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4.15]국제망신 당한 泰 시위사태, 불씨 완전히 꺼졌나

등록 2009.04.15.
◆ 태국, 불씨 남았다

(박제균 앵커) 유혈사태로 번졌던 태국 반정부 시위가 일단락됐지만 남은 상처는 간단치 않습니다. 정상회의가 무산돼 국가이미지가 실추됐고 경제도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현지 언론은 `모두가 패배한 국가적 수치`라고까지 표현했습니다.

(김현수 앵커) 갈등의 골이 깊어 혼란의 불씨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분석도 많습니다. 이번 사태의 원인과 전망을 국제부 김재영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김 기자, 현재 태국 상황은 어떻습니까.

(김재영 기자) 정부청사에서 농성하던 시위대가 14일 자진 해산함으로써 방콕은 빠르게 평온을 되찾고 있습니다. 군이 예상외로 강경하게 나선 데다 시위대와 민간인의 충돌로 사망자가 발생해 민심이 악화되자 시위 지도부는 안전을 위해 일단 백기를 들었습니다. 이로써 2명이 숨지고 123명이 다치는 등 일촉즉발로 치닫던 사태는 예상보다 빨리 수습국면으로 들어갔습니다. 정부는 당분간 비상사태를 유지하며 치안을 확보할 계획입니다.

앞서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지지하는 반정부 시위대는 지난달 26일부터 정부청사를 점거하고 시위를 벌였습니다. 11일에는 파타야에서 열릴 예정이던 `아세안+3` 정상회의를 무산시켰습니다. 12일 비상사태가 선포된 이후 강경 진압에 나선 군경과 주요 도로를 점거한 시위대 사이에 총성과 최루탄, 돌과 화염병이 난무하는 격한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박 앵커) 지난해에도 반정부 시위로 정부청사와 공항이 점거되는 홍역을 치렀는데요. 정치적 갈등이 매년 되풀이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김) 2006년 탁신 전 총리가 군부 쿠데타로 쫓겨난 이후 태국 사회는 `친 탁신`과 `반 탁신` 세력으로 양분됐습니다. 계층과 지역으로 갈린 양대 세력이 매년 시위를 번갈아 주도하며 무정부 상황이 계속돼 왔습니다.

탁신 전 총리 지지 세력은 이번에 `붉은 셔츠`를 입고 반정부 시위를 주도했습니다. 탁신 전 총리는 재임시절 경제성장과 대중영합정책으로 농민과 저소득층, 지역으로는 북부의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반면 반 탁신 세력은 수도 방콕과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엘리트 집단과 중산층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노란 셔츠`를 입고 시위를 주도했습니다. 이들은 탁신 전 총리를 권력을 남용한 부패세력이라고 비난하며 그의 포퓰리즘, 즉 대중영합주의도 못마땅해 하고 있습니다.

양 진영의 사생결단식 대결로 거의 매년 정권이 바뀌었습니다. 2006년 쿠데타로 실각한 탁신 진영은 2007년 말 총선 승리로 정권을 회복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반 탁신 진영은 국제공항을 점거하는 등 시위를 벌여 친 탁신 정부를 끌어내리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다시 친 탁신 세력이 반 탁신 정부를 겨냥하는 등 서로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있습니다.

(김 앵커) 정국 혼란이 계속되면서 경제 상황도 좋을 순 없겠군요.

(김) 그렇습니다. 가뜩이나 글로벌 경제위기로 힘든 상황에서 20여 일이나 시위가 계속되자 태국 경제는 나락으로 떨어졌습니다. 태국 재무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3%로 낮췄습니다.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 앤 푸어스는 14일 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하향조정했습니다. 특히 태국을 지탱하는 관광업이 큰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태국을 방문한 외국 정상들이 황급히 빠져나가는 모습과 혼란한 정치상황이 악재가 됐습니다. 태국 관광청은 올해 태국을 찾는 외국관광객이 40%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박 앵커) 향후 태국 정국의 전망은 어떻습니까.

(김) 사태가 조기에 수습됨에 따라 당분간은 아피싯 총리가 정국 주도권을 쥘 것으로 보입니다. 반정부 시위대가 주장한 `의회해산-조기총선` 요구도 뒤로 밀릴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시위대가 "다시 투쟁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어 다시 시위가 불붙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정국 불안의 해소책 하나는 탁신 계의 주장대로 의회를 해산하고 새로 총선을 치러 국민의 의사를 묻는 것입니다. 하지만 탁신계가 다수 농민과 저소득층의 지지를 바탕으로 총선에서 거푸 승리한 경험이 있어 현 정권으로서는 선뜻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사회 혼란이 다시 시작될 경우 군부가 쿠데타 등 독자적 선택을 할 여지도 남아 있습니다. 만성적인 정국 불안에 시달리는 태국의 고민이 깊은 이유입니다.

