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안 읽으면서 노벨문학상 왜 궁금해?
등록 2009.11.24.(김현수 앵커) 김 교수는 23년 동안 프랑스 작가 알베르 카뮈의 모든 글을 번역해 올해 전집 20권을 곧 출판합니다. 더불어 문학평론가로서 한국문학에 애정 어린 쓴 소리도 아끼지 않는 김 교수를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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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소설을 좋아한 중학교 소년에게 1957년 전국 백일장은 잊지 못할 추억입니다.
(인터뷰) 김화영 / 고려대 명예교수·불문학자·문학비평가
" 장원 그러는데 내 이름을 부르는데 정신이 없어서 몰랐어. 그래서 같이 갔던 친구가 등을 떠밀면서 너야 너, 그러면서 밀려 나간 일이 있어요. 그래서 그때부터 지금까지 문학 이외에 딴 걸 한 게 없어, 나는. 문학이 그야말로 내 삶이었다고, 일생동안."
상을 받고 며칠 뒤, 프랑스 작가 알베르 카뮈가 노벨 문학상을 받았습니다. 전혀 다른 사건이지만 프랑스 문학의 권위자 김화영 교수에겐 기막힌 인연 같습니다.
카뮈로 학위를 받고, 그가 쓴 모든 글을 번역한 김 교수의 인생과 카뮈는 운명 같은 사이 이기 때문입니다.
2차 세계대전 후 폐허가 된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나, 질문을 던진 카뮈의 사상은 한국전쟁을 겪은 문학 소년의 마음을 흔들었습니다.
(인터뷰)
"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그 행복에 대한 추구가 우리같이 나라가 전쟁에 휩싸여서 완전히 폐허가 된 그런 시대에 어린시절을 살았으면 왜 그것이 호소력이 없겠어요. 같은 또 가난이라든가 불행을 함께 공유했던 사람이라면 그 따듯한 마음, 행복에 대한 열정이라든지."
김 교수 인생의 또 다른 축은 한국문학입니다. 지난달 펴낸 평론집에서 과장을 조금 보태 지난 10년 동안 한국의 모든 소설을 다 읽었다고 썼습니다. `풍요 속 빈곤`이 아쉽지만 그래도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인터뷰)
"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싶어요. 책을 내기 쉬워졌기 때문에 너무 많은 책이 나온다는 건 사실이지만, 그 덕분에 상당히 좋은 작가들이 발굴되고 있다는 건 좋은데, 다만…소설의 경우는 단편 소설은 그만 쓰고 장편 소설 좀 좋은 소설을 많이 냈으면 좋겠어요."
좋은 작가들이 세상으로부터 잊혀질까 두려워 설익은 작품을 너무 빨리 내놓는 세태도 안타깝습니다.
(인터뷰)
"그때그때의 각광받는 것에 너무 신경 써서 금방 냈는데 2년에 한 편씩 쓰는 사람 많아요. 저러고도 어떻게 좋은 작품이 나오길 기대할까. 그게 잘 안 되는 거예요."
해마다 10월만 되면 한국에서 노벨문학상이 나올까 관심이 쏠립니다. 김화영 교수의 시각은 조금 다릅니다.
(인터뷰)
" 훌륭한 작가도 중요하지만, 훌륭한 독자도 중요한 거 아니에요? 좋다는 문학이 뭔지 알만한 독자가 많은 나라가 노벨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 거죠, 안 그래? 근데 왜 매일 누가 노벨상을 받을지가 왜 궁금한데? 그 사람 책도 읽어본 적이 없는데."
김 교수는 요즘도 새로운 단어, 새로운 표현, 새로운 생각을 빽빽이 작은 수첩에 적고, 길을 걸을 때도 펼쳐봅니다. 끊임없이 어휘를 공부합니다. 그런 수첩만 몇 박스가 넘습니다.
(인터뷰)
"이게 항상 샘솟듯이 솟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말 사전이 항상 머리 속에 대기 중에 있어야 해요. 어휘가. 그 한 방법이 다른 사람 소설을 읽어야 해요. 그냥 읽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아요? 반드시 메모를 해야 해요."
동아일보 김현수입니다.
