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논평 : 출산파업 아니라 결혼파업이었나
등록 2010.07.28.결혼 적령기로 알려진 20대 후반 여성이 결혼을 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변용찬 선임연구위원이 최근 펴낸 `결혼과 출산율` 보고서에 따르면 25~29세 여성의 미혼율이 1975년 11.8%에서 2005년에는 59.1%로 높아졌습니다. 이 연령대의 여성 세 명 중 두 명은 미혼으로 30대를 맞는 것입니다.
20대 초반(20¤24세) 여성의 미혼율은 같은 기간 62.5%에서 93.7%로 높아졌습니다. 상대적으로 30대 결혼은 늘었습니다. 30대 초반(30¤34세) 여성은 2.1%에서 19%로, 30대 후반(35¤39세) 여성은 0.7%에서 7.6%로 높아졌습니다.
그 배경에는 결혼에 대한 인식 변화가 작용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기혼여성 3585명과 미혼남녀 3314명을 대상으로 한 결혼 및 출산동향조사를 분석한 결과 `결혼은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라는 데 기혼자는 14.1%, 미혼자는 20.3%만이 동의했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가 세계 최저 수준의 합계출산율(1.19명)을 보인 것은 기혼여성들이 아이를 적게 낳는 탓도 있지만 근본적 원인은 젊은 여성이 결혼을 기피하기 때문입니다. 여성들은 일단 결혼을 하면 자녀를 낳으려고 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기혼여성에 대한 기대자녀 조사결과 여성들은 평균 2.3명의 자녀를 원했습니다. 두세 명은 낳아서 키우고 싶은데 자녀양육과 교육에 대한 부담, 경제적 이유 등으로 그렇지 못하단 것이죠.
하지만 미혼율이 높다는 것은 자녀를 낳을 가능성이 봉쇄되고 저출산이 구조화됨을 시사합니다. 이번 조사에서 결혼을 하지 않는 이유로 교육 등 자기계발에 대한 욕구가 54.9%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런 가치관의 변화는 다른 나라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 정부개입의 여지가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로 많은 응답률(31.9%)을 보인 실업이나 고용불안, 소득이나 결혼비용에 대한 부담은 경제와 관련된 사항입니다. 젊은이들이 일자리가 있어야 결혼도 생각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번 일깨워 줍니다. 경제 살리기야말로 최고의 저출산 대책입니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
동아논평 : 출산파업 아니라 결혼파업이었나
결혼 적령기로 알려진 20대 후반 여성이 결혼을 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변용찬 선임연구위원이 최근 펴낸 `결혼과 출산율` 보고서에 따르면 25~29세 여성의 미혼율이 1975년 11.8%에서 2005년에는 59.1%로 높아졌습니다. 이 연령대의 여성 세 명 중 두 명은 미혼으로 30대를 맞는 것입니다.
20대 초반(20¤24세) 여성의 미혼율은 같은 기간 62.5%에서 93.7%로 높아졌습니다. 상대적으로 30대 결혼은 늘었습니다. 30대 초반(30¤34세) 여성은 2.1%에서 19%로, 30대 후반(35¤39세) 여성은 0.7%에서 7.6%로 높아졌습니다.
그 배경에는 결혼에 대한 인식 변화가 작용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기혼여성 3585명과 미혼남녀 3314명을 대상으로 한 결혼 및 출산동향조사를 분석한 결과 `결혼은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라는 데 기혼자는 14.1%, 미혼자는 20.3%만이 동의했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가 세계 최저 수준의 합계출산율(1.19명)을 보인 것은 기혼여성들이 아이를 적게 낳는 탓도 있지만 근본적 원인은 젊은 여성이 결혼을 기피하기 때문입니다. 여성들은 일단 결혼을 하면 자녀를 낳으려고 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기혼여성에 대한 기대자녀 조사결과 여성들은 평균 2.3명의 자녀를 원했습니다. 두세 명은 낳아서 키우고 싶은데 자녀양육과 교육에 대한 부담, 경제적 이유 등으로 그렇지 못하단 것이죠.
하지만 미혼율이 높다는 것은 자녀를 낳을 가능성이 봉쇄되고 저출산이 구조화됨을 시사합니다. 이번 조사에서 결혼을 하지 않는 이유로 교육 등 자기계발에 대한 욕구가 54.9%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런 가치관의 변화는 다른 나라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 정부개입의 여지가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로 많은 응답률(31.9%)을 보인 실업이나 고용불안, 소득이나 결혼비용에 대한 부담은 경제와 관련된 사항입니다. 젊은이들이 일자리가 있어야 결혼도 생각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번 일깨워 줍니다. 경제 살리기야말로 최고의 저출산 대책입니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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