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논평 : 여야의 대타협을 기대한다

등록 2009.12.17.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계수조정 소위원회 구성을 놓고 여야가 오늘 국회에서 격돌했습니다. 하루 전만 해도 여야가 타협의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4대강 사업으로 꽉 막혀 있던 예산안 처리에 한 가닥 기대가 있었습니다.

예산안 처리에 대한 기대가 생긴 과정은 이렇습니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가 먼저 "4대강 예산에 불요불급한 게 있으면 계수조정 소위에서 삭감할 용의가 있다"고 물꼬를 터준 겁니다. 이에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이 유연한 태도로 바꿔 숨통을 틔워준다면 협상의 돌파구가 열릴 것"이라고 화답했지요. 이와 함께 여당의 영수회담 제의에 민주당이 동의하고 청와대도 "여야 협의를 지켜본 뒤 판단하겠다"고 밝혀 여야 대치가 극적으로 해소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나왔던 겁니다.

국회의 내년도 예산안 처리는 이미 지난 2일 법적인 시한이 지나갔습니다. 그러나 이달 말까지도 전체 예산안이 국회에서 처리되지 않으면 준예산을 짜야 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게 됩니다.

사실 여야 모두 막판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에 몰려 있습니다. 여당은 예산안을 단독 처리할 경우 정국 경색이 초래돼 내년에 세종시 문제를 처리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게 분명합니다. 야당도 예산안 처리를 끝까지 거부하면 민심의 역풍을 맞을 수 있습니다. 예산안에는 일자리 창출 같은 서민들을 위한 예산도 포함돼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도 민주당이 예산 삭감 규모부터 내놓지 않으면 계수조정 소위 구성에 응할 수 없다며 국회 예결위 위원장석을 점거한 것은 잘못입니다. 소위에 들어가서 예산 삭감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순리입니다.

최근 민주당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에서는 4대강 살리기 관련 예산안이 여야 합의로 통과됐습니다.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이라도 접근 방식을 달리하고 타협의 정신을 발휘하면 합의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준 겁니다. 그렇다면 전체 예산안이라고 해서 여야가 타협하지 못할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여야가 타협의 정신을 최대한 발휘하길 기대합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권순택 논설위원 maypole@donga.com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계수조정 소위원회 구성을 놓고 여야가 오늘 국회에서 격돌했습니다. 하루 전만 해도 여야가 타협의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4대강 사업으로 꽉 막혀 있던 예산안 처리에 한 가닥 기대가 있었습니다.

예산안 처리에 대한 기대가 생긴 과정은 이렇습니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가 먼저 "4대강 예산에 불요불급한 게 있으면 계수조정 소위에서 삭감할 용의가 있다"고 물꼬를 터준 겁니다. 이에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이 유연한 태도로 바꿔 숨통을 틔워준다면 협상의 돌파구가 열릴 것"이라고 화답했지요. 이와 함께 여당의 영수회담 제의에 민주당이 동의하고 청와대도 "여야 협의를 지켜본 뒤 판단하겠다"고 밝혀 여야 대치가 극적으로 해소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나왔던 겁니다.

국회의 내년도 예산안 처리는 이미 지난 2일 법적인 시한이 지나갔습니다. 그러나 이달 말까지도 전체 예산안이 국회에서 처리되지 않으면 준예산을 짜야 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게 됩니다.

사실 여야 모두 막판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에 몰려 있습니다. 여당은 예산안을 단독 처리할 경우 정국 경색이 초래돼 내년에 세종시 문제를 처리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게 분명합니다. 야당도 예산안 처리를 끝까지 거부하면 민심의 역풍을 맞을 수 있습니다. 예산안에는 일자리 창출 같은 서민들을 위한 예산도 포함돼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도 민주당이 예산 삭감 규모부터 내놓지 않으면 계수조정 소위 구성에 응할 수 없다며 국회 예결위 위원장석을 점거한 것은 잘못입니다. 소위에 들어가서 예산 삭감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순리입니다.

최근 민주당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에서는 4대강 살리기 관련 예산안이 여야 합의로 통과됐습니다.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이라도 접근 방식을 달리하고 타협의 정신을 발휘하면 합의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준 겁니다. 그렇다면 전체 예산안이라고 해서 여야가 타협하지 못할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여야가 타협의 정신을 최대한 발휘하길 기대합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권순택 논설위원 maypole@donga.com

더보기
공유하기 닫기

VODA 인기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