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논평 : 정상적인 남북관계의 조건

등록 2009.08.26.
136일간 북한에 억류됐다가 풀려난 현대아산 직원 유성진 씨 외에도 2005년부터 2008년 2월까지 북에 억류됐던 우리 근로자가 4명이나 더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모두 노무현 정부 때의 일입니다. 억류 이유는 북한 체제 비판이나 북한 여성 근로자와의 교제 등 유성진 씨의 경우와 흡사합니다.

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은 이런 사실이 지금껏 전혀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유는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억류 사실이 공개되면 국내에서 근로자 신변 안전 문제에 관한 여론이 들끓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개성공단 사업과 나아가 남북관계 전반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라고 정부가 우려했기 때문이겠죠.

2005년 사건 때는 북이 우리 정부에 공개 사과를 요구하면서 북한 근로자 전원 철수와 해당 기업의 퇴출까지 위협했는데도 국내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넘어갔습니다. 우리 정부가 얼마나 저자세를 취했을지 보지 않아도 충분히 짐작이 갑니다. 이런 저자세가 쌓이고 쌓여 결국 유성진 씨 경우 같은 장기 억류 사태가 빚어진 것 아니겠습니까.

북의 땅에 가서 일하면서 북의 신경을 건드리는 행위를 하는 것도 물론 잘못입니다. 그러나 우리와 북한 간에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2004년 1월 나름의 처리 기준을 담은 합의를 한 바 있는데, 이것이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유 씨의 경우는 말할 것도 없고, 이전 4명의 경우도 비록 5일 내지 7일 만에 풀려나긴 했지만 북은 우리 쪽 인사의 면회나, 조사 때 입회 같은 기본적인 권리조차 보장하지 않았습니다. 조사하면서 강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했고, 심지어 유 씨한테는 남측 정보기관의 지령을 받았다는 허위 진술을 강요하기도 했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남북관계가 중요하더라도 우리 국민의 안전이 관련된 일에는 정부가 당당하게 대처해야 합니다. 숨기거나 비굴해서는 안 됩니다. 북으로 하여금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합의를 존중하는 등 기본을 지키도록 해야 남북관계가 정상궤도에 올라설 수 있습니다. 탈선사고는 결코 우연히 발생하는 것이 아닙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136일간 북한에 억류됐다가 풀려난 현대아산 직원 유성진 씨 외에도 2005년부터 2008년 2월까지 북에 억류됐던 우리 근로자가 4명이나 더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모두 노무현 정부 때의 일입니다. 억류 이유는 북한 체제 비판이나 북한 여성 근로자와의 교제 등 유성진 씨의 경우와 흡사합니다.

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은 이런 사실이 지금껏 전혀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유는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억류 사실이 공개되면 국내에서 근로자 신변 안전 문제에 관한 여론이 들끓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개성공단 사업과 나아가 남북관계 전반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라고 정부가 우려했기 때문이겠죠.

2005년 사건 때는 북이 우리 정부에 공개 사과를 요구하면서 북한 근로자 전원 철수와 해당 기업의 퇴출까지 위협했는데도 국내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넘어갔습니다. 우리 정부가 얼마나 저자세를 취했을지 보지 않아도 충분히 짐작이 갑니다. 이런 저자세가 쌓이고 쌓여 결국 유성진 씨 경우 같은 장기 억류 사태가 빚어진 것 아니겠습니까.

북의 땅에 가서 일하면서 북의 신경을 건드리는 행위를 하는 것도 물론 잘못입니다. 그러나 우리와 북한 간에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2004년 1월 나름의 처리 기준을 담은 합의를 한 바 있는데, 이것이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유 씨의 경우는 말할 것도 없고, 이전 4명의 경우도 비록 5일 내지 7일 만에 풀려나긴 했지만 북은 우리 쪽 인사의 면회나, 조사 때 입회 같은 기본적인 권리조차 보장하지 않았습니다. 조사하면서 강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했고, 심지어 유 씨한테는 남측 정보기관의 지령을 받았다는 허위 진술을 강요하기도 했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남북관계가 중요하더라도 우리 국민의 안전이 관련된 일에는 정부가 당당하게 대처해야 합니다. 숨기거나 비굴해서는 안 됩니다. 북으로 하여금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합의를 존중하는 등 기본을 지키도록 해야 남북관계가 정상궤도에 올라설 수 있습니다. 탈선사고는 결코 우연히 발생하는 것이 아닙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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