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논평 : