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3.27] 4월은 더 춥다는데…여의도 ‘박연차 한파’에 덜덜

등록 2009.03.27.
◆ 검찰판 `박연차 리스트` 따로 있나

(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3월 27일 동아 뉴스스테이션입니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입을 열었습니다. 여야 정관계 인사들이 박 회장에게서 불법 금품을 받은 혐의로 줄줄이 구속되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시작된 `친노 게이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인 노건평 씨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구속되는 데 그쳤지만, 이번엔 누가 검찰 수사의 타깃이 될지 종잡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김현수 앵커) 특히 박 회장의 금품을 받은 인사는 민주당 등 구여권 뿐 아니라 한나라당에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회부 법조팀 전지성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이 사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전 기자, 박 회장의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사람이 벌써 여섯 명 째가 된다고요?

(전지성 기자) 예. 26일 민주당 이광재 의원이 구속되면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벌이고 있는 박연차 리스트 수사에서 구속자는 현재까지 6명이 됐습니다. 검찰은 19일 이정욱 전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을 구속하는 것을 시작으로 20일 송은복 전 김해시장, 23일 추부길 전 대통령홍보기획비서관, 26일에는 박정규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 장인태 전 행정자치부 2차관을 구속했습니다.

이들은 모두 박 회장에게서 불법적인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이 의원과 이 전 원장, 송 전 시장과 장 전 차관은 국회의원 총선거나 지방선거 등에서 불법 정치자금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박 전 수석과 추 전 비서관은 인사 관련 청탁과 세무조사 무마 청탁 등 대가성이 있는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박 앵커) 지금까지 구속된 인물들의 면면을 보면, 그동안 시중의 `박연차 리스트`에 들어가 있다는 인사는 이광재 의원 외에는 거의 없습니다. 박연차 리스트가 실제 검찰의 수사대상과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닌가요?

(전 기자) 예. 박연차 리스트의 첫 구속자인 이정욱 전 한국해양수산발전원장이 전격 체포됐을 때, 그는 그동안 전혀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었습니다. 이어 체포된 송은복 전 경남 김해시장도 소위 `박연차 리스트`에서 거론되지 않은 사람입니다.

이런 추세는 계속됐습니다. 검찰이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캠프 출신인 추 전 비서관에 이어 박 전 수석을 전격 체포한 것도 의외의 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게다가 27일 한나라당 박진 의원까지 검찰에 출석하면서 검찰판 `박연차 리스트`가 따로 있는 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왔습니다.

이를 두고 검찰 내부에서는 본격적인 수사에 대비한 `여건 조성`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검찰이 현 정부와 옛 여권, 지금의 여야 정치권을 막론하고 `성역 없이` 수사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편파 수사 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박 회장의 진술에 따라 검찰의 칼날이 누구를 향할지 종잡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김 앵커) 박 회장은 그동안 불법 로비와 관련해선 입을 열지 않아 `자물통`이라고까지 불려졌습니다. 박 회장이 입을 열기 시작한 게 자식들 때문이란 얘기가 나오던데요?

(전 기자) 네, 박 회장의 입을 열게 한 것은 오랫동안 벌여온 사업에 대한 염려와 자녀 때문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검찰이 그동안 박 회장의 자녀들에 대한 증여세 포탈 혐의를 잡고 세 딸과 아들 뿐 아니라 사위까지 출국 금지했습니다. 특히 박 회장의 아들이 현역 복무를 피해 공익근무요원이 된 것에 대해 의혹이 있다고 보고 검찰이 내사에 들어갔습니다. 가족들이 돌아가면서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자 박 회장은 상당한 심리적인 압박을 느낀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검찰 수사가 이런 식으로 계속된다면 박 회장이 평생을 공들여 쌓아 온 사업이 좌초될 수 있다는 위협을 느꼈을 것입니다. 결국 박 회장은 정관계 인사들과 `의리` 보다는 자식들의 앞날을 선택했으며. 한 때 친하게 지냈던 이들의 저승사자 역할을 맡게 된 셈입니다.

(박 앵커) 이번 수사에서 노건평 씨가 경남 지역에서 한 역할도 눈길을 끌고 있다면서요?

(전 기자) 예. 2004년 6월 경남지사 보궐선거 당시 열린우리당 후보로는 장인태 전 행정자치부 2차관이 출마했습니다. 이 때 노 씨는 박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마음 크게 먹고 한번 도와줘라"고 부탁했고, 박 회장은 장 씨 쪽의 선거대책본부장을 맡고 있던 김태웅 전 김해시장에게 경남 창원의 한 호텔에서 5억여 원을 전달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노 씨는 2005년 4월 김해갑 국회의원 재선거 때에도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한 이정욱 전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에게도 박 회장 돈 5억 원을 지원했습니다. 이때 노 씨는 두 차례에 걸쳐 돈을 직접 전달하는 `성의`까지 보기도 했습니다.

또 노 씨는 2004년 17대 총선을 앞두고 박 회장과 함께 한나라당 김정권 의원에게 입당제의를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앞서 노 씨는 농협의 세종증권 인수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 검찰 수사결과 드러난 것을 미뤄볼 때 노 씨가 이 지역 정치와 경제를 주무르는 상왕 노릇을 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대검찰청에서 전해드렸습니다.

