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논평: 세종시 특혜론, 타 지역 우려도 헤아려야

등록 2010.01.13.
이명박 대통령은 어제 시도지사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세종시 때문에 다른 지역이 지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세종시처럼 다른 혁신도시나 기업도시, 지방의 산업도시도 원형지 개발방식으로 싼 값에 토지를 기업에 공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세종시에 지나치게 싼 값에 땅을 공급해 다른 지역으로 갈 기업들까지 세종시가 모두 빨아들일지 모른다는 이른바 `세종시 블랙홀` 현상에 대한 다른 지역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얘기로 들립니다.

실제 시도지사들은 세종시로 인해 다른 지역이 불이익을 받는 것 아니냐는 인식을 나타냈습니다. 박성효 대전시장은 "세종시로 인해 대전이 축소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고, 정우택 충북지사도 "몇몇 부분에서 세종시와 충북의 발전방향이 겹친다"고 했습니다.

정부가 수도의 사실상 분할을 초래할 9부2처2청의 정부부처 이전이라는 원안 대신 세종시를 실질적으로 발전시켜 충청과 국가 미래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는 수정안을 제시한 것은 국민 사이에 나름의 공감대를 얻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거듭된 다짐에도 불구하고 다른 지역들이 상대적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는 인식을 떨치지 못한다면 세종시의 성공적 추진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첨단의료복합단지, 국가과학산업단지 등에 유치하려던 기업이 세종시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현실입니다.

정부는 세종시가 다른 지역 기업들까지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아니라 다른 지역 발전까지 자극할 수 있는 `화이트 홀`이라고 강조하지만,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믿을 수 있는 실질적 조치들이 필요합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역차별 가능성에 불만을 표시한 것도 수도권에 대한 대폭적인 규제완화가 절실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여타 지역들에도 기업들이 투자의욕을 느낄 수 있도록 세종시 수준의 과감한 지원계획이 필요한 것입니다. 세종시 건설을 계기로 실효성 있는 국토발전 종합계획이 마련될 때 세종시는 비로소 특정지역에 혜택이 국한되는 `선심성 도시`가 아니라 국가전체 발전을 견인하는 도시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박성원 논설위원 swpark@donga.com

이명박 대통령은 어제 시도지사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세종시 때문에 다른 지역이 지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세종시처럼 다른 혁신도시나 기업도시, 지방의 산업도시도 원형지 개발방식으로 싼 값에 토지를 기업에 공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세종시에 지나치게 싼 값에 땅을 공급해 다른 지역으로 갈 기업들까지 세종시가 모두 빨아들일지 모른다는 이른바 `세종시 블랙홀` 현상에 대한 다른 지역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얘기로 들립니다.

실제 시도지사들은 세종시로 인해 다른 지역이 불이익을 받는 것 아니냐는 인식을 나타냈습니다. 박성효 대전시장은 "세종시로 인해 대전이 축소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고, 정우택 충북지사도 "몇몇 부분에서 세종시와 충북의 발전방향이 겹친다"고 했습니다.

정부가 수도의 사실상 분할을 초래할 9부2처2청의 정부부처 이전이라는 원안 대신 세종시를 실질적으로 발전시켜 충청과 국가 미래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는 수정안을 제시한 것은 국민 사이에 나름의 공감대를 얻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거듭된 다짐에도 불구하고 다른 지역들이 상대적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는 인식을 떨치지 못한다면 세종시의 성공적 추진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첨단의료복합단지, 국가과학산업단지 등에 유치하려던 기업이 세종시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현실입니다.

정부는 세종시가 다른 지역 기업들까지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아니라 다른 지역 발전까지 자극할 수 있는 `화이트 홀`이라고 강조하지만,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믿을 수 있는 실질적 조치들이 필요합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역차별 가능성에 불만을 표시한 것도 수도권에 대한 대폭적인 규제완화가 절실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여타 지역들에도 기업들이 투자의욕을 느낄 수 있도록 세종시 수준의 과감한 지원계획이 필요한 것입니다. 세종시 건설을 계기로 실효성 있는 국토발전 종합계획이 마련될 때 세종시는 비로소 특정지역에 혜택이 국한되는 `선심성 도시`가 아니라 국가전체 발전을 견인하는 도시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박성원 논설위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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