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가 받은건 ‘노벨 희망상’?
등록 2009.10.14.(박제균 앵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둘러싼 찬반 논란이 여전히 시끄럽습니다. 건강보험 개혁, 아프가니스탄 파병 문제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미국 여론이 대통령의 노벨상 수상을 계기로 반목의 골이 더욱 깊어지는 양상입니다.
(김현수 앵커) 심지어 오바마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정중히 거절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데요. 국제부 전승훈 기자가 스튜디오 나와 있습니다. 전 기자, 먼저 이번 노벨 평화상이 뜨거운 논란을 불러온 이유부터 정리해주시죠.
(전승훈 기자) 요약해서 말하면 수상시기가 너무 빠르다는 것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9개월 만에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습니다. 독일의 시사주간 슈피겔은 `오바마 대통령이 상을 받는 것은 2~3km 달린 마라토너에게 메달을 주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은 1월20일이었는데, 노벨위원회가 올해 평화상 수상자 후보 마감을 한 것은 2월1일이었습니다. 영국의 데일리텔레그래프지는 `취임한지 12일 밖에 안됐던 오바마를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한 것은 정치적인 결정`이라며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이번 결정으로 오바마 뿐 아니라 노벨상의 권위도 크게 손상됐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박 앵커) 그럼 노벨위원회가 밝힌 오바마 대통령의 수상 업적은 무엇입니까.
(전 기자) 게이르 룬데스타드 노르웨이 노벨위 사무총장은 12일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다자주의 외교, 핵군축, 기후변화 대응노력 등으로 볼 때 오바마 대통령은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을 그 어떤 수상자보다 훌륭히 충족시켰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후 이란, 쿠바, 러시아, 팔레스타인, 북한 등과 화해노력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결실을 맺은 것은 하나도 없으며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오히려 상황이 악화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 미국 언론에서는 이번 노벨평화상은 업적이 아닌 기대에 준 상이라는 뜻으로 `노벨 희망상`(Nobel Hope Prize)으로 부르거나, 오바마의 화려한 연설에 준 상이므로 `노벨 문학상`을 줘야한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김 앵커) 일각에서는 오바마 대통령 스스로가 정중히 수상을 거절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지요.
(전 기자) 조지 부시 행정부에서 유엔주재 대사를 지낸 존 볼턴은 `노벨상은 업적에 수여하는 것이지 노력을 평가하는 상이 아니다`며 `대통령은 수상을 거절하고 업적을 쌓은 3, 4년 뒤에나 다시 검토해 줄 것을 요청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도 `오바마 대통령은 `나 대신 세계 평화를 수호하는 중요한 임무를 맡고 있는 미국 육군과 해군 공군 및 해병대가 상을 받아야 한다`고 선언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박 앵커) 노벨평화상이 정치적인 선정이라는 논란을 빚었던 사례는 종종 있었지요.
(전 기자) 네 그렇습니다. 1994년 이스라엘의 이츠하크 라빈 총리,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해방기구 의장의 공동수상은 끝나지 않은 유혈분쟁의 당사자가 상을 받았다는 점에서 정치적 논란을 낳았습니다.
특히 2000년 대 이후 노벨상 수상자는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일방적인 외교`를 비판해온 인사들이 잇달아 수상했습니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 직전인 2002년에는 클린턴 행정부의 대북특사로 대표적인 협상론자였던 지미 카터 미 대통령이 노벨상을 수상했고, 2005년에는 이라크에서 대량살상무기를 찾아 나선 부시 행정부와 불편한 관계를 맺어왔던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이 수상했습니다.
또한 2007년에는 대선 당시 부시 전 대통령과 끝까지 경합했던 민주당 후보 앨 고어가 수상했고, 오바마 대통령도 부시 행정부와 다른 외교노선을 걸을 것이라는 기대만으로 취임 9개월만에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결국 최근 20년간 민주당 출신 미국 대통령 중에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만이 유일하게 노벨상을 못 받은 사람이 됐다고 합니다.
(김 앵커) 노벨평화상 수상이 미국의 안보정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는데요.
(전 기자) 미국의 보수파에서 반발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입니다. 노벨위원회가 노벨평화상을 미국의 안보정책과 국제정치에 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보수성향의 라디오 진행자인 러시 림보는 `유럽의 좌파 엘리트들이 노벨상을 통해 오바마가 아프간에 병력파견, 이란의 핵 개발 제재에 관해 미국이 적대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유약해질 것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주장했습니다. 독일의 슈피겔지는 노벨상을 수상한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현실정치 뿐 아니라 전 세계인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동시에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에 큰 부담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12일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노벨상 수상이 아프가니스탄 추가 파병문제 등 국가안보와 관련된 대통령의 결정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박 앵커) 네, 노벨평화상, 뭔가 깔끔하지는 않은 느낌입니다. 전 기자 수고했습니다.
