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간 전투 24번이나 주인 바뀐 격전지 지금은…

등록 2010.03.19.
◆다시 백마고지에 서서

(신광영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3월 19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올해는 6.25전쟁이 발발한 지 60주년이 되는 해인데요. 당시 인해전술로 악명을 떨친 중국군에 맞서 우리 군이 최후의 결전을 벌인 곳이 있습니다.

(김정안 앵커) 바로 백마고진데요. 열흘 동안 전투를 벌이면서 고지의 주인이 24번이나 바뀔 정도로 치열했던 그 현장을 신광영 앵커가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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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장병들이 영하의 날씨에도 반팔 차림으로 바람을 가릅니다.

6.25전쟁 휴전 후 생긴 비무장지대, 즉 DMZ에서 복무하는 병사들입니다.

DMZ 안에 있는 여러 고개 중 백마고지는 6.25 전쟁 당시 최대 격전지 중 하납니다.

1952년 10월, 우리 군 2만여 명은 중국군 4만 4000여명에 맞서 백마고지를 지켰습니다.

열흘 동안 27만 발이 넘는 포탄이 오가고, 고지의 주인이 24번이나 바뀐 혈전이었습니다.

(인터뷰) (인터뷰) 이승목 / 백마고지 전투 참전용사

"정말. 눈물이 나네. 생각하려고 하니까. 하여튼 새카맣게 기어 올라오니까. 앞에서 팍팍 쓰러져도 올라와. 우리도 그냥 시체를 밟고 돌아다녔어 중공군 시체는. 이루 말할 수가 없어.

백마고지라는 이름은 전쟁 중 포격으로 땅이 1m 이상 깎이면서 튀어져 나온 흰색 모래가 산을 뒤덮어 그 형상이 백마가 누워있는 모양이라는 데서 유래됐습니다.

전투에서 패한 중공군은 1만여 명의 사상자가 나왔고 우리 군도 3400여명이 죽거나 다쳤습니다.

희생된 영혼들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백마고지 전장기념관은 처절했던 전쟁의 흔적을 보존하고 있습니다.

(현장음) 백마고지 전적기념관 안내병

"아군이 전투 후 현장을 수색하다 쇠사슬로 묶인 채 기관총 진지에 얽매여 있는 적 시체를 발견하고 적의 비인도적 잔인성에 크게 놀라기도 했습니다."

당시 소총뿐인 아군이 적의 기관총 공격으로 열세에 놓이자 강승우 소위 등 우리 군 3명은 수류탄만 들고 적진에 침투해 기관총 진지를 폭파시켰습니다.

(스탠드업) 신광영 기자 / 동아일보 영상뉴스팀

"육탄으로 적에 맞선 세 군인의 투혼을 기리기 위해 만든 이 부조물은 당시 전장에서 수집한 탄피를 녹여 만들었습니다."

치열했던 전투의 현장이지만 지금은 인근 초등학교 아이들이 평화롭게 뛰노는 곳이 됐습니다.

오랜만에 현장을 다시 찾은 참전용사는 회한에 젖기도 합니다.

철조망 너머로 아직도 적막과 긴장감이 흐르는 DMZ.

하지만 종전 후 60년 동안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아 자연 상태가 잘 보존된 생태계의 보고이기도 합니다.

논두렁에 모여 늦겨울 햇살을 쬐는 독수리 떼와 여유롭게 먹이를 찾는 두루미의 모습은 이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전화 인터뷰) 김승호 소장 / DMZ생태연구소

"DMZ는 전쟁으로 인해 생긴 공간이지만 이 공간에는 법정보호종인 멸종위기동물 1급과 2급이 약 70여종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중요한 생물들이 살고 있는 공간은 전세계적으로 흔치 않고 국내에서는 유일합니다."

동아일보와 동아 뉴스 스테이션은 6.25전쟁 60주년을 맞아, 전쟁의 상처와 자연의 원형을 간직하고 있는 DMZ의 생생한 현장을 연달아 보도할 예정입니다. 동아일보 신광영입니다.

