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이트 : 아시아의 축제 ‘부산국제영화제’

등록 2010.09.28.
(신광영 앵커) 아시아 최대의 영화제죠. 부산국제영화제가 다음주에 막을 올립니다.

(구가인 앵커) 올해로 열다섯 번째 영화제인데요. 부산국제영화제를 처음 만들고 지난 15년간 이끌어온 김동호 집행위원장이 이번 영화제를 끝으로 퇴임합니다. 부산에서 김동호 위원장을 만났습니다.



매년 가을이 되면 20만 명의 영화팬들이 부산을 찾습니다.

300여 편의 영화가 상영되고,

올리버 스톤, 줄리엣 비노쉬 같은 세계적인 감독과 배우가 방문합니다.

하지만 시작부터 화려했던 건 아니었습니다.

영화제가 생소했던 1996년. 부산시가 지원한 3억원을 종잣돈 삼아 시작한 영화제가 10여년 만에 99억원 규모 아시아 최고 영화제로 성장할 것을 예상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인터뷰) 김동호 /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그 때만 해도 작고 알찬 영화제를 만들자 해서 갔지만 제가 끼어들다 보니 큰 영화제가 된 거죠. 기왕 할 거면 큰 영화제가 되어야하지 않겠나..."

부산국제영화제를 처음 만들고, 지금까지 이끌어온 김동호 위원장은 15년 전 첫 영화제의 기억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 그렇게 백지 상태에서 부정적인 시각 속에서 오기로 영화제를 이끌어가고 준비해서, 첫 야외 상영장에서 대형 스크린이 올라가는 순간에는 모든 사람이 다 감동했지만 우리 스태프들은 굉장히 감동적이었고, 그 때는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고 보고요."

행정학을 전공한 김 위원장은 1960년대 초부터 약 20년 간 문화공보부에서 몸담았고, 1988년 영화진흥공사 사장으로 부임하면서부터 영화와 본격적인 인연을 맺었습니다.

전형적인 엘리트 관료의 길을 걸었지만, 그는 자칫 상극으로 보이는 자유분방한 영화인들에게 누구보다 존경 받고 있습니다.

국내 영화인 뿐 아니라, 대만의 허샤오시엔 감독과 칸 영화제 티에리 프리모 집행위원장 등과는 친목모임 `타이거 클럽`을 결성할 정도로 깊은 유대를 나누고 있습니다.

(인터뷰)

" 허샤오시엔 감독이 로테르담 영화제 심사위원으로 갔어요. 근데 로테르담 상징이 호랑이거든요, 그리고 제 이름 끝도 호랑이고... 타이거 클럽을 만들어서 나이순대로 해보니까 내가 젤 위니까 빅브라더가 되더라고요(웃음). 오면 포장마차 데려가고 한국의 술 나누는 습관이다 해서 잔 주고 받게 하고, 먹고 털게 하고... 러브샷 시키고 폭탄주 주게 하면 그 사람들도 동화돼 버리니까."

부산국제영화제의 성장은 한국 영화계의 성장, 특히 한국영화의 해외진출과 맞닿아 있습니다.

(인터뷰)

" 단적인 예가 칸 영화제가 1997년 50주년인데 그 때까지 한국영화가 소개된 건 다섯 편 정도밖에 없거든요. 그런데 부산영화제가 생기고 칸에서 와서 한국영화를 골라가기 시작한 1998년부터는 매년 4~5편 작년에 10편 한국영화가 소개되고..."

도쿄영화제보다 10년, 홍콩영화제보다 20년이나 늦게 만들어진 부산영화제는 아시아의 대표적인 두 영화제를 제쳤습니다.

`문화는 정치에서 자유로워야한다`는 원칙은 영화제의 또 다른 성공비결입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개막식에 조직위원장인 부산시장이 개막선언을 하는 것 외에는 어떤 관료나 정치인에게도 발언을 기회를 주지 않습니다.

(인터뷰)

"98 년 대통령 선거가 있을 땐 야당 후보가 개막식에 참석해도 소개 안하고 인사말 기회를 안 줬고, 여당 대통령 후보가 남포동에 와서 무대에 오른다는 것도 막고... 그럼으로써 어느 한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영화제가 되려고 노력했죠."

김 위원장은 올해 영화제를 끝으로 퇴임을 선언했습니다.

영화제 측은 김 위원장을 위해 그가 직접 촬영해 영화인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전을 열고, 그가 집필한 세계영화제 관련 서적의 출판기념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삶의 1기는 공직생활, 2기는 영화인이었다고 말하는 김 위원장은 이제 예술인으로서 3기를 살고 싶다고 바람을 말했습니다.

(인터뷰)

"20년 곁에서 봤으니까, 이제 영화 한 두 편을 만들어야하지 않겠는가. 그러다보면 현장에서 예술을 직접 체험하는, 예술인이 되는 것이 제 3의 인생 아니겠는가. 너무 욕심이 많지만, 하하."