◆오바마가 받은 건 노벨문학상(?)
(박제균 앵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둘러싼 찬반 논란이 여전히 시끄럽습니다. 건강보험 개혁, 아프가니스탄 파병 문제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미국 여론이 대통령의 노벨상 수상을 계기로 반목의 골이 더욱 깊어지는 양상입니다.
(김현수 앵커) 심지어 오바마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정중히 거절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데요. 국제부 전승훈 기자가 스튜디오 나와 있습니다. 전 기자, 먼저 이번 노벨 평화상이 뜨거운 논란을 불러온 이유부터 정리해주시죠.
(전승훈 기자) 요약해서 말하면 수상시기가 너무 빠르다는 것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9개월 만에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습니다. 독일의 시사주간 슈피겔은 `오바마 대통령이 상을 받는 것은 2~3km 달린 마라토너에게 메달을 주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은 1월20일이었는데, 노벨위원회가 올해 평화상 수상자 후보 마감을 한 것은 2월1일이었습니다. 영국의 데일리텔레그래프지는 `취임한지 12일 밖에 안됐던 오바마를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한 것은 정치적인 결정`이라며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이번 결정으로 오바마 뿐 아니라 노벨상의 권위도 크게 손상됐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박 앵커) 그럼 노벨위원회가 밝힌 오바마 대통령의 수상 업적은 무엇입니까.
(전 기자) 게이르 룬데스타드 노르웨이 노벨위 사무총장은 12일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다자주의 외교, 핵군축, 기후변화 대응노력 등으로 볼 때 오바마 대통령은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을 그 어떤 수상자보다 훌륭히 충족시켰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후 이란, 쿠바, 러시아, 팔레스타인, 북한 등과 화해노력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결실을 맺은 것은 하나도 없으며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오히려 상황이 악화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 미국 언론에서는 이번 노벨평화상은 업적이 아닌 기대에 준 상이라는 뜻으로 `노벨 희망상`(Nobel Hope Prize)으로 부르거나, 오바마의 화려한 연설에 준 상이므로 `노벨 문학상`을 줘야한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김 앵커) 일각에서는 오바마 대통령 스스로가 정중히 수상을 거절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지요.
(전 기자) 조지 부시 행정부에서 유엔주재 대사를 지낸 존 볼턴은 `노벨상은 업적에 수여하는 것이지 노력을 평가하는 상이 아니다`며 `대통령은 수상을 거절하고 업적을 쌓은 3, 4년 뒤에나 다시 검토해 줄 것을 요청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도 `오바마 대통령은 `나 대신 세계 평화를 수호하는 중요한 임무를 맡고 있는 미국 육군과 해군 공군 및 해병대가 상을 받아야 한다`고 선언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박 앵커) 노벨평화상이 정치적인 선정이라는 논란을 빚었던 사례는 종종 있었지요.
(전 기자) 네 그렇습니다. 1994년 이스라엘의 이츠하크 라빈 총리,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해방기구 의장의 공동수상은 끝나지 않은 유혈분쟁의 당사자가 상을 받았다는 점에서 정치적 논란을 낳았습니다.
특히 2000년 대 이후 노벨상 수상자는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일방적인 외교`를 비판해온 인사들이 잇달아 수상했습니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 직전인 2002년에는 클린턴 행정부의 대북특사로 대표적인 협상론자였던 지미 카터 미 대통령이 노벨상을 수상했고, 2005년에는 이라크에서 대량살상무기를 찾아 나선 부시 행정부와 불편한 관계를 맺어왔던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이 수상했습니다.
또한 2007년에는 대선 당시 부시 전 대통령과 끝까지 경합했던 민주당 후보 앨 고어가 수상했고, 오바마 대통령도 부시 행정부와 다른 외교노선을 걸을 것이라는 기대만으로 취임 9개월만에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결국 최근 20년간 민주당 출신 미국 대통령 중에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만이 유일하게 노벨상을 못 받은 사람이 됐다고 합니다.
(김 앵커) 노벨평화상 수상이 미국의 안보정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는데요.
(전 기자) 미국의 보수파에서 반발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입니다. 노벨위원회가 노벨평화상을 미국의 안보정책과 국제정치에 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보수성향의 라디오 진행자인 러시 림보는 `유럽의 좌파 엘리트들이 노벨상을 통해 오바마가 아프간에 병력파견, 이란의 핵 개발 제재에 관해 미국이 적대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유약해질 것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주장했습니다. 독일의 슈피겔지는 노벨상을 수상한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현실정치 뿐 아니라 전 세계인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동시에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에 큰 부담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12일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노벨상 수상이 아프가니스탄 추가 파병문제 등 국가안보와 관련된 대통령의 결정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박 앵커) 네, 노벨평화상, 뭔가 깔끔하지는 않은 느낌입니다. 전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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