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논평, 국회 폭력과 민주주의

등록 2009.06.18.
혹시 작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법안 처리를 둘러싸고 국회에서 벌어졌던 폭력사태를 기억하십니까. 해머로 회의장 문을 부순 국회의원도 있고, 다른 의원의 명패를 내던지고 짓밟아 파손한 의원도 있습니다. 또 국회사무총장실 탁자 위에 올라가 마치 공중부양 하듯 뜀뛰기를 하거나 국회 경위를 폭행하고, 상임위 회의를 고의로 방해한 의원도 있습니다. 몸싸움을 하다 뒹굴어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한 의원도 있습니다.

그 사람들 지금 어떻게 됐을까요. 아무 탈 없이 멀쩡합니다. 다만 한 가지 변수가 생겼습니다. 검찰이 적극적으로 폭력을 행사한 의원들을 기소한 것입니다. 민주당 문학진 강기정 의원, 민주노동당 강기갑 이정희 의원, 그리고 한나라당 조원진 의원 등 5명입니다. 폭력에 가담한 민주당, 민노당의 의원보좌관과 당직자 10명도 함께 기소됐습니다.

이들이 어떤 처벌을 받을지는 모르지만, 국회 내 폭력 문제로 국회의원들이 무더기로 국회 밖에서 법의 심판을 받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지금까지는 국회 윤리위원회에 회부돼 솜방망이 징계를 받거나 아무 일 없었던 듯 흐지부지 처리돼 왔습니다. 이런 온정적인 대처가 국회 폭력을 키웠는지도 모릅니다. 이번에야 말로 법원이 제대로 심판해 국회 폭력을 근절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법은 지키라고 존재하는 것이고, 국회의원은 그런 법을 만드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정작 국회의원들이 법을 지키지 않는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법을 우습게 아는 그런 사람들에게 계속 법을 만들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옳을까요. 운전을 우습게 알거나 운전의 `운` 자도 모르는 사람이 모는 자동차에 타고 있으면 위험하지 않을까요. 그런 사람들은 추방해야 마땅합니다.

야당과 좌파세력은 지금 집회와 표현의 자유가 침해받고 있다면서 민주주의가 위기를 맞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한 쪽 눈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억지입니다. 민의의 전당인 국회가 야당의 떼쓰기와 불법, 폭력으로 인해 정상적으로 굴러가지 않고 있는 것이야말로 진짜 민주주의의 위기입니다.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려면 국회에서의 불법과 폭력부터 몰아내야 합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이진녕 논설위원 jinnyong@donga.com

혹시 작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법안 처리를 둘러싸고 국회에서 벌어졌던 폭력사태를 기억하십니까. 해머로 회의장 문을 부순 국회의원도 있고, 다른 의원의 명패를 내던지고 짓밟아 파손한 의원도 있습니다. 또 국회사무총장실 탁자 위에 올라가 마치 공중부양 하듯 뜀뛰기를 하거나 국회 경위를 폭행하고, 상임위 회의를 고의로 방해한 의원도 있습니다. 몸싸움을 하다 뒹굴어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한 의원도 있습니다.

그 사람들 지금 어떻게 됐을까요. 아무 탈 없이 멀쩡합니다. 다만 한 가지 변수가 생겼습니다. 검찰이 적극적으로 폭력을 행사한 의원들을 기소한 것입니다. 민주당 문학진 강기정 의원, 민주노동당 강기갑 이정희 의원, 그리고 한나라당 조원진 의원 등 5명입니다. 폭력에 가담한 민주당, 민노당의 의원보좌관과 당직자 10명도 함께 기소됐습니다.

이들이 어떤 처벌을 받을지는 모르지만, 국회 내 폭력 문제로 국회의원들이 무더기로 국회 밖에서 법의 심판을 받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지금까지는 국회 윤리위원회에 회부돼 솜방망이 징계를 받거나 아무 일 없었던 듯 흐지부지 처리돼 왔습니다. 이런 온정적인 대처가 국회 폭력을 키웠는지도 모릅니다. 이번에야 말로 법원이 제대로 심판해 국회 폭력을 근절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법은 지키라고 존재하는 것이고, 국회의원은 그런 법을 만드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정작 국회의원들이 법을 지키지 않는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법을 우습게 아는 그런 사람들에게 계속 법을 만들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옳을까요. 운전을 우습게 알거나 운전의 `운` 자도 모르는 사람이 모는 자동차에 타고 있으면 위험하지 않을까요. 그런 사람들은 추방해야 마땅합니다.

야당과 좌파세력은 지금 집회와 표현의 자유가 침해받고 있다면서 민주주의가 위기를 맞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한 쪽 눈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억지입니다. 민의의 전당인 국회가 야당의 떼쓰기와 불법, 폭력으로 인해 정상적으로 굴러가지 않고 있는 것이야말로 진짜 민주주의의 위기입니다.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려면 국회에서의 불법과 폭력부터 몰아내야 합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이진녕 논설위원 jinn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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