(박 앵커) 김 기자, 수고했습니다.

◆ 태국, 불씨 남았다

(박제균 앵커) 유혈사태로 번졌던 태국 반정부 시위가 일단락됐지만 남은 상처는 간단치 않습니다. 정상회의가 무산돼 국가이미지가 실추됐고 경제도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현지 언론은 `모두가 패배한 국가적 수치`라고까지 표현했습니다.

(김현수 앵커) 갈등의 골이 깊어 혼란의 불씨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분석도 많습니다. 이번 사태의 원인과 전망을 국제부 김재영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김 기자, 현재 태국 상황은 어떻습니까.

(김재영 기자) 정부청사에서 농성하던 시위대가 14일 자진 해산함으로써 방콕은 빠르게 평온을 되찾고 있습니다. 군이 예상외로 강경하게 나선 데다 시위대와 민간인의 충돌로 사망자가 발생해 민심이 악화되자 시위 지도부는 안전을 위해 일단 백기를 들었습니다. 이로써 2명이 숨지고 123명이 다치는 등 일촉즉발로 치닫던 사태는 예상보다 빨리 수습국면으로 들어갔습니다. 정부는 당분간 비상사태를 유지하며 치안을 확보할 계획입니다.

앞서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지지하는 반정부 시위대는 지난달 26일부터 정부청사를 점거하고 시위를 벌였습니다. 11일에는 파타야에서 열릴 예정이던 `아세안+3` 정상회의를 무산시켰습니다. 12일 비상사태가 선포된 이후 강경 진압에 나선 군경과 주요 도로를 점거한 시위대 사이에 총성과 최루탄, 돌과 화염병이 난무하는 격한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박 앵커) 지난해에도 반정부 시위로 정부청사와 공항이 점거되는 홍역을 치렀는데요. 정치적 갈등이 매년 되풀이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김) 2006년 탁신 전 총리가 군부 쿠데타로 쫓겨난 이후 태국 사회는 `친 탁신`과 `반 탁신` 세력으로 양분됐습니다. 계층과 지역으로 갈린 양대 세력이 매년 시위를 번갈아 주도하며 무정부 상황이 계속돼 왔습니다.

탁신 전 총리 지지 세력은 이번에 `붉은 셔츠`를 입고 반정부 시위를 주도했습니다. 탁신 전 총리는 재임시절 경제성장과 대중영합정책으로 농민과 저소득층, 지역으로는 북부의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반면 반 탁신 세력은 수도 방콕과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엘리트 집단과 중산층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노란 셔츠`를 입고 시위를 주도했습니다. 이들은 탁신 전 총리를 권력을 남용한 부패세력이라고 비난하며 그의 포퓰리즘, 즉 대중영합주의도 못마땅해 하고 있습니다.

양 진영의 사생결단식 대결로 거의 매년 정권이 바뀌었습니다. 2006년 쿠데타로 실각한 탁신 진영은 2007년 말 총선 승리로 정권을 회복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반 탁신 진영은 국제공항을 점거하는 등 시위를 벌여 친 탁신 정부를 끌어내리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다시 친 탁신 세력이 반 탁신 정부를 겨냥하는 등 서로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있습니다.

(김 앵커) 정국 혼란이 계속되면서 경제 상황도 좋을 순 없겠군요.

(김) 그렇습니다. 가뜩이나 글로벌 경제위기로 힘든 상황에서 20여 일이나 시위가 계속되자 태국 경제는 나락으로 떨어졌습니다. 태국 재무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3%로 낮췄습니다.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 앤 푸어스는 14일 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하향조정했습니다. 특히 태국을 지탱하는 관광업이 큰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태국을 방문한 외국 정상들이 황급히 빠져나가는 모습과 혼란한 정치상황이 악재가 됐습니다. 태국 관광청은 올해 태국을 찾는 외국관광객이 40%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박 앵커) 향후 태국 정국의 전망은 어떻습니까.

(김) 사태가 조기에 수습됨에 따라 당분간은 아피싯 총리가 정국 주도권을 쥘 것으로 보입니다. 반정부 시위대가 주장한 `의회해산-조기총선` 요구도 뒤로 밀릴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시위대가 "다시 투쟁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어 다시 시위가 불붙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정국 불안의 해소책 하나는 탁신 계의 주장대로 의회를 해산하고 새로 총선을 치러 국민의 의사를 묻는 것입니다. 하지만 탁신계가 다수 농민과 저소득층의 지지를 바탕으로 총선에서 거푸 승리한 경험이 있어 현 정권으로서는 선뜻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사회 혼란이 다시 시작될 경우 군부가 쿠데타 등 독자적 선택을 할 여지도 남아 있습니다. 만성적인 정국 불안에 시달리는 태국의 고민이 깊은 이유입니다.

(박 앵커) 김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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