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3.26]동아논평, ‘U자형 경기회복’

등록 2009.03.26.
동아논평입니다.

제목은 ‘U자형 경기회복’. 홍권희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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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샘추위도 물러났듯 우리 경제에도 봄이 올 것입니다. 좋은 징후가 많아지면 경기가 바닥을 치게 되고 더 많아지면 회복세로 연결될 것입니다.

우선 금융시장은 실체도 없이 떠돌던 ‘3월 위기설’을 벗어던지고 급속히 안정돼가고 있습니다. 원화 값과 주가는 올랐고 해외시장에서 신용부도프리미엄은 내렸습니다. 실물 경기의 방향전환 조짐도 보입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의 1분기 적자는 전분기의 절반으로 줄어 분기별 흑자에 대한 기대도 생겼습니다. 이달 무역수지가 40억 달러 이상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직은 침체 터널에 있습니다. 실물경기가 좋지 않으니 마이너스 일자리가 깊어집니다. 2월 일자리는 1년 전보다 14만2000개가 줄었고 실업자 92만 명으로 ‘100만 실업자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대기업 도산과 구조조정으로 실업자가 151만 명까지 치솟았던 외환위기 때보다는 낫지만 일자리 회복은 그때보다 더딜 수도 있습니다.

미국에선 2월 주택판매와 내구재 주문이 예상보다 많다는 등의 청신호와 신용위축이 여전하다는 등 적신호가 모두 나타납니다. 종합적으로 ‘더 나빠지지 않을 것’이란 해석이 많아집니다. 그렇지만 2차 금융위기에 대한 경고도 여전합니다. 결국 세계경제의 플러스 성장은 부실금융사 정리 등이 일단락되는 내년에나 가능하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입니다.

이런 전망을 토대로 우리 경기는 더디게 회복되는 U자형 커브를 그릴 것이란 예상입니다. 수출상대국 경기침체를 감안하면 외환위기 때처럼 V자형의 회복은 기대하기 어렵고 회복이 지연되는 L자형까지는 아니라는 거죠.

더딘 회복세라는 의미는 우리가 잠깐 고생하고 종전처럼 살면 된다거나 서로 피곤한 구조조정 없이 버텨보자고 해선 안 된다는 것입니다. 구조조정이라면 외환위기 때의 해고를 떠올릴지 모르지만, 우리 경제의 오랜 문제를 고치고 기업 환경을 고쳐나가는 종합적인 과정을 말하는 것입니다. 수출의존도를 낮추고 내수를 키우며 노동유연성을 높이고 외국인투자자가 관심을 가질 여건을 만드는 일입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동아논평입니다.

제목은 ‘U자형 경기회복’. 홍권희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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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샘추위도 물러났듯 우리 경제에도 봄이 올 것입니다. 좋은 징후가 많아지면 경기가 바닥을 치게 되고 더 많아지면 회복세로 연결될 것입니다.

우선 금융시장은 실체도 없이 떠돌던 ‘3월 위기설’을 벗어던지고 급속히 안정돼가고 있습니다. 원화 값과 주가는 올랐고 해외시장에서 신용부도프리미엄은 내렸습니다. 실물 경기의 방향전환 조짐도 보입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의 1분기 적자는 전분기의 절반으로 줄어 분기별 흑자에 대한 기대도 생겼습니다. 이달 무역수지가 40억 달러 이상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직은 침체 터널에 있습니다. 실물경기가 좋지 않으니 마이너스 일자리가 깊어집니다. 2월 일자리는 1년 전보다 14만2000개가 줄었고 실업자 92만 명으로 ‘100만 실업자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대기업 도산과 구조조정으로 실업자가 151만 명까지 치솟았던 외환위기 때보다는 낫지만 일자리 회복은 그때보다 더딜 수도 있습니다.

미국에선 2월 주택판매와 내구재 주문이 예상보다 많다는 등의 청신호와 신용위축이 여전하다는 등 적신호가 모두 나타납니다. 종합적으로 ‘더 나빠지지 않을 것’이란 해석이 많아집니다. 그렇지만 2차 금융위기에 대한 경고도 여전합니다. 결국 세계경제의 플러스 성장은 부실금융사 정리 등이 일단락되는 내년에나 가능하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입니다.

이런 전망을 토대로 우리 경기는 더디게 회복되는 U자형 커브를 그릴 것이란 예상입니다. 수출상대국 경기침체를 감안하면 외환위기 때처럼 V자형의 회복은 기대하기 어렵고 회복이 지연되는 L자형까지는 아니라는 거죠.

더딘 회복세라는 의미는 우리가 잠깐 고생하고 종전처럼 살면 된다거나 서로 피곤한 구조조정 없이 버텨보자고 해선 안 된다는 것입니다. 구조조정이라면 외환위기 때의 해고를 떠올릴지 모르지만, 우리 경제의 오랜 문제를 고치고 기업 환경을 고쳐나가는 종합적인 과정을 말하는 것입니다. 수출의존도를 낮추고 내수를 키우며 노동유연성을 높이고 외국인투자자가 관심을 가질 여건을 만드는 일입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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