 등을 번갈아 하면서 남한 정부에 보복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박 앵커) 그럼 `키 리졸브` 훈련이 끝나는 20일 이후에는 통행이 다시 정상화되고 공단이 문제없이 돌아갈 수 있을까요?

(신) 꼭 그렇게 보기는 어렵습니다. 북한이 20일 이후 개성공단의 통행을 전면 재개하더라도 이번 사태로 인해 개성공단을 둘러싼 `정치적 리스크`가 크게 높아져 향후 공단의 운명은 밝지 않습니다.

남북관계가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한 북한이 언제든지 통행을 차단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있고 이것은 기업의 투자욕구와 바이어들의 구매 의욕을 떨어뜨릴 것이 분명합니다. 따라서 개성공단 근로자 임금 삭감 등 추가 `프리미엄`이 보장되지 않는 한 기업들은 전보다 활동을 줄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 앵커) 일부에서는 근본적인 해법으로 개성공단 폐쇄를 주장하고 나섰는데요, 이럴 경우 남북한 양측의 손실은 얼마나 되고 남북한 근로자들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신) 정부는 개성공단 투자한 규모가 정부와 민간을 합쳐 7300억 원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개성공단이 멈췄을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돈으로 환산하면 21조원에 이른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북한도 마찬가지입니다. 북한은 해마다 근로자 임금 수입 등으로 챙겨온 우리 돈 920여억 원의 현금을 포기해야 합니다.

남북한 근로자들은 당장 일자리를 잃고 실업자가 되어야 할 처지입니다. 특히 북한 근로자들은 북한 내에서 가장 좋은 일자리 4만여 개를 고스란히 잃게 되는 셈입니다.

(박 앵커) 개성공단이 북한 개방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되기는커녕 남북관계에서 볼모가 된 셈이군요. 신 기자, 수고했습니다.

개성공단은 남과 북에게 과연 어떤 의미일까요. 최근 북한이 개성공단 육로 통행을 다양한 방법으로 차단하며 남한 정부를 압박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많은 시청자들이 이런 질문을 던졌을 것입니다.

(김현수 앵커) 한때 북한 개방의 교두보로 여겨졌던 개성공단이 지금은 남한의 `전략적 취약성` 만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통일부에 출입하는 신석호 기자가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신기자, 최근 북한이 개성공단 통행권을 쥐락펴락 하면서 남북간에 긴장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상황을 간단하게 정리해 주시죠.

(신석호) 북한은 9일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내고 남북 군 통신망을 차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라 경의선과 동해선 육로가 하루 동안 차단돼 620여 명의 한국인이 북한 땅에 사실상 억류되는 초유의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북한은 이후 3일 동안 통행을 다시 허용하다가 13일 차단했습니다. 주말과 휴일인 14일과 15일에는 마치 인질을 석방하듯 7명을 귀환시켰습니다. 16일에는 귀환은 허용하고 방북은 막았다가 17일 다시 통행을 전면 허용했습니다.

북한의 통행 차단 조치에 따라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조업에 차질을 빚었습니다. 공장 가동 인력의 출입이 제한되고 원·부자재 및 식자재의 공급이 중단돼 기업인들이 경영에 어려움을 호소해 왔습니다.

(박 앵커) 김대중 정부는 2000년 개성공단을 시작하면서 북한 개방을 촉진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을 보면 북한이 개성공단을 무기로 남한을 압박하는 형국이군요.

(신) 예. 그렇습니다.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정부는 대북 `햇볕정책`의 상징으로 개성공단을 활용하기 위해 여러 가지 무리수를 두었습니다. 김대중 정부는 2000년 한국인의 신변 보장도 없는 상태에서 사업에 합의하고 2003년에는 전기와 물 같은 인프라도 없이 공단을 착공했습니다. 2004년에는 15개 업체를 시범단지에 유치해 조급하게 시제품을 만들도록 독려했습니다. 당시에도 북한이 자국 영토 내에 있는 한국인과 공단 시설을 정치적 협상의 도구로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정부는 이를 무시했습니다.

이후 다행히도 개성공단은 날로 번창해 현재 80여개의 기업에 북한 근로자 4만 여 명이 근무할 정도로 번창했습니다. 북한 당국과 기업인들의 돈벌이 욕구가 그 원동력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개성공단은 북한이 남한 정부와 여론을 압박하는 `전략적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입니다.

(김 앵커) 북한이 지난해 12월 1일 개성공단 육로 통행 인원을 제한했지만, 실제로 통행을 차단한 것은 이달 9일이 처음인데요, 그 배경은 무엇인가요.

(신) 북한은 9일 시작한 한미 합동 연례 군사연습 `키 리졸브`가 자신들을 향한 전쟁연습이라고 주장하면서 이에 대한 보복으로 개성공단 등 육로 통행 차단 조치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통행을 장기간 전면 차단할 경우 이에 따른 기업 활동 차질과 경제적 손실의 책임을 떠안아야 하기 때문에 통행 차단과 허용, 제한적 차단 등을 번갈아 하면서 남한 정부에 보복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박 앵커) 그럼 `키 리졸브` 훈련이 끝나는 20일 이후에는 통행이 다시 정상화되고 공단이 문제없이 돌아갈 수 있을까요?

(신) 꼭 그렇게 보기는 어렵습니다. 북한이 20일 이후 개성공단의 통행을 전면 재개하더라도 이번 사태로 인해 개성공단을 둘러싼 `정치적 리스크`가 크게 높아져 향후 공단의 운명은 밝지 않습니다.

남북관계가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한 북한이 언제든지 통행을 차단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있고 이것은 기업의 투자욕구와 바이어들의 구매 의욕을 떨어뜨릴 것이 분명합니다. 따라서 개성공단 근로자 임금 삭감 등 추가 `프리미엄`이 보장되지 않는 한 기업들은 전보다 활동을 줄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 앵커) 일부에서는 근본적인 해법으로 개성공단 폐쇄를 주장하고 나섰는데요, 이럴 경우 남북한 양측의 손실은 얼마나 되고 남북한 근로자들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신) 정부는 개성공단 투자한 규모가 정부와 민간을 합쳐 7300억 원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개성공단이 멈췄을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돈으로 환산하면 21조원에 이른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북한도 마찬가지입니다. 북한은 해마다 근로자 임금 수입 등으로 챙겨온 우리 돈 920여억 원의 현금을 포기해야 합니다.

남북한 근로자들은 당장 일자리를 잃고 실업자가 되어야 할 처지입니다. 특히 북한 근로자들은 북한 내에서 가장 좋은 일자리 4만여 개를 고스란히 잃게 되는 셈입니다.

(박 앵커) 개성공단이 북한 개방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되기는커녕 남북관계에서 볼모가 된 셈이군요. 신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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