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4.14] 찾아보고 싶어도 어디인지…쓸쓸한 우리의 ‘터’

등록 2009.04.14.
◆터전 없는 우리의 `터`

(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4월 14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최근 동아 뉴스 스테이션은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터`를 취재해 영상물로 꾸미는 영상에세이 `터` 시리즈를 방영하고 있습니다. 역사적 의미가 있는 터에 세워진 표석과 그 주변의 현재 모습을 비교해보면서 역사의 변화를 가늠해보자는 취지인데요,

(김현수 앵커) 이 시간에는 우리의 `터`를 둘러본 동아닷컴 신세기 기자와 함께 잊혀져가는 터와 표석의 관리 실태에 대해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신 기자, 여러 곳을 취재했는데, 관리가 잘 안 되고 있는 곳도 있던가요?

(신세기 기자) 네, 석 달 동안 `터` 시리즈를 취재했는데요, `좀 더 잘 보존되고 관리됐으면…` 하고 아쉬움이 남는 `터`를 많이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그 중에서도 오성 이항복 선생의 집터인 필운대의 관리 실태가 가장 안타까웠습니다. 필운대는 배화여고 교정 안에 있어서 밖에서는 쉽게 찾기가 어렵습니다. 조선시대 말까지만해도 서울시내에서 손꼽히던 절경이었던 이곳은 학교 건물에 가려져 바깥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사학자들이나 관광객들이 이따금씩 필운대를 찾지만 외진 곳에 위치해 있어 찾기도 어려울뿐더러 찾더라도 배화여고의 건물을 통과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합니다. 어렵게 찾아오더라도 낙석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도 합니다. 학교 측은 문화재청과 지자체가 체계적으로 관리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경표 교장/배화여자고등학교

"학교는 이런 곳까지 신경을 쓸 만 한 재정이 부족하거든요. 그래서 나라가 알아서 이런 문화재가 숨겨져 있는 곳은 조금 돌봐주시면 어떨까요."

(박 앵커) 그럼 필운대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정부나 서울시가 나서서 지원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신) 아직 학교 측에서 정식으로 요청한 사안은 아니어서 서울시는 표석을 설치한 것 이외에는 이렇다 할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필운대의 역사적 가치를 인정해 문화재자료로 지정했고 표석도 설치했습니다. 이곳에 새 안내판을 설치한다는 계획은 세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상의 조치를 위한 예산은 확보돼있지 않은 실정입니다. 서울시는 학교 측이 정식으로 민원을 제기하면 자문위원의 심의를 거쳐 추가관리를 위한 조치를 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필운대가 문화재자료로 지정돼있기 때문에 예산의 확보와 집행을 논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인터뷰) 박철규 팀장/ 서울시 문화재정책팀

"관련된 규정 즉, 문화재 위원회 조사와 협의 결과에 따라서 저희들은 문화재를 보호하는데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입니다."

(김 앵커) 그렇다면 문화재 자료가 아닌 유적지나 터는 어떻게 관리가 되나요? 예산을 전혀 투입하지 못하는 건가요?

(신) 국가 지정문화재가 아닌 유적들은 서울시가 시도 지정문화재와 문화재자료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 밖에 중요한 역사유적이 있던 자리에는 표석 자문위원들이 심의를 한 뒤 표석을 설치하고 있습니다. 각 구청에서 민원을 접수하면 서울시는 자문위원회를 열어 설치 여부를 결정합니다. 서울시는 1985년에 종로구와 중구를 중심으로 표석 건립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2009년 현재 서울시가 설치한 표석은 361 곳이고, 종로구에만 서울시 전체 표석의 절반이 넘는 190개의 표석이 세워져 있습니다.

(박 앵커) 프랑스 파리를 비롯해 유럽에 가보면 표지는 물론 건물까지 그대로 보존, 혹은 복원돼 관광자원으로 쓰이던데요, 영상에세이 `터` 시리즈를 보면 대부분의 장소에 덩그러니 표석만 남아있고, 관리는 잘 되지 않는 듯한 느낌이 들던데요.

(신) 네, 표석들이 있는 터는 대부분 훼손되거나 이미 사라진 상태여서, 지금은 그 곳이 역사의 현장이었음을 알려주는 표석만이 남아있는 상태입니다. 그런데 이 표석들의 상당수는 사유지 안에 조성돼 있어서 체계적인 관리가 어려운 실정입니다. 게다가 기념 표석은 문화재가 아닙니다. 그래서 표석을 관리하기 위해 정부나 지자체 예산을 투입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입니다. 서울시는 앞으로 이런 역사유적들의 관리를 위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박 앵커) 아직도 표석조차 세워지지 못한 위인 열사의 집터, 유적지 터까지 생각한다면 서울시는 물론 시민들이 나서서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습니다. 신 기자, 수고했습니다.