(박 제균 앵커) 베스트셀러 작가 말콤 글래드웰은 어떤 분야든 최소 만 시간을 투자하면 경지에 오른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수십 만 시간, 일생을 쏟으면 어떻게 될까요. 불문학자이자 문학 평론가인 김화영 고려대 명예교수는 문학이 곧 삶이라고 말합니다.
(김현수 앵커) 김 교수는 23년 동안 프랑스 작가 알베르 카뮈의 모든 글을 번역해 올해 전집 20권을 곧 출판합니다. 더불어 문학평론가로서 한국문학에 애정 어린 쓴 소리도 아끼지 않는 김 교수를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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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소설을 좋아한 중학교 소년에게 1957년 전국 백일장은 잊지 못할 추억입니다.
(인터뷰) 김화영 / 고려대 명예교수·불문학자·문학비평가
" 장원 그러는데 내 이름을 부르는데 정신이 없어서 몰랐어. 그래서 같이 갔던 친구가 등을 떠밀면서 너야 너, 그러면서 밀려 나간 일이 있어요. 그래서 그때부터 지금까지 문학 이외에 딴 걸 한 게 없어, 나는. 문학이 그야말로 내 삶이었다고, 일생동안."
상을 받고 며칠 뒤, 프랑스 작가 알베르 카뮈가 노벨 문학상을 받았습니다. 전혀 다른 사건이지만 프랑스 문학의 권위자 김화영 교수에겐 기막힌 인연 같습니다.
카뮈로 학위를 받고, 그가 쓴 모든 글을 번역한 김 교수의 인생과 카뮈는 운명 같은 사이 이기 때문입니다.
2차 세계대전 후 폐허가 된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나, 질문을 던진 카뮈의 사상은 한국전쟁을 겪은 문학 소년의 마음을 흔들었습니다.
(인터뷰)
"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그 행복에 대한 추구가 우리같이 나라가 전쟁에 휩싸여서 완전히 폐허가 된 그런 시대에 어린시절을 살았으면 왜 그것이 호소력이 없겠어요. 같은 또 가난이라든가 불행을 함께 공유했던 사람이라면 그 따듯한 마음, 행복에 대한 열정이라든지."
김 교수 인생의 또 다른 축은 한국문학입니다. 지난달 펴낸 평론집에서 과장을 조금 보태 지난 10년 동안 한국의 모든 소설을 다 읽었다고 썼습니다. `풍요 속 빈곤`이 아쉽지만 그래도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인터뷰)
"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싶어요. 책을 내기 쉬워졌기 때문에 너무 많은 책이 나온다는 건 사실이지만, 그 덕분에 상당히 좋은 작가들이 발굴되고 있다는 건 좋은데, 다만…소설의 경우는 단편 소설은 그만 쓰고 장편 소설 좀 좋은 소설을 많이 냈으면 좋겠어요."
좋은 작가들이 세상으로부터 잊혀질까 두려워 설익은 작품을 너무 빨리 내놓는 세태도 안타깝습니다.
(인터뷰)
"그때그때의 각광받는 것에 너무 신경 써서 금방 냈는데 2년에 한 편씩 쓰는 사람 많아요. 저러고도 어떻게 좋은 작품이 나오길 기대할까. 그게 잘 안 되는 거예요."
해마다 10월만 되면 한국에서 노벨문학상이 나올까 관심이 쏠립니다. 김화영 교수의 시각은 조금 다릅니다.
(인터뷰)
" 훌륭한 작가도 중요하지만, 훌륭한 독자도 중요한 거 아니에요? 좋다는 문학이 뭔지 알만한 독자가 많은 나라가 노벨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 거죠, 안 그래? 근데 왜 매일 누가 노벨상을 받을지가 왜 궁금한데? 그 사람 책도 읽어본 적이 없는데."
김 교수는 요즘도 새로운 단어, 새로운 표현, 새로운 생각을 빽빽이 작은 수첩에 적고, 길을 걸을 때도 펼쳐봅니다. 끊임없이 어휘를 공부합니다. 그런 수첩만 몇 박스가 넘습니다.
(인터뷰)
"이게 항상 샘솟듯이 솟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말 사전이 항상 머리 속에 대기 중에 있어야 해요. 어휘가. 그 한 방법이 다른 사람 소설을 읽어야 해요. 그냥 읽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아요? 반드시 메모를 해야 해요."
동아일보 김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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