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예방 & 치료하는 눈물 건강법

등록 2010.01.19.
이병욱 박사(50)는 15년간 암 수술만 1천 여 건을 집도한 대학병원 외과 전문의였다. 하지만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메스’가 만능이 아님을 절실히 깨달았다”고 말한다. 암환자의 몸을 낫게 하려면 수술 못지않게 암을 만든 ‘마음의 병’을 치유하는 일이 중요함을 알게 됐다는 것이다.

“암환자들은 암 발병 전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 경우가 많습니다. 분노·미움·원망·슬픔·절망 같은 나쁜 감정들이 마음에 독소를 쌓고 이것이 면역력을 떨어뜨려 암세포를 만든 것이죠. 마음의 병이 몸의 병을 부른 것이라 할까요? 암환자들이 거의 다 절절한 사연을 갖고 있기에, 저는 암에 ‘사연으로 작동하는 병’이라는 이름까지 달았습니다.”

이 박사는 “마음에 감정의 독소들이 쌓인 상태에서 몸에 있는 암세포만 떼어내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하면서 “마음과 몸을 함께 돌보는 심신의학(mind-body medicine)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마음의 응어리를 풀어 독을 빼내야 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눈물”이라고 가리킨다.

“저는 환자들이 고통스런 감정을 쏟아놓으며 마음껏 울게 합니다. 많이 울고 크게 우는 환자들이 회복과 치유가 빠른 것을 수없이 보아왔어요. 웃음치료와 눈물치료를 병행하는데 눈물치료가 더욱 효과적이었습니다. 감정의 바다에서 웃음이 파도라면 눈물은 해일과 같아요. 눈물을 통해 우리는 극적인 카타르시스를 경험합니다.”

이 박사는 “고치기 어려운 환자는 말기의 암환자가 아니라 감정이 말라버려 마음이 돌처럼 굳어진 환자”라고 말한다. 때문에 딱딱하게 굳어진 마음을 푸는 게 가장 먼저 해야 할 치료라는 것.

“예전에는 집집마다 펌프로 물을 끌어올려 썼잖아요. 먼저 펌프 입구에 물을 한 바가지 들이붓고 펌프질을 시작했죠. 한두 번 펌프질을 하다 보면 금세 물이 콸콸 쏟아져요. 이때 많은 물을 길어 올리는 데 필요한 한 바가지의 물을 ‘마중물’이라 부릅니다. 눈물은 마중물과 같아요. 마음 깊은 곳에 가라앉아 있는 감춰진 상처들을 끌어올려 굳어버린 마음을 연하게 만들어주죠.”

이 박사는 “눈물은 우리의 영혼을 순화시킨다”고 단언한다.

“눈물은 사람의 힘으로는 불가능한 치료를 가능하게 하는 ‘신이 내린 자연치유제’입니다. 눈물을 흘리면 어린아이 같은 순한 마음과 영혼으로 되돌아가 병든 마음이 회복되죠. 저는 눈물을 ‘하나님이 주신 천연 항암제’라고 부릅니다.”

이 박사는 “눈물은 아기가 세상에 태어나면서 갖게 되는 가장 솔직한 자기표현 방식인데, 어른으로 커가면서 ‘참아야 하는 것’이 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지적한다. “더욱이 눈물이 나약하다는 의미로 읽히면서 남자들에게 금기시되는 경우가 많은데, 생리적인 구조로 볼 때 남자가 여자보다 눈물을 더 많이 흘리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그는 말한다.

“남자의 눈물샘 꽈리는 여자의 것보다 훨씬 커서 한 번에 더 많은 눈물을 흘릴 수 있어요. 또한 남성호르몬은 눈물 분비를 늘리고 눈물샘 성장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죠. 본래 남자들은 눈물을 잘 흘리는 인체 구조를 갖고 있는데, 사회 통념이 이를 억제해온 것입니다. 잘못된 생각 때문에 눈물을 억누를 필요가 없어요.”

눈물은 의학에서 누액(淚液)이라고 부르며 ‘눈알의 표면 및 결막낭(눈물샘)에서 분비되는 무색의 투명한 체액’으로 정의된다. 물이 98.5%를 차지하며, 나머지는 염분과 단백질, 무기질로 이루어져 있다. 이 박사는 눈물의 종류와 성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미국 생화학자 빌 프레이는 눈물의 종류를 3가지로 나누었습니다. 지속적인 눈물, 자극에 의한 눈물, 감정적인 눈물이 그것이죠. 그는 모든 눈물이 똑같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언제 어떻게 흘리느냐에 따라 눈물의 성분이 달라지고 역할도 다르다고 주장합니다.”

‘지속적인 눈물’은 흘러내리는 눈물이 아니라 눈동자 표면을 촉촉하게 해주는 윤활유 같은 것이다. 또한 눈동자를 깨끗하게 하는 자동 세척장치 역할을 한다. 눈동자를 깜박일 때마다 이 소량의 액체가 눈동자 표면에 골고루 퍼지는데, 이 눈물은 박테리아와 바이러스의 접근을 막는 항생물질도 가지고 있다.

‘자극에 의한 눈물’은 외부에서 가해지는 자극으로 눈이 손상될 위험이 있을 때 흘러나온다. 양파를 썰 때 양파가 내뿜는 황산 등이 속눈썹이나 눈동자와 접촉하게 되면 눈물이 흘러나와 자극적인 물질을 희석시키고 씻어낸다.

“눈물치료 효과를 내는 것은 ‘감정적인 눈물’로 강력한 감정이 불러오는 거죠. 앞서 말한 눈물들과 달리 이 눈물은 뇌의 다른 부분의 통제를 받아요. 뇌신경이나 눈의 마비로 인해 지속적인 눈물과 자극적인 눈물을 흘릴 수 없게 돼도 우리는 여전히 감정적인 눈물을 흘릴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감정적인 눈물에는 카테콜아민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많이 들어 있어요.”

눈물을 통해 스트레스 호르몬 배출

이 박사는 “카테콜아민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다량 생기는 호르몬으로 이것이 계속 반복적으로 분비되면 만성위염이나 위궤양 같은 소화기 질환이 생긴다”고 설명한다. “또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져서 관상동맥 협착증이 생겨 심근경색이나 동맥경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덧붙인다.

“이런 호르몬을 몸 밖으로 배출해내는 매개체가 바로 눈물이죠. 이는 스트레스로부터 건강을 지키려는 우리 몸의 방어기제인 셈입니다. 한 실험에 따르면 감정이 고조돼 눈물이 터지는 순간에 이르기까지 뇌파는 춤을 추고 심장 박동은 빨라집니다. 하지만 눈물을 흘리는 동안에는 심장 박동이나 자율신경계가 안정 상태를 보이죠. 일본 도호대학의 아리타 히데오 교수는 ‘목 놓아 우는 것은 뇌를 리셋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고 말합니다."

이 박사는 영국의 왕세자비 다이애나가 교통사고로 생을 마감했을 때 화제를 모은 ‘다이애나 신드롬’에 대해 들려준다.

“다이애나의 죽음으로 영국 국민들은 큰 슬픔에 빠졌습니다. 장례식이 거행되는 날엔 영국 전체가 흐느꼈죠. 그런데 그 일이 있은 후 영국의 심리상담소에 상담을 받으러 가는 사람들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해요. 심리적인 충격이 큰 사건이었던 만큼 사람들의 우울증이나 상실감이 더 심해졌을 텐데 왜 그랬을까요? 의학자들은 다이애나의 죽음으로 인해 흘린 눈물에서 그 답을 찾았습니다. 슬픔의 눈물을 장시간 흘리면서 스트레스가 풀렸고 정서적으로 안정돼 상담소를 찾을 일이 없어졌다는 거죠.”

※ 이 기사는 여성동아 1월 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계수미 여성동아 전문기자

촬영/편집 = 정영준 동아닷컴 기자 yjjun@donga.com

이병욱 박사(50)는 15년간 암 수술만 1천 여 건을 집도한 대학병원 외과 전문의였다. 하지만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메스’가 만능이 아님을 절실히 깨달았다”고 말한다. 암환자의 몸을 낫게 하려면 수술 못지않게 암을 만든 ‘마음의 병’을 치유하는 일이 중요함을 알게 됐다는 것이다.

“암환자들은 암 발병 전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 경우가 많습니다. 분노·미움·원망·슬픔·절망 같은 나쁜 감정들이 마음에 독소를 쌓고 이것이 면역력을 떨어뜨려 암세포를 만든 것이죠. 마음의 병이 몸의 병을 부른 것이라 할까요? 암환자들이 거의 다 절절한 사연을 갖고 있기에, 저는 암에 ‘사연으로 작동하는 병’이라는 이름까지 달았습니다.”

이 박사는 “마음에 감정의 독소들이 쌓인 상태에서 몸에 있는 암세포만 떼어내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하면서 “마음과 몸을 함께 돌보는 심신의학(mind-body medicine)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마음의 응어리를 풀어 독을 빼내야 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눈물”이라고 가리킨다.

“저는 환자들이 고통스런 감정을 쏟아놓으며 마음껏 울게 합니다. 많이 울고 크게 우는 환자들이 회복과 치유가 빠른 것을 수없이 보아왔어요. 웃음치료와 눈물치료를 병행하는데 눈물치료가 더욱 효과적이었습니다. 감정의 바다에서 웃음이 파도라면 눈물은 해일과 같아요. 눈물을 통해 우리는 극적인 카타르시스를 경험합니다.”

이 박사는 “고치기 어려운 환자는 말기의 암환자가 아니라 감정이 말라버려 마음이 돌처럼 굳어진 환자”라고 말한다. 때문에 딱딱하게 굳어진 마음을 푸는 게 가장 먼저 해야 할 치료라는 것.

“예전에는 집집마다 펌프로 물을 끌어올려 썼잖아요. 먼저 펌프 입구에 물을 한 바가지 들이붓고 펌프질을 시작했죠. 한두 번 펌프질을 하다 보면 금세 물이 콸콸 쏟아져요. 이때 많은 물을 길어 올리는 데 필요한 한 바가지의 물을 ‘마중물’이라 부릅니다. 눈물은 마중물과 같아요. 마음 깊은 곳에 가라앉아 있는 감춰진 상처들을 끌어올려 굳어버린 마음을 연하게 만들어주죠.”

이 박사는 “눈물은 우리의 영혼을 순화시킨다”고 단언한다.

“눈물은 사람의 힘으로는 불가능한 치료를 가능하게 하는 ‘신이 내린 자연치유제’입니다. 눈물을 흘리면 어린아이 같은 순한 마음과 영혼으로 되돌아가 병든 마음이 회복되죠. 저는 눈물을 ‘하나님이 주신 천연 항암제’라고 부릅니다.”

이 박사는 “눈물은 아기가 세상에 태어나면서 갖게 되는 가장 솔직한 자기표현 방식인데, 어른으로 커가면서 ‘참아야 하는 것’이 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지적한다. “더욱이 눈물이 나약하다는 의미로 읽히면서 남자들에게 금기시되는 경우가 많은데, 생리적인 구조로 볼 때 남자가 여자보다 눈물을 더 많이 흘리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그는 말한다.

“남자의 눈물샘 꽈리는 여자의 것보다 훨씬 커서 한 번에 더 많은 눈물을 흘릴 수 있어요. 또한 남성호르몬은 눈물 분비를 늘리고 눈물샘 성장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죠. 본래 남자들은 눈물을 잘 흘리는 인체 구조를 갖고 있는데, 사회 통념이 이를 억제해온 것입니다. 잘못된 생각 때문에 눈물을 억누를 필요가 없어요.”

