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5.19] ‘진경산수’ 겸재를 만나러 간송으로 갑니다

등록 2009.05.19.
(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5월 19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올해는 우리나라 회화 사상 가장 위대한 업적을 남긴 화가로 꼽히는 겸재 정선의 서거 25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서울 성북동에 있는 간송미술관은 겸재와 그의 영향을 받은 화가들의 작품들을 모아 `겸재 서거 250주년 기념 겸재 화파 전`을 오는 31일까지 열고 있습니다.

(김현수 앵커) 겸재 화파 전은 해마다 봄과 가을에 2주일 동안만 문을 여는 간송미술관의 춘계전이란 점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의 내용과 주목할 작품에 대해 편집국 고미석 전문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고 기자, 겸재는 어떤 화가였나요.

(고미석 기자) 겸재는 우리 산천의 아름다움을 고유의 화법으로 그려내는 진경산수를 창안하고 절정기를 이끈 우리나라의 화성으로 평가됩니다. 그는 숙종 2년 1676년 서울의 사대부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명문가 출신이지만 가세가 기울면서 과거를 포기하고 그림의 길로 들어선 사대부 화가입니다. 산수 인물 화훼 초충 등 모든 종류의 그림을 잘 그렸지만 그중에서도 산수화 분야에서 최고의 이름을 떨칩니다. 겸재는 흙산과 암벽이 어우러진 우리의 산야를 표현하기 위해 북방화법의 특장인 필법과 남방화법의 특장인 묵법을 조화롭게 구사하는 방법을 창안했습니다. 또한 주역에 정통했던 그는 음양조화와 음양대비의 화면 구성을 시도해 중국에서도 명성이 높았습니다. 한 마디로, 겸재가 꽃피운 진경시대 덕분에 우리나라 회화가 중국의 그늘에서 벗어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겸재의 젊은 시절 작품부터 83세에 타계할 때까지 작품 세계의 변모를 보여주는 80여점과 그에게 영향을 받은 이광서 김홍도 신윤복 등의 작품까지 모두 110여점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박 앵커) 간송미술관은 겸재와 진경산수화를 조명하는 전시를 여러 번 연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겸재와 간송미술관 사이에는 각별한 인연이 있는 것 같습니다.

(고) 그렇습니다. 간송미술관은 1971년 제1회 정기전시회를 겸재 전으로 시작한 이래 이번 전시까지 모두 일곱 차례 진경시대와 겸재를 주제로 한 전시를 열었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 겸재의 진면목이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됐고, 여기에 오기까지 두 사람의 숨은 노력이 있었습니다.

먼저 간송미술관을 세운 간송 전형필 선생 덕분에 겸재의 많은 걸작들이 흩어지지 않고 한 곳에 모일 수 있었습니다. 간송은 겸재 그림이 조선 후기 문화의 우수성을 증명할 문화유산이란 사실을 알고 집중적으로 수집했기 때문입니다. 또 간송미술관의 최완수 실장은 30여년간 겸재 연구에 매달려 위대한 화성의 면모를 샅샅이 밝혀냈습니다. `진경시대`란 표현을 정착시키는데 최 실장의 공이 큽니다.

(김 앵커) 겸재는 60대가 넘어서도 그림에 많은 변화를 시도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 변모는 어떤 작품에서 찾아볼 수 있을까요.

(고) 겸재는 늘 진화를 거듭한 화가였습니다. 이번 전시에 나온 작품 중 해금강의 총석정을 그린 세 점을 비교해 보면 확연하게 알 수 있습니다. 예순세살 때 그린 작품에서는 넓은 바다 물결 속에 총석정이 거의 파묻힐 듯 작게 보이지만, 일흔두살에 작품에서는 배경을 과감히 생략하고 총석정과 봉우리들을 훨씬 돋보이게 그렸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칠십대 후반 그림에서는 네 개의 봉우리를 세 개로 줄여 표현하는 등 추상화 경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완수 실장 / 간송 미술관

"그림이 남아 있는 게 36세 때 금강산 그린 그림부터 나와 잇는데 84세로 돌아가실 때까지 화필을 놓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도 그 사이에 해가 지날수록 그림의 경지가 점점 완숙해져서…"

(박 앵커) 그 밖에도 눈여겨 봐야할 작품은 어떤 것이 있나요?

(고) 겸재는 금강산을 즐겨 그렸던 만큼 금강산도를 주목할 만 합니다. 더불어 서울 인왕산의 동쪽 기슭을 그린 `청풍계`는 진경산수의 기준작으로 꼽힐 만한 작품입니다. 인왕산 특유의 잘생긴 암벽을 대담한 묵법으로 그리고 나무들은 거친 붓으로 속도감 있게 표현해 우람하고 장대한 느낌을 살려낸 걸작입니다. 개성의 박연폭포를 그린 진경산수화 `박생연`도 주목해야 합니다. 거대한 암석이 층층이 쌓여 벼랑을 이룬 절벽 아래로 시원한 물이 떨어져 내리는 박진감 넘기는 풍경이 관람객을 압도합니다. 이 밖에도 양천 현령을 지낸 겸재를 기리는 뜻에서 최근 서울 강서구 가양동에 겸재정선기념관이 문을 열었고 국립중앙박물관은 올 가을 겸재 전시를 계획 중입니다.

(박) 간송미술관 전시는 작품이 뛰어난 데다 입장료도 받지 않는다고 하니 많은 분들이 가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고 기자. 수고했습니다.

