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논평: 외고는 사교육비 증가에 책임의식 가져야

등록 2009.10.20.
외국어고등학교를 둘러싸고 때 아닌 `마녀 사냥` 논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이 외국어고를 자율형 사립고로 전환시키겠다고 발언하면서 공방이 시작됐습니다. 외국어고 입시가 갈수록 과열되어 사교육비가 크게 늘어나고 있으므로 외고를 자율형 사립고로 전환시키자는 게 정두언 의원의 주장입니다. 이렇게 되면 외고는 폐지됩니다. 외고 측은 `마녀 사냥` 식 발상이라며 반격에 나섰습니다. 외고를 사교육비 증가의 주범으로 모는 것은 부당하다는 겁니다. 외고를 폐지해도 대학입시 경쟁은 계속 남아 있기 때문에 사교육비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이에 대해 정두언 의원은 다시 공격에 나섰습니다. 그는 어제 "마녀 사냥은 마녀가 아닌 사람을 마녀로 몰아가는 것은 말하지만 외고는 분명히 마녀"라고 몰아세웠습니다. 야당인 민주당 일부 의원도 외고 공격에 가세하고 있습니다. 정치권이 앞장서 외고 폐지론에 불을 불이는 양상입니다. 정치권이 외고 문제를 사교육비에만 초점을 맞춰 바라보는 것은 잘못된 시각입니다. 외고가 그동안 평준화 체제에서 수월성 교육을 보완하는 역할을 해온 공로는 인정받아야 합니다. 외고 측 주장대로 외고가 사라져도 사교육비가 크게 줄어들지는 않을 것입니다. 외고 입시 경쟁은 더 좋은 교육을 받겠다는 한국 사회의 기본적인 욕구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우수한 학생들이 모여 공부하면 학습효과가 월등하다는 사실은 과학적으로도 입증된 바 있습니다. 따라서 사교육비 경감 효과는 미지수입니다. 그럼에도 외고 측 반성도 필요합니다. 외고는 외국어 인재 양성을 내걸면서도 이과반 까지 운영하면서 변칙적 운영을 해왔습니다. 학부모 입장에서는 외고에 들어가면 명문대에 갈 수 있는 확률이 크게 높아지므로 외고 입시가 과열된 것입니다. 이 점에서 외고는 사교육비 증가에 책임을 느껴야 합니다. 외고 입시방식에 따라 사교육 수요가 증가되어온 측면이 있으므로 교육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끄는 방향으로 입시를 진행해야 할 것입니다. 외고 폐지론 역시 정치적 접근에 따른 과격한 주장이므로 자제되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동아논평이었습니다.

홍찬식 논설위원 chansik@donga.com

외국어고등학교를 둘러싸고 때 아닌 `마녀 사냥` 논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이 외국어고를 자율형 사립고로 전환시키겠다고 발언하면서 공방이 시작됐습니다. 외국어고 입시가 갈수록 과열되어 사교육비가 크게 늘어나고 있으므로 외고를 자율형 사립고로 전환시키자는 게 정두언 의원의 주장입니다. 이렇게 되면 외고는 폐지됩니다. 외고 측은 `마녀 사냥` 식 발상이라며 반격에 나섰습니다. 외고를 사교육비 증가의 주범으로 모는 것은 부당하다는 겁니다. 외고를 폐지해도 대학입시 경쟁은 계속 남아 있기 때문에 사교육비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이에 대해 정두언 의원은 다시 공격에 나섰습니다. 그는 어제 "마녀 사냥은 마녀가 아닌 사람을 마녀로 몰아가는 것은 말하지만 외고는 분명히 마녀"라고 몰아세웠습니다. 야당인 민주당 일부 의원도 외고 공격에 가세하고 있습니다. 정치권이 앞장서 외고 폐지론에 불을 불이는 양상입니다. 정치권이 외고 문제를 사교육비에만 초점을 맞춰 바라보는 것은 잘못된 시각입니다. 외고가 그동안 평준화 체제에서 수월성 교육을 보완하는 역할을 해온 공로는 인정받아야 합니다. 외고 측 주장대로 외고가 사라져도 사교육비가 크게 줄어들지는 않을 것입니다. 외고 입시 경쟁은 더 좋은 교육을 받겠다는 한국 사회의 기본적인 욕구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우수한 학생들이 모여 공부하면 학습효과가 월등하다는 사실은 과학적으로도 입증된 바 있습니다. 따라서 사교육비 경감 효과는 미지수입니다. 그럼에도 외고 측 반성도 필요합니다. 외고는 외국어 인재 양성을 내걸면서도 이과반 까지 운영하면서 변칙적 운영을 해왔습니다. 학부모 입장에서는 외고에 들어가면 명문대에 갈 수 있는 확률이 크게 높아지므로 외고 입시가 과열된 것입니다. 이 점에서 외고는 사교육비 증가에 책임을 느껴야 합니다. 외고 입시방식에 따라 사교육 수요가 증가되어온 측면이 있으므로 교육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끄는 방향으로 입시를 진행해야 할 것입니다. 외고 폐지론 역시 정치적 접근에 따른 과격한 주장이므로 자제되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동아논평이었습니다.

홍찬식 논설위원 chansi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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