동아일보 구가인입니다.

(신광영 앵커) 아시아 최대의 영화제죠. 부산국제영화제가 다음주에 막을 올립니다.

(구가인 앵커) 올해로 열다섯 번째 영화제인데요. 부산국제영화제를 처음 만들고 지난 15년간 이끌어온 김동호 집행위원장이 이번 영화제를 끝으로 퇴임합니다. 부산에서 김동호 위원장을 만났습니다.



매년 가을이 되면 20만 명의 영화팬들이 부산을 찾습니다.

300여 편의 영화가 상영되고,

올리버 스톤, 줄리엣 비노쉬 같은 세계적인 감독과 배우가 방문합니다.

하지만 시작부터 화려했던 건 아니었습니다.

영화제가 생소했던 1996년. 부산시가 지원한 3억원을 종잣돈 삼아 시작한 영화제가 10여년 만에 99억원 규모 아시아 최고 영화제로 성장할 것을 예상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인터뷰) 김동호 /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그 때만 해도 작고 알찬 영화제를 만들자 해서 갔지만 제가 끼어들다 보니 큰 영화제가 된 거죠. 기왕 할 거면 큰 영화제가 되어야하지 않겠나..."

부산국제영화제를 처음 만들고, 지금까지 이끌어온 김동호 위원장은 15년 전 첫 영화제의 기억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 그렇게 백지 상태에서 부정적인 시각 속에서 오기로 영화제를 이끌어가고 준비해서, 첫 야외 상영장에서 대형 스크린이 올라가는 순간에는 모든 사람이 다 감동했지만 우리 스태프들은 굉장히 감동적이었고, 그 때는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고 보고요."

행정학을 전공한 김 위원장은 1960년대 초부터 약 20년 간 문화공보부에서 몸담았고, 1988년 영화진흥공사 사장으로 부임하면서부터 영화와 본격적인 인연을 맺었습니다.

전형적인 엘리트 관료의 길을 걸었지만, 그는 자칫 상극으로 보이는 자유분방한 영화인들에게 누구보다 존경 받고 있습니다.

국내 영화인 뿐 아니라, 대만의 허샤오시엔 감독과 칸 영화제 티에리 프리모 집행위원장 등과는 친목모임 `타이거 클럽`을 결성할 정도로 깊은 유대를 나누고 있습니다.

(인터뷰)

" 허샤오시엔 감독이 로테르담 영화제 심사위원으로 갔어요. 근데 로테르담 상징이 호랑이거든요, 그리고 제 이름 끝도 호랑이고... 타이거 클럽을 만들어서 나이순대로 해보니까 내가 젤 위니까 빅브라더가 되더라고요(웃음). 오면 포장마차 데려가고 한국의 술 나누는 습관이다 해서 잔 주고 받게 하고, 먹고 털게 하고... 러브샷 시키고 폭탄주 주게 하면 그 사람들도 동화돼 버리니까."

부산국제영화제의 성장은 한국 영화계의 성장, 특히 한국영화의 해외진출과 맞닿아 있습니다.

(인터뷰)

" 단적인 예가 칸 영화제가 1997년 50주년인데 그 때까지 한국영화가 소개된 건 다섯 편 정도밖에 없거든요. 그런데 부산영화제가 생기고 칸에서 와서 한국영화를 골라가기 시작한 1998년부터는 매년 4~5편 작년에 10편 한국영화가 소개되고..."

도쿄영화제보다 10년, 홍콩영화제보다 20년이나 늦게 만들어진 부산영화제는 아시아의 대표적인 두 영화제를 제쳤습니다.

`문화는 정치에서 자유로워야한다`는 원칙은 영화제의 또 다른 성공비결입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개막식에 조직위원장인 부산시장이 개막선언을 하는 것 외에는 어떤 관료나 정치인에게도 발언을 기회를 주지 않습니다.

(인터뷰)

"98 년 대통령 선거가 있을 땐 야당 후보가 개막식에 참석해도 소개 안하고 인사말 기회를 안 줬고, 여당 대통령 후보가 남포동에 와서 무대에 오른다는 것도 막고... 그럼으로써 어느 한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영화제가 되려고 노력했죠."

김 위원장은 올해 영화제를 끝으로 퇴임을 선언했습니다.

영화제 측은 김 위원장을 위해 그가 직접 촬영해 영화인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전을 열고, 그가 집필한 세계영화제 관련 서적의 출판기념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삶의 1기는 공직생활, 2기는 영화인이었다고 말하는 김 위원장은 이제 예술인으로서 3기를 살고 싶다고 바람을 말했습니다.

(인터뷰)

"20년 곁에서 봤으니까, 이제 영화 한 두 편을 만들어야하지 않겠는가. 그러다보면 현장에서 예술을 직접 체험하는, 예술인이 되는 것이 제 3의 인생 아니겠는가. 너무 욕심이 많지만, 하하."

동아일보 구가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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