◆터전 없는 우리의 `터`

(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4월 14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최근 동아 뉴스 스테이션은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터`를 취재해 영상물로 꾸미는 영상에세이 `터` 시리즈를 방영하고 있습니다. 역사적 의미가 있는 터에 세워진 표석과 그 주변의 현재 모습을 비교해보면서 역사의 변화를 가늠해보자는 취지인데요,

(김현수 앵커) 이 시간에는 우리의 `터`를 둘러본 동아닷컴 신세기 기자와 함께 잊혀져가는 터와 표석의 관리 실태에 대해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신 기자, 여러 곳을 취재했는데, 관리가 잘 안 되고 있는 곳도 있던가요?

(신세기 기자) 네, 석 달 동안 `터` 시리즈를 취재했는데요, `좀 더 잘 보존되고 관리됐으면…` 하고 아쉬움이 남는 `터`를 많이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그 중에서도 오성 이항복 선생의 집터인 필운대의 관리 실태가 가장 안타까웠습니다. 필운대는 배화여고 교정 안에 있어서 밖에서는 쉽게 찾기가 어렵습니다. 조선시대 말까지만해도 서울시내에서 손꼽히던 절경이었던 이곳은 학교 건물에 가려져 바깥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사학자들이나 관광객들이 이따금씩 필운대를 찾지만 외진 곳에 위치해 있어 찾기도 어려울뿐더러 찾더라도 배화여고의 건물을 통과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합니다. 어렵게 찾아오더라도 낙석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도 합니다. 학교 측은 문화재청과 지자체가 체계적으로 관리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경표 교장/배화여자고등학교

"학교는 이런 곳까지 신경을 쓸 만 한 재정이 부족하거든요. 그래서 나라가 알아서 이런 문화재가 숨겨져 있는 곳은 조금 돌봐주시면 어떨까요."

(박 앵커) 그럼 필운대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정부나 서울시가 나서서 지원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신) 아직 학교 측에서 정식으로 요청한 사안은 아니어서 서울시는 표석을 설치한 것 이외에는 이렇다 할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필운대의 역사적 가치를 인정해 문화재자료로 지정했고 표석도 설치했습니다. 이곳에 새 안내판을 설치한다는 계획은 세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상의 조치를 위한 예산은 확보돼있지 않은 실정입니다. 서울시는 학교 측이 정식으로 민원을 제기하면 자문위원의 심의를 거쳐 추가관리를 위한 조치를 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필운대가 문화재자료로 지정돼있기 때문에 예산의 확보와 집행을 논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인터뷰) 박철규 팀장/ 서울시 문화재정책팀

"관련된 규정 즉, 문화재 위원회 조사와 협의 결과에 따라서 저희들은 문화재를 보호하는데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입니다."

(김 앵커) 그렇다면 문화재 자료가 아닌 유적지나 터는 어떻게 관리가 되나요? 예산을 전혀 투입하지 못하는 건가요?

(신) 국가 지정문화재가 아닌 유적들은 서울시가 시도 지정문화재와 문화재자료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 밖에 중요한 역사유적이 있던 자리에는 표석 자문위원들이 심의를 한 뒤 표석을 설치하고 있습니다. 각 구청에서 민원을 접수하면 서울시는 자문위원회를 열어 설치 여부를 결정합니다. 서울시는 1985년에 종로구와 중구를 중심으로 표석 건립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2009년 현재 서울시가 설치한 표석은 361 곳이고, 종로구에만 서울시 전체 표석의 절반이 넘는 190개의 표석이 세워져 있습니다.

(박 앵커) 프랑스 파리를 비롯해 유럽에 가보면 표지는 물론 건물까지 그대로 보존, 혹은 복원돼 관광자원으로 쓰이던데요, 영상에세이 `터` 시리즈를 보면 대부분의 장소에 덩그러니 표석만 남아있고, 관리는 잘 되지 않는 듯한 느낌이 들던데요.

(신) 네, 표석들이 있는 터는 대부분 훼손되거나 이미 사라진 상태여서, 지금은 그 곳이 역사의 현장이었음을 알려주는 표석만이 남아있는 상태입니다. 그런데 이 표석들의 상당수는 사유지 안에 조성돼 있어서 체계적인 관리가 어려운 실정입니다. 게다가 기념 표석은 문화재가 아닙니다. 그래서 표석을 관리하기 위해 정부나 지자체 예산을 투입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입니다. 서울시는 앞으로 이런 역사유적들의 관리를 위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박 앵커) 아직도 표석조차 세워지지 못한 위인 열사의 집터, 유적지 터까지 생각한다면 서울시는 물론 시민들이 나서서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습니다. 신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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