눈물은 의학에서 누액(淚液)이라고 부르며 ‘눈알의 표면 및 결막낭(눈물샘)에서 분비되는 무색의 투명한 체액’으로 정의된다. 물이 98.5%를 차지하며, 나머지는 염분과 단백질, 무기질로 이루어져 있다. 이 박사는 눈물의 종류와 성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미국 생화학자 빌 프레이는 눈물의 종류를 3가지로 나누었습니다. 지속적인 눈물, 자극에 의한 눈물, 감정적인 눈물이 그것이죠. 그는 모든 눈물이 똑같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언제 어떻게 흘리느냐에 따라 눈물의 성분이 달라지고 역할도 다르다고 주장합니다.”

‘지속적인 눈물’은 흘러내리는 눈물이 아니라 눈동자 표면을 촉촉하게 해주는 윤활유 같은 것이다. 또한 눈동자를 깨끗하게 하는 자동 세척장치 역할을 한다. 눈동자를 깜박일 때마다 이 소량의 액체가 눈동자 표면에 골고루 퍼지는데, 이 눈물은 박테리아와 바이러스의 접근을 막는 항생물질도 가지고 있다.

‘자극에 의한 눈물’은 외부에서 가해지는 자극으로 눈이 손상될 위험이 있을 때 흘러나온다. 양파를 썰 때 양파가 내뿜는 황산 등이 속눈썹이나 눈동자와 접촉하게 되면 눈물이 흘러나와 자극적인 물질을 희석시키고 씻어낸다.

“눈물치료 효과를 내는 것은 ‘감정적인 눈물’로 강력한 감정이 불러오는 거죠. 앞서 말한 눈물들과 달리 이 눈물은 뇌의 다른 부분의 통제를 받아요. 뇌신경이나 눈의 마비로 인해 지속적인 눈물과 자극적인 눈물을 흘릴 수 없게 돼도 우리는 여전히 감정적인 눈물을 흘릴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감정적인 눈물에는 카테콜아민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많이 들어 있어요.”

눈물을 통해 스트레스 호르몬 배출

이 박사는 “카테콜아민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다량 생기는 호르몬으로 이것이 계속 반복적으로 분비되면 만성위염이나 위궤양 같은 소화기 질환이 생긴다”고 설명한다. “또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져서 관상동맥 협착증이 생겨 심근경색이나 동맥경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덧붙인다.

“이런 호르몬을 몸 밖으로 배출해내는 매개체가 바로 눈물이죠. 이는 스트레스로부터 건강을 지키려는 우리 몸의 방어기제인 셈입니다. 한 실험에 따르면 감정이 고조돼 눈물이 터지는 순간에 이르기까지 뇌파는 춤을 추고 심장 박동은 빨라집니다. 하지만 눈물을 흘리는 동안에는 심장 박동이나 자율신경계가 안정 상태를 보이죠. 일본 도호대학의 아리타 히데오 교수는 ‘목 놓아 우는 것은 뇌를 리셋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고 말합니다."

이 박사는 영국의 왕세자비 다이애나가 교통사고로 생을 마감했을 때 화제를 모은 ‘다이애나 신드롬’에 대해 들려준다.

“다이애나의 죽음으로 영국 국민들은 큰 슬픔에 빠졌습니다. 장례식이 거행되는 날엔 영국 전체가 흐느꼈죠. 그런데 그 일이 있은 후 영국의 심리상담소에 상담을 받으러 가는 사람들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해요. 심리적인 충격이 큰 사건이었던 만큼 사람들의 우울증이나 상실감이 더 심해졌을 텐데 왜 그랬을까요? 의학자들은 다이애나의 죽음으로 인해 흘린 눈물에서 그 답을 찾았습니다. 슬픔의 눈물을 장시간 흘리면서 스트레스가 풀렸고 정서적으로 안정돼 상담소를 찾을 일이 없어졌다는 거죠.”

※ 이 기사는 여성동아 1월 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계수미 여성동아 전문기자

촬영/편집 = 정영준 동아닷컴 기자 yjj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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