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논평: 외국어고 줄거나, 없어지거나

등록 2009.12.10.
현재 초등학교 6학년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2013학년도부터 외국어고가 크게 달라집니다. 지금처럼 외고로 남을 경우 학생수가 대폭 줄어들게 됩니다. 아니면 국제고나 자율형 공립고, 또는 자율형 사립고로 바꿔야 합니다.

오늘(10일) 정부가 발표한 외고 개편안은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해 마련된 정책입니다. 즉, 외고가 사교육비의 주범이니까 아예 없애거나 그게 안 되면 줄이기라도 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정부는 외고들이 어떻게 바꿀 것인지는 스스로 선택하라고 했습니다.

이와 함께 현재 중학교 2학년에 해당되는 2011학년도부터 외고와 국제고, 자율형 사립고 전형에서 토플과 영어경시대회 성적을 빼도록 했습니다.

대신 입학사정관들이 학생들의 잠재력을 평가해서 합격을 결정하게 됩니다. 영어 듣기평가나 필기고사도 안되고, 교과지식을 묻는 구술면접이나 적성검사도 할 수 없습니다. 중학교 2, 3학년의 영어성적만 봐야 합니다.

자, 이렇게 되면 지금 중학교 1, 2학년 학생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우선 영어 내신 평가에서 무조건 만점을 받아야겠지요. 영어 내신을 위한 사교육은 줄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더 난감한 것은 입학사정관의 합격선을 어떻게 뚫느냐가 될 것 같습니다. 현 정부의 방침이 외고는 외국어와 관련된 전공과 직업을 택할 학생만 받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입학사정관에게 장래 외교관이 되겠다거나 국제무대에서 뛰는 전문가가 되겠다고 하면 곤란할 겁니다. 통역가 번역가 같은 장래포부를 밝히고, 얼마나 애써왔는가를 증명해야 할 텐데 이런 게 영어 리스닝 공부나 토플 준비보다 쉽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결국 이 정부의 교육정책은 `하늘이 두 쪽 나도 사교육을 잡겠다`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외고 같은 엘리트교육은 사라져야 할 모양입니다.

다만, 일반고에서 수월성 교육을 내년부터 즉각 시행한다고 정부는 밝혔습니다. 일반고에는 수월성 교육은 물론 수준별 수업도 반대하는 전교조 교사들이 적지 않지요.

이번 정책이 우리 미래세대의 경쟁력을 망치는 또 다른 `대못`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지금까지 동아논평이었습니다.

김순덕 논설위원 yuri@donga.com

현재 초등학교 6학년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2013학년도부터 외국어고가 크게 달라집니다. 지금처럼 외고로 남을 경우 학생수가 대폭 줄어들게 됩니다. 아니면 국제고나 자율형 공립고, 또는 자율형 사립고로 바꿔야 합니다.

오늘(10일) 정부가 발표한 외고 개편안은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해 마련된 정책입니다. 즉, 외고가 사교육비의 주범이니까 아예 없애거나 그게 안 되면 줄이기라도 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정부는 외고들이 어떻게 바꿀 것인지는 스스로 선택하라고 했습니다.

이와 함께 현재 중학교 2학년에 해당되는 2011학년도부터 외고와 국제고, 자율형 사립고 전형에서 토플과 영어경시대회 성적을 빼도록 했습니다.

대신 입학사정관들이 학생들의 잠재력을 평가해서 합격을 결정하게 됩니다. 영어 듣기평가나 필기고사도 안되고, 교과지식을 묻는 구술면접이나 적성검사도 할 수 없습니다. 중학교 2, 3학년의 영어성적만 봐야 합니다.

자, 이렇게 되면 지금 중학교 1, 2학년 학생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우선 영어 내신 평가에서 무조건 만점을 받아야겠지요. 영어 내신을 위한 사교육은 줄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더 난감한 것은 입학사정관의 합격선을 어떻게 뚫느냐가 될 것 같습니다. 현 정부의 방침이 외고는 외국어와 관련된 전공과 직업을 택할 학생만 받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입학사정관에게 장래 외교관이 되겠다거나 국제무대에서 뛰는 전문가가 되겠다고 하면 곤란할 겁니다. 통역가 번역가 같은 장래포부를 밝히고, 얼마나 애써왔는가를 증명해야 할 텐데 이런 게 영어 리스닝 공부나 토플 준비보다 쉽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결국 이 정부의 교육정책은 `하늘이 두 쪽 나도 사교육을 잡겠다`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외고 같은 엘리트교육은 사라져야 할 모양입니다.

다만, 일반고에서 수월성 교육을 내년부터 즉각 시행한다고 정부는 밝혔습니다. 일반고에는 수월성 교육은 물론 수준별 수업도 반대하는 전교조 교사들이 적지 않지요.

이번 정책이 우리 미래세대의 경쟁력을 망치는 또 다른 `대못`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지금까지 동아논평이었습니다.

김순덕 논설위원 yu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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