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논평 : 북한은 수해 방지, 이산가족 상봉에 진정성 보여야

등록 2009.10.13.
남과 북은 14일 개성공단 내 남북경협협의사무소에서 임진강 수해방지 실무회담을 열고 이어 16일에는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주의 현안 협의를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을 갖기로 합의했습니다. 남측이 임진강 수해 방지를 위한 실무회담과 적십자 실무 접촉을 하자고 제의한 그제 동해상으로 단거리 미사일 5발을 발사해 우려를 자아냈던 북측이 하루 만에 회담 개최에 동의한 것입니다. 한편으로 대화의 손을 내밀고 다른 한편으로 무력 도발을 하는 전형적 `양면 전술`입니다.

수해방지와 이산가족 문제는 남북이 하루 바삐 만나 해결책을 찾아야할 시급한 현안입니다. 말로는 `우리 민족끼리`를 내세우는 북한이 두 가지 현안을 논의하자는 남측 제안을 거부할 명분은 없습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말한 대로 "한국 일본과의 관계도 개선하려고 한다"면 이번 회담에 진정성을 갖고 임해야 할 것입니다.

남북은 이미 2000년 1차 정상회담 이후 여러 차례 임진강 수해방지 대책을 논의했으나 구체적 대책에는 합의하지 못했습니다. 지난 달에는 북한의 황강댐 무단 방류로 우리 민간이 6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해 북한의 의도를 의심치 않을 수 없습니다. 북한은 무단 방류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경위를 자세히 설명해야 할 것입니다. 북한이 "많은 물을 방류할 경우 사전 통보하겠다"고 약속했으나 그간의 행적으로 보면 안심할 수가 없습니다. 북한은 우리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결과를 내놓아야 할 것입니다.

올 추석 때 남과 북의 상봉 신청자 196명이 그리운 혈육을 만났으나 이는 전체 이산 가족 가운데 극히 일부입니다. 남측의 경우 8만7580명의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들이 대부분 고령이어서 일회성 상봉으로는 이들의 한을 풀기가 불가능합니다. 이들이 세상을 떠난 후에는 상봉 합의도 의미가 없습니다.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을 정례화하고 우선 가족 소식이라도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만약 북한이 이번 남북간 회담을 북미회담을 위한 분위기 조성에 필요한 정도로 생각한다면 큰 오판이 될 것입니다. 북한은 수해 방지와 이산가족 상봉에 진정성을 보여야 북미 회담과 다자간 회담에서도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박영균 논설위원 parkyk@donga.com

남과 북은 14일 개성공단 내 남북경협협의사무소에서 임진강 수해방지 실무회담을 열고 이어 16일에는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주의 현안 협의를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을 갖기로 합의했습니다. 남측이 임진강 수해 방지를 위한 실무회담과 적십자 실무 접촉을 하자고 제의한 그제 동해상으로 단거리 미사일 5발을 발사해 우려를 자아냈던 북측이 하루 만에 회담 개최에 동의한 것입니다. 한편으로 대화의 손을 내밀고 다른 한편으로 무력 도발을 하는 전형적 `양면 전술`입니다.

수해방지와 이산가족 문제는 남북이 하루 바삐 만나 해결책을 찾아야할 시급한 현안입니다. 말로는 `우리 민족끼리`를 내세우는 북한이 두 가지 현안을 논의하자는 남측 제안을 거부할 명분은 없습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말한 대로 "한국 일본과의 관계도 개선하려고 한다"면 이번 회담에 진정성을 갖고 임해야 할 것입니다.

남북은 이미 2000년 1차 정상회담 이후 여러 차례 임진강 수해방지 대책을 논의했으나 구체적 대책에는 합의하지 못했습니다. 지난 달에는 북한의 황강댐 무단 방류로 우리 민간이 6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해 북한의 의도를 의심치 않을 수 없습니다. 북한은 무단 방류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경위를 자세히 설명해야 할 것입니다. 북한이 "많은 물을 방류할 경우 사전 통보하겠다"고 약속했으나 그간의 행적으로 보면 안심할 수가 없습니다. 북한은 우리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결과를 내놓아야 할 것입니다.

올 추석 때 남과 북의 상봉 신청자 196명이 그리운 혈육을 만났으나 이는 전체 이산 가족 가운데 극히 일부입니다. 남측의 경우 8만7580명의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들이 대부분 고령이어서 일회성 상봉으로는 이들의 한을 풀기가 불가능합니다. 이들이 세상을 떠난 후에는 상봉 합의도 의미가 없습니다.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을 정례화하고 우선 가족 소식이라도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만약 북한이 이번 남북간 회담을 북미회담을 위한 분위기 조성에 필요한 정도로 생각한다면 큰 오판이 될 것입니다. 북한은 수해 방지와 이산가족 상봉에 진정성을 보여야 북미 회담과 다자간 회담에서도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박영균 논설위원 parky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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