◆ 검찰판 `박연차 리스트` 따로 있나

(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3월 27일 동아 뉴스스테이션입니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입을 열었습니다. 여야 정관계 인사들이 박 회장에게서 불법 금품을 받은 혐의로 줄줄이 구속되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시작된 `친노 게이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인 노건평 씨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구속되는 데 그쳤지만, 이번엔 누가 검찰 수사의 타깃이 될지 종잡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김현수 앵커) 특히 박 회장의 금품을 받은 인사는 민주당 등 구여권 뿐 아니라 한나라당에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회부 법조팀 전지성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이 사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전 기자, 박 회장의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사람이 벌써 여섯 명 째가 된다고요?

(전지성 기자) 예. 26일 민주당 이광재 의원이 구속되면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벌이고 있는 박연차 리스트 수사에서 구속자는 현재까지 6명이 됐습니다. 검찰은 19일 이정욱 전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을 구속하는 것을 시작으로 20일 송은복 전 김해시장, 23일 추부길 전 대통령홍보기획비서관, 26일에는 박정규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 장인태 전 행정자치부 2차관을 구속했습니다.

이들은 모두 박 회장에게서 불법적인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이 의원과 이 전 원장, 송 전 시장과 장 전 차관은 국회의원 총선거나 지방선거 등에서 불법 정치자금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박 전 수석과 추 전 비서관은 인사 관련 청탁과 세무조사 무마 청탁 등 대가성이 있는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박 앵커) 지금까지 구속된 인물들의 면면을 보면, 그동안 시중의 `박연차 리스트`에 들어가 있다는 인사는 이광재 의원 외에는 거의 없습니다. 박연차 리스트가 실제 검찰의 수사대상과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닌가요?

(전 기자) 예. 박연차 리스트의 첫 구속자인 이정욱 전 한국해양수산발전원장이 전격 체포됐을 때, 그는 그동안 전혀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었습니다. 이어 체포된 송은복 전 경남 김해시장도 소위 `박연차 리스트`에서 거론되지 않은 사람입니다.

이런 추세는 계속됐습니다. 검찰이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캠프 출신인 추 전 비서관에 이어 박 전 수석을 전격 체포한 것도 의외의 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게다가 27일 한나라당 박진 의원까지 검찰에 출석하면서 검찰판 `박연차 리스트`가 따로 있는 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왔습니다.

이를 두고 검찰 내부에서는 본격적인 수사에 대비한 `여건 조성`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검찰이 현 정부와 옛 여권, 지금의 여야 정치권을 막론하고 `성역 없이` 수사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편파 수사 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박 회장의 진술에 따라 검찰의 칼날이 누구를 향할지 종잡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김 앵커) 박 회장은 그동안 불법 로비와 관련해선 입을 열지 않아 `자물통`이라고까지 불려졌습니다. 박 회장이 입을 열기 시작한 게 자식들 때문이란 얘기가 나오던데요?

(전 기자) 네, 박 회장의 입을 열게 한 것은 오랫동안 벌여온 사업에 대한 염려와 자녀 때문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검찰이 그동안 박 회장의 자녀들에 대한 증여세 포탈 혐의를 잡고 세 딸과 아들 뿐 아니라 사위까지 출국 금지했습니다. 특히 박 회장의 아들이 현역 복무를 피해 공익근무요원이 된 것에 대해 의혹이 있다고 보고 검찰이 내사에 들어갔습니다. 가족들이 돌아가면서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자 박 회장은 상당한 심리적인 압박을 느낀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검찰 수사가 이런 식으로 계속된다면 박 회장이 평생을 공들여 쌓아 온 사업이 좌초될 수 있다는 위협을 느꼈을 것입니다. 결국 박 회장은 정관계 인사들과 `의리` 보다는 자식들의 앞날을 선택했으며. 한 때 친하게 지냈던 이들의 저승사자 역할을 맡게 된 셈입니다.

(박 앵커) 이번 수사에서 노건평 씨가 경남 지역에서 한 역할도 눈길을 끌고 있다면서요?

(전 기자) 예. 2004년 6월 경남지사 보궐선거 당시 열린우리당 후보로는 장인태 전 행정자치부 2차관이 출마했습니다. 이 때 노 씨는 박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마음 크게 먹고 한번 도와줘라"고 부탁했고, 박 회장은 장 씨 쪽의 선거대책본부장을 맡고 있던 김태웅 전 김해시장에게 경남 창원의 한 호텔에서 5억여 원을 전달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노 씨는 2005년 4월 김해갑 국회의원 재선거 때에도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한 이정욱 전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에게도 박 회장 돈 5억 원을 지원했습니다. 이때 노 씨는 두 차례에 걸쳐 돈을 직접 전달하는 `성의`까지 보기도 했습니다.

또 노 씨는 2004년 17대 총선을 앞두고 박 회장과 함께 한나라당 김정권 의원에게 입당제의를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앞서 노 씨는 농협의 세종증권 인수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 검찰 수사결과 드러난 것을 미뤄볼 때 노 씨가 이 지역 정치와 경제를 주무르는 상왕 노릇을 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대검찰청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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