(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5월 19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올해는 우리나라 회화 사상 가장 위대한 업적을 남긴 화가로 꼽히는 겸재 정선의 서거 25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서울 성북동에 있는 간송미술관은 겸재와 그의 영향을 받은 화가들의 작품들을 모아 `겸재 서거 250주년 기념 겸재 화파 전`을 오는 31일까지 열고 있습니다.

(김현수 앵커) 겸재 화파 전은 해마다 봄과 가을에 2주일 동안만 문을 여는 간송미술관의 춘계전이란 점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의 내용과 주목할 작품에 대해 편집국 고미석 전문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고 기자, 겸재는 어떤 화가였나요.

(고미석 기자) 겸재는 우리 산천의 아름다움을 고유의 화법으로 그려내는 진경산수를 창안하고 절정기를 이끈 우리나라의 화성으로 평가됩니다. 그는 숙종 2년 1676년 서울의 사대부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명문가 출신이지만 가세가 기울면서 과거를 포기하고 그림의 길로 들어선 사대부 화가입니다. 산수 인물 화훼 초충 등 모든 종류의 그림을 잘 그렸지만 그중에서도 산수화 분야에서 최고의 이름을 떨칩니다. 겸재는 흙산과 암벽이 어우러진 우리의 산야를 표현하기 위해 북방화법의 특장인 필법과 남방화법의 특장인 묵법을 조화롭게 구사하는 방법을 창안했습니다. 또한 주역에 정통했던 그는 음양조화와 음양대비의 화면 구성을 시도해 중국에서도 명성이 높았습니다. 한 마디로, 겸재가 꽃피운 진경시대 덕분에 우리나라 회화가 중국의 그늘에서 벗어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겸재의 젊은 시절 작품부터 83세에 타계할 때까지 작품 세계의 변모를 보여주는 80여점과 그에게 영향을 받은 이광서 김홍도 신윤복 등의 작품까지 모두 110여점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박 앵커) 간송미술관은 겸재와 진경산수화를 조명하는 전시를 여러 번 연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겸재와 간송미술관 사이에는 각별한 인연이 있는 것 같습니다.

(고) 그렇습니다. 간송미술관은 1971년 제1회 정기전시회를 겸재 전으로 시작한 이래 이번 전시까지 모두 일곱 차례 진경시대와 겸재를 주제로 한 전시를 열었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 겸재의 진면목이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됐고, 여기에 오기까지 두 사람의 숨은 노력이 있었습니다.

먼저 간송미술관을 세운 간송 전형필 선생 덕분에 겸재의 많은 걸작들이 흩어지지 않고 한 곳에 모일 수 있었습니다. 간송은 겸재 그림이 조선 후기 문화의 우수성을 증명할 문화유산이란 사실을 알고 집중적으로 수집했기 때문입니다. 또 간송미술관의 최완수 실장은 30여년간 겸재 연구에 매달려 위대한 화성의 면모를 샅샅이 밝혀냈습니다. `진경시대`란 표현을 정착시키는데 최 실장의 공이 큽니다.

(김 앵커) 겸재는 60대가 넘어서도 그림에 많은 변화를 시도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 변모는 어떤 작품에서 찾아볼 수 있을까요.

(고) 겸재는 늘 진화를 거듭한 화가였습니다. 이번 전시에 나온 작품 중 해금강의 총석정을 그린 세 점을 비교해 보면 확연하게 알 수 있습니다. 예순세살 때 그린 작품에서는 넓은 바다 물결 속에 총석정이 거의 파묻힐 듯 작게 보이지만, 일흔두살에 작품에서는 배경을 과감히 생략하고 총석정과 봉우리들을 훨씬 돋보이게 그렸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칠십대 후반 그림에서는 네 개의 봉우리를 세 개로 줄여 표현하는 등 추상화 경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완수 실장 / 간송 미술관

"그림이 남아 있는 게 36세 때 금강산 그린 그림부터 나와 잇는데 84세로 돌아가실 때까지 화필을 놓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도 그 사이에 해가 지날수록 그림의 경지가 점점 완숙해져서…"

(박 앵커) 그 밖에도 눈여겨 봐야할 작품은 어떤 것이 있나요?

(고) 겸재는 금강산을 즐겨 그렸던 만큼 금강산도를 주목할 만 합니다. 더불어 서울 인왕산의 동쪽 기슭을 그린 `청풍계`는 진경산수의 기준작으로 꼽힐 만한 작품입니다. 인왕산 특유의 잘생긴 암벽을 대담한 묵법으로 그리고 나무들은 거친 붓으로 속도감 있게 표현해 우람하고 장대한 느낌을 살려낸 걸작입니다. 개성의 박연폭포를 그린 진경산수화 `박생연`도 주목해야 합니다. 거대한 암석이 층층이 쌓여 벼랑을 이룬 절벽 아래로 시원한 물이 떨어져 내리는 박진감 넘기는 풍경이 관람객을 압도합니다. 이 밖에도 양천 현령을 지낸 겸재를 기리는 뜻에서 최근 서울 강서구 가양동에 겸재정선기념관이 문을 열었고 국립중앙박물관은 올 가을 겸재 전시를 계획 중입니다.

(박) 간송미술관 전시는 작품이 뛰어난 데다 입장료도 받지 않는다고 하니 많은 분들이 가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고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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