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논평 : 국세청 매관매직 의혹 철저히 수사하라
등록 2009.11.24.기업에 그림을 강매한 혐의로 구속된 안원구 국세청 국장의 부인이자 가인갤러리의 대표인 홍혜경 씨가 폭로한 내용입니다. 국민의 세금을 투명하게 걷어야할 국세청에서 고위직 자리를 놓고 뇌물을 요구하는 일이 벌어졌다니 충격적입니다. 검찰은 어디까지 사실인지 낱낱이 밝혀 한점의 의혹도 없게 해야 할 것입니다.
의혹을 밝혀야할 당사자인 한상률 전 청장은 올해 초 미국으로 출국해 장기 체류중입니다. 한 전 청장은 이미 뇌물수수죄로 구속된 전군표 전 청장에게 시가 3000만원 안팎의 그림을 선물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고 있습니다. 검찰은 한 전 청장을 소환해 철저히 조사해야 합니다. 한 전 청장이 `정권 실세에게 10억원을 갖다 줘야 한다`고 말했다는 홍씨의 폭로에 대해서도 적극 수사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세청의 부패와 비리 의혹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1988년 이후 현재의 백용호 청장을 제외한 9명의 청장 가운데 6명이 각종 비리에 연루돼 구속되거나 불명예 퇴진했습니다. 부하에게 인사청탁조로 돈을 받거나 업체에서 고가의 아파트를 받은 청장도 있습니다. 구속된 안 국장은 5개 기업에 세무조사 무마를 대가로 부인의 갤러리에서 그림을 사도록 해 14억 6600만원의 이득을 본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런 지경이니 어느 기업이 세무조사를 달게 받겠으며 어느 국민이 세금을 흔쾌히 낼 것인지 걱정이 됩니다.
역대 청장이 구속되거나 추문에 휩싸여 물러날 때마다 국세청은 `온몸을 던져서라도 인사청탁을 막겠다`거나 `이를 계기로 다시 태어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다짐했던 청장들이 줄줄이 부패와 비리 혐의를 받아 구속되거나 물러났으니 이젠 국세청의 개혁과 쇄신 다짐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기도 힘들게 됐습니다.
그동안 부패와 비리에 연루된 역대 국세청장들은 국세청 내부 출신이 대부분입니다. 현재의 백용호 청장은 내부 출신이 아닌 만큼 과거의 부담도 적을 것입니다. 백 청장은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지 않도록 개혁에 적극 나서야 할 것입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박영균 논설위원 parkyk@donga.com
"한상률 전 국세청장이 남편에게 국세청 차장 자리를 제의하면서 3억원을 요구했습니다."
기업에 그림을 강매한 혐의로 구속된 안원구 국세청 국장의 부인이자 가인갤러리의 대표인 홍혜경 씨가 폭로한 내용입니다. 국민의 세금을 투명하게 걷어야할 국세청에서 고위직 자리를 놓고 뇌물을 요구하는 일이 벌어졌다니 충격적입니다. 검찰은 어디까지 사실인지 낱낱이 밝혀 한점의 의혹도 없게 해야 할 것입니다.
의혹을 밝혀야할 당사자인 한상률 전 청장은 올해 초 미국으로 출국해 장기 체류중입니다. 한 전 청장은 이미 뇌물수수죄로 구속된 전군표 전 청장에게 시가 3000만원 안팎의 그림을 선물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고 있습니다. 검찰은 한 전 청장을 소환해 철저히 조사해야 합니다. 한 전 청장이 `정권 실세에게 10억원을 갖다 줘야 한다`고 말했다는 홍씨의 폭로에 대해서도 적극 수사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세청의 부패와 비리 의혹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1988년 이후 현재의 백용호 청장을 제외한 9명의 청장 가운데 6명이 각종 비리에 연루돼 구속되거나 불명예 퇴진했습니다. 부하에게 인사청탁조로 돈을 받거나 업체에서 고가의 아파트를 받은 청장도 있습니다. 구속된 안 국장은 5개 기업에 세무조사 무마를 대가로 부인의 갤러리에서 그림을 사도록 해 14억 6600만원의 이득을 본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런 지경이니 어느 기업이 세무조사를 달게 받겠으며 어느 국민이 세금을 흔쾌히 낼 것인지 걱정이 됩니다.
역대 청장이 구속되거나 추문에 휩싸여 물러날 때마다 국세청은 `온몸을 던져서라도 인사청탁을 막겠다`거나 `이를 계기로 다시 태어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다짐했던 청장들이 줄줄이 부패와 비리 혐의를 받아 구속되거나 물러났으니 이젠 국세청의 개혁과 쇄신 다짐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기도 힘들게 됐습니다.
그동안 부패와 비리에 연루된 역대 국세청장들은 국세청 내부 출신이 대부분입니다. 현재의 백용호 청장은 내부 출신이 아닌 만큼 과거의 부담도 적을 것입니다. 백 청장은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지 않도록 개혁에 적극 나서야 할 것입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박영균 논설위원 parky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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