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논평: 보즈워스가 北에 해야 할 말

등록 2009.12.07.
◆동아논평: 보즈워스가 북한에 해야 할 말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내일 평양에 갑니다. 미국과 북한이 처음으로 양국 관계를 의제로 삼아 공식 대화를 시작하는 겁니다. 보즈워스 대표는 2박3일간 평양에 머무르며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 등과 만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재개되는 북미 회담에서 양측은 무슨 얘기를 할까요. 미 국무부 대변인은 "보즈워스 대표를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이 북한 당국자와 만나 6자회담 재개, 9·19 공동성명 이행을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보즈워스도 "북한이 북미 양자대화를 기대하고 있지만 6자회담이 기본적인 논의의 틀"이라며 "방북 목적은 다자간 논의를 재개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이번 대화를 북한을 6자회담으로 끌어내는 징검다리로 삼으려는 것입니다.

보즈워스 대표는 올해 초에도 평양 방문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미국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 포기 약속을 요구했지만 평양은 응하지 않았습니다. 미국은 보즈워스의 조기 방북을 접었고, 북한은 4월5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이어 5월25일 핵실험으로 북미 관계를 냉각시켰습니다. 사태가 악화되기는 했지만 미국은 북미 접촉을 애걸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북한도 만만치 않습니다. 조선신보는 지난 주 `평화`가 북미 양자대화의 외면할 수 없는 주제라고 주장했습니다. 북미 평화협정 체결문제를 우선적으로 다루겠다는 의도입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 10월 북미 회담 결과를 6자회담을 포함한 다자회담을 진행하는 전제조건으로 삼겠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평화 운운하는 것은 가소로운 일입니다. 2005년에 만들어진 9·19 공동선언을 한번 돌아볼까요. 9·19선언에는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 계획을 포기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핵확산금지조약(NPT)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조치에 복귀할 것을 공약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보즈워스는 북한은 평화에 대해 말할 자격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해야 합니다. 북한이 대화할 용의가 있다면 6자회담 복귀가 최선이라는 점도 명확히 해야 합니다. 보즈워스는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북한의 속셈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점을 각인시켜야 합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방형남 논설위원 hnbhang@donga.com

◆동아논평: 보즈워스가 북한에 해야 할 말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내일 평양에 갑니다. 미국과 북한이 처음으로 양국 관계를 의제로 삼아 공식 대화를 시작하는 겁니다. 보즈워스 대표는 2박3일간 평양에 머무르며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 등과 만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재개되는 북미 회담에서 양측은 무슨 얘기를 할까요. 미 국무부 대변인은 "보즈워스 대표를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이 북한 당국자와 만나 6자회담 재개, 9·19 공동성명 이행을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보즈워스도 "북한이 북미 양자대화를 기대하고 있지만 6자회담이 기본적인 논의의 틀"이라며 "방북 목적은 다자간 논의를 재개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이번 대화를 북한을 6자회담으로 끌어내는 징검다리로 삼으려는 것입니다.

보즈워스 대표는 올해 초에도 평양 방문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미국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 포기 약속을 요구했지만 평양은 응하지 않았습니다. 미국은 보즈워스의 조기 방북을 접었고, 북한은 4월5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이어 5월25일 핵실험으로 북미 관계를 냉각시켰습니다. 사태가 악화되기는 했지만 미국은 북미 접촉을 애걸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북한도 만만치 않습니다. 조선신보는 지난 주 `평화`가 북미 양자대화의 외면할 수 없는 주제라고 주장했습니다. 북미 평화협정 체결문제를 우선적으로 다루겠다는 의도입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 10월 북미 회담 결과를 6자회담을 포함한 다자회담을 진행하는 전제조건으로 삼겠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평화 운운하는 것은 가소로운 일입니다. 2005년에 만들어진 9·19 공동선언을 한번 돌아볼까요. 9·19선언에는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 계획을 포기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핵확산금지조약(NPT)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조치에 복귀할 것을 공약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보즈워스는 북한은 평화에 대해 말할 자격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해야 합니다. 북한이 대화할 용의가 있다면 6자회담 복귀가 최선이라는 점도 명확히 해야 합니다. 보즈워스는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북한의 속셈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점을 각인시켜야 합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방형남 논설위원 hnb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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