◆다시 백마고지에 서서

(신광영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3월 19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올해는 6.25전쟁이 발발한 지 60주년이 되는 해인데요. 당시 인해전술로 악명을 떨친 중국군에 맞서 우리 군이 최후의 결전을 벌인 곳이 있습니다.

(김정안 앵커) 바로 백마고진데요. 열흘 동안 전투를 벌이면서 고지의 주인이 24번이나 바뀔 정도로 치열했던 그 현장을 신광영 앵커가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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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장병들이 영하의 날씨에도 반팔 차림으로 바람을 가릅니다.

6.25전쟁 휴전 후 생긴 비무장지대, 즉 DMZ에서 복무하는 병사들입니다.

DMZ 안에 있는 여러 고개 중 백마고지는 6.25 전쟁 당시 최대 격전지 중 하납니다.

1952년 10월, 우리 군 2만여 명은 중국군 4만 4000여명에 맞서 백마고지를 지켰습니다.

열흘 동안 27만 발이 넘는 포탄이 오가고, 고지의 주인이 24번이나 바뀐 혈전이었습니다.

(인터뷰) (인터뷰) 이승목 / 백마고지 전투 참전용사

"정말. 눈물이 나네. 생각하려고 하니까. 하여튼 새카맣게 기어 올라오니까. 앞에서 팍팍 쓰러져도 올라와. 우리도 그냥 시체를 밟고 돌아다녔어 중공군 시체는. 이루 말할 수가 없어.

백마고지라는 이름은 전쟁 중 포격으로 땅이 1m 이상 깎이면서 튀어져 나온 흰색 모래가 산을 뒤덮어 그 형상이 백마가 누워있는 모양이라는 데서 유래됐습니다.

전투에서 패한 중공군은 1만여 명의 사상자가 나왔고 우리 군도 3400여명이 죽거나 다쳤습니다.

희생된 영혼들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백마고지 전장기념관은 처절했던 전쟁의 흔적을 보존하고 있습니다.

(현장음) 백마고지 전적기념관 안내병

"아군이 전투 후 현장을 수색하다 쇠사슬로 묶인 채 기관총 진지에 얽매여 있는 적 시체를 발견하고 적의 비인도적 잔인성에 크게 놀라기도 했습니다."

당시 소총뿐인 아군이 적의 기관총 공격으로 열세에 놓이자 강승우 소위 등 우리 군 3명은 수류탄만 들고 적진에 침투해 기관총 진지를 폭파시켰습니다.

(스탠드업) 신광영 기자 / 동아일보 영상뉴스팀

"육탄으로 적에 맞선 세 군인의 투혼을 기리기 위해 만든 이 부조물은 당시 전장에서 수집한 탄피를 녹여 만들었습니다."

치열했던 전투의 현장이지만 지금은 인근 초등학교 아이들이 평화롭게 뛰노는 곳이 됐습니다.

오랜만에 현장을 다시 찾은 참전용사는 회한에 젖기도 합니다.

철조망 너머로 아직도 적막과 긴장감이 흐르는 DMZ.

하지만 종전 후 60년 동안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아 자연 상태가 잘 보존된 생태계의 보고이기도 합니다.

논두렁에 모여 늦겨울 햇살을 쬐는 독수리 떼와 여유롭게 먹이를 찾는 두루미의 모습은 이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전화 인터뷰) 김승호 소장 / DMZ생태연구소

"DMZ는 전쟁으로 인해 생긴 공간이지만 이 공간에는 법정보호종인 멸종위기동물 1급과 2급이 약 70여종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중요한 생물들이 살고 있는 공간은 전세계적으로 흔치 않고 국내에서는 유일합니다."

동아일보와 동아 뉴스 스테이션은 6.25전쟁 60주년을 맞아, 전쟁의 상처와 자연의 원형을 간직하고 있는 DMZ의 생생한 현장을 연달아 보도할 예정입니다. 동아일보 신광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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