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논평 : 대만경제 약진의 교훈

등록 2010.06.01.
`아시아의 네 마리 용`이란 말을 기억하십니까? 1970년대 고도 경제성장으로 주목받던 한국 대만 싱가포르 홍콩을 가리키는 표현입니다. 1990년대 아시아 외환위기로 흔들렸던 이들 네 마리 용이 이번 글로벌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다시 세계의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특히 대만의 도약은 두드러집니다. 올해 1분기 대만의 작년 동기 대비 경제성장률은 13.3%로 31년 만에 가장 높았습니다. 1분기 민간투자 증가율은 35년만의 최고치인 37.1%였습니다.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은 6년만의 최고치인 6.1%, 수출 증가율은 23년만의 최고치인 24.5%로 전망됩니다.

얼마 전 발표된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평가에서 대만의 국가경쟁력 순위는 지난해 23위에서 올해 8위로 15단계나 뛰어올랐습니다. 기업효율은 22위에서 3위로 높아졌고, 정부 효율도 18위에서 6위로 상승했습니다. 한국도 `선진국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경제회복세가 가장 빠른 편이고, IMD 국가경쟁력 순위도 사상 최고인 23위로 높아졌지만 대만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초라해 보일 정도입니다.

대만경제 약진의 결정적 원인은 2008년 5월 출범한 마잉주 정권의 친(親)기업 정책 덕분입니다. 대만의 새 정부는 그동안 적극적인 기업 지원정책을 추진했습니다. 작년 25%였던 법인세율은 1년도 안 되는 사이에 17%로 8%포인트나 낮아졌습니다. 법인세율 인하를 `부자(富者) 감세`로 낙인찍은 정치권 일각의 반대로 세율 추가인하가 유보된 한국의 법인세율22%보다 5%포인트 낮습니다. 다른 조건이 같다면 법인세율 17%인 대만과 22%인 한국 중에 기업들이 어디에 투자할지는 명백합니다.

극단적 폐쇄경제로 어려움을 자초한 북한을 제외하면 요즘 세계의 거의 모든 나라는 기업친화적 정책을 폅니다. 역사의 경험을 통해 기업이 잘 돼야 결국 국민과 국가에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기업에 대한 규제완화를 특혜로 몰아붙이는 포퓰리즘이 기승을 부리는 나라일수록 경쟁력 있는 기업과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냉엄한 현실을 직시해야 할 것입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권순활 논설위원 shkwon@donga.com

`아시아의 네 마리 용`이란 말을 기억하십니까? 1970년대 고도 경제성장으로 주목받던 한국 대만 싱가포르 홍콩을 가리키는 표현입니다. 1990년대 아시아 외환위기로 흔들렸던 이들 네 마리 용이 이번 글로벌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다시 세계의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특히 대만의 도약은 두드러집니다. 올해 1분기 대만의 작년 동기 대비 경제성장률은 13.3%로 31년 만에 가장 높았습니다. 1분기 민간투자 증가율은 35년만의 최고치인 37.1%였습니다.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은 6년만의 최고치인 6.1%, 수출 증가율은 23년만의 최고치인 24.5%로 전망됩니다.

얼마 전 발표된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평가에서 대만의 국가경쟁력 순위는 지난해 23위에서 올해 8위로 15단계나 뛰어올랐습니다. 기업효율은 22위에서 3위로 높아졌고, 정부 효율도 18위에서 6위로 상승했습니다. 한국도 `선진국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경제회복세가 가장 빠른 편이고, IMD 국가경쟁력 순위도 사상 최고인 23위로 높아졌지만 대만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초라해 보일 정도입니다.

대만경제 약진의 결정적 원인은 2008년 5월 출범한 마잉주 정권의 친(親)기업 정책 덕분입니다. 대만의 새 정부는 그동안 적극적인 기업 지원정책을 추진했습니다. 작년 25%였던 법인세율은 1년도 안 되는 사이에 17%로 8%포인트나 낮아졌습니다. 법인세율 인하를 `부자(富者) 감세`로 낙인찍은 정치권 일각의 반대로 세율 추가인하가 유보된 한국의 법인세율22%보다 5%포인트 낮습니다. 다른 조건이 같다면 법인세율 17%인 대만과 22%인 한국 중에 기업들이 어디에 투자할지는 명백합니다.

극단적 폐쇄경제로 어려움을 자초한 북한을 제외하면 요즘 세계의 거의 모든 나라는 기업친화적 정책을 폅니다. 역사의 경험을 통해 기업이 잘 돼야 결국 국민과 국가에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기업에 대한 규제완화를 특혜로 몰아붙이는 포퓰리즘이 기승을 부리는 나라일수록 경쟁력 있는 기업과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냉엄한 현실을 직시해야 할 것입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권순활 논설위원 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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