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5.18]동아논평, 한나라당의 국정기조 논란
등록 2009.05.18.하지만 일부 의원들이 제기하는 국정기조 변화가 정말 국정운영 방향을 근본적으로 바꾸자는 것인지, 재보선 참패가 애초 국정기조를 잘못 설정했기 때문인지 분명히 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한나라당과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공약과 취임사를 통해 제시했던 국정기조는 10년간 좌파정권이 남겨놓은 비효율과 국가정체성의 혼란을 극복하고 `자율과 창의가 살아숨쉬는 선진일류국가`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감세와 규제완화, 공기업 민영화, 개방확대의 기조 아래 부동산 세제 정상화, 법인·소득세의 점진적 완화, 출자총액제 폐지, 금산분리 완화 정책을 추진했던 것입니다. 대선 때 국민으로부터 검증받고 지지받은 국정기조를 쉽사리 바꾼다면, 사회를 부자와 가난한 자로 편가르고 실제로는 국민경제 전반의 약화를 초래했던 지난 정부의 포퓰리즘 정책으로 회귀하는 결과를 빚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정책 추진과정에서 일부 마찰이 발생했거나 국민적 동의를 얻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면밀히 검토해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입법에 필요한 여야 의원들의 협조를 구하고, 예상되는 난관을 해소할 수 있는 부수대책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국민이 531만표라는 압도적 표차로 정권을 맡겨준 이유를 망각한 채 국민에 약속한 주요정책을 제대로 실현하기 위한 노력도 없이 국정기조 선회만 요구하는 것은 무책임하고 게으른 일이 될 수 있음을 한나라당은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박성원 논설위원 swpark@donga.com
4·29 재보선 참패 이후 한나라당에서 `국정기조`의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습니다. 초선모임인 `민본21` 소속 의원 중에는 "중산층과 서민들로부터 위화감을 불러일으키는 편향된 정책기조를 바로잡고 민생본위 정책에 더 힘을 쏟아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경제살리기를 위해 경쟁력과 시장을 중시하는 정부정책이 `부자정권`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 폐지만 해도 노무현 정부시절 도입한 징벌적 중과세를 없애고 경기활성화를 촉진한다는 명분이 없지 않지만, 일부 회복기미를 보이는 주택경기와 서민정서 등을 감안해 타이밍을 조절하고 보완대책을 함께 제시했어야 한다는 것이죠.
하지만 일부 의원들이 제기하는 국정기조 변화가 정말 국정운영 방향을 근본적으로 바꾸자는 것인지, 재보선 참패가 애초 국정기조를 잘못 설정했기 때문인지 분명히 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한나라당과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공약과 취임사를 통해 제시했던 국정기조는 10년간 좌파정권이 남겨놓은 비효율과 국가정체성의 혼란을 극복하고 `자율과 창의가 살아숨쉬는 선진일류국가`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감세와 규제완화, 공기업 민영화, 개방확대의 기조 아래 부동산 세제 정상화, 법인·소득세의 점진적 완화, 출자총액제 폐지, 금산분리 완화 정책을 추진했던 것입니다. 대선 때 국민으로부터 검증받고 지지받은 국정기조를 쉽사리 바꾼다면, 사회를 부자와 가난한 자로 편가르고 실제로는 국민경제 전반의 약화를 초래했던 지난 정부의 포퓰리즘 정책으로 회귀하는 결과를 빚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정책 추진과정에서 일부 마찰이 발생했거나 국민적 동의를 얻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면밀히 검토해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입법에 필요한 여야 의원들의 협조를 구하고, 예상되는 난관을 해소할 수 있는 부수대책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국민이 531만표라는 압도적 표차로 정권을 맡겨준 이유를 망각한 채 국민에 약속한 주요정책을 제대로 실현하기 위한 노력도 없이 국정기조 선회만 요구하는 것은 무책임하고 게으른 일이 될 수 있음을 한나라당은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박성원 논설위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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