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논평: 대기업이 먼저 뛰어야

등록 2009.08.31.
외국에서는 대기업들이 글로벌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맷집이 세져 부활하고 있다고 합니다. 1990년대 `굴뚝기업`의 몰락으로 "대기업의 시대는 끝났다"는 소리가 나왔지만 큰 덩치 덕에 외부 충격을 잘 견뎠고 경영효율도 높여 부활에 성공했다는 것입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비디오 테크놀로지를 활용해 직원들과 소통하는 시스코, 1만5000명이 참여하는 브레인 스토밍으로 거대조직의 정체현상을 극복한 IBM, 벤처기업의 장점을 체질화한 디즈니 등을 성공사례로 꼽습니다.

반면 한국의 대기업들은 투자기피증을 앓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의 투자는 작년 상반기보다 9.1% 감소했습니다. 이들의 현금성 자산은 6개월 사이에 10.4% 증가했습니다. 전체로 보아도 상반기 중 국내 설비투자는 무려 20.2% 감소했습니다. 취업자 수도 함께 감소해 14만1000명이나 줄었죠.

정부가 내년부터 법인세와 소득세를 추가 인하하는 세제개편안을 내놓자 한나라당 일각에서 `기업들이 투자를 하지도 않는데 세금을 깎아줄 필요가 있느냐`며 반대할 정도도 투자가 부진합니다.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유동성 확보가 중요해졌고 불확실한 경기 탓에 사업을 크게 벌이기가 마뜩찮은 탓입니다.

설비투자가 늘어나야 고용도 증가하고 소비도 늘어 다시 설비투자를 늘어나게 하는 선순환 구조가 됩니다. 최근 여기저기서 보이는 경기회복세가 뚜렷해지려면 역시나 설비투자가 되살아나야 합니다.

현재 성장 축의 하나인 반도체나 휴대폰 등 정보통신산업도 1980년대 앞날이 불투명했던 시절에 대기업들이 과감하게 투자를 하고 키워온 결과입니다. 당시처럼 기업가정신을 발휘해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아나서야 할 때입니다.

지난 정부 시절 대기업들이 불평했던 투자 장애요인도 많이 사라졌습니다. 투자에서 선도적 기능을 하는 대기업이 설비투자와 연구개발투자를 도전적으로 늘릴 시점입니다. 자본과 노동 투입이 증가하고 경제효율화 노력도 뒤따른다면 현재 3% 후반까지 밀린 잠재성장률도 회복될 수 있습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홍권희 논설위원 konihong@donga.com

외국에서는 대기업들이 글로벌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맷집이 세져 부활하고 있다고 합니다. 1990년대 `굴뚝기업`의 몰락으로 "대기업의 시대는 끝났다"는 소리가 나왔지만 큰 덩치 덕에 외부 충격을 잘 견뎠고 경영효율도 높여 부활에 성공했다는 것입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비디오 테크놀로지를 활용해 직원들과 소통하는 시스코, 1만5000명이 참여하는 브레인 스토밍으로 거대조직의 정체현상을 극복한 IBM, 벤처기업의 장점을 체질화한 디즈니 등을 성공사례로 꼽습니다.

반면 한국의 대기업들은 투자기피증을 앓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의 투자는 작년 상반기보다 9.1% 감소했습니다. 이들의 현금성 자산은 6개월 사이에 10.4% 증가했습니다. 전체로 보아도 상반기 중 국내 설비투자는 무려 20.2% 감소했습니다. 취업자 수도 함께 감소해 14만1000명이나 줄었죠.

정부가 내년부터 법인세와 소득세를 추가 인하하는 세제개편안을 내놓자 한나라당 일각에서 `기업들이 투자를 하지도 않는데 세금을 깎아줄 필요가 있느냐`며 반대할 정도도 투자가 부진합니다.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유동성 확보가 중요해졌고 불확실한 경기 탓에 사업을 크게 벌이기가 마뜩찮은 탓입니다.

설비투자가 늘어나야 고용도 증가하고 소비도 늘어 다시 설비투자를 늘어나게 하는 선순환 구조가 됩니다. 최근 여기저기서 보이는 경기회복세가 뚜렷해지려면 역시나 설비투자가 되살아나야 합니다.

현재 성장 축의 하나인 반도체나 휴대폰 등 정보통신산업도 1980년대 앞날이 불투명했던 시절에 대기업들이 과감하게 투자를 하고 키워온 결과입니다. 당시처럼 기업가정신을 발휘해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아나서야 할 때입니다.

지난 정부 시절 대기업들이 불평했던 투자 장애요인도 많이 사라졌습니다. 투자에서 선도적 기능을 하는 대기업이 설비투자와 연구개발투자를 도전적으로 늘릴 시점입니다. 자본과 노동 투입이 증가하고 경제효율화 노력도 뒤따른다면 현재 3% 후반까지 밀린 잠재성장률도 회복될 수 있습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홍권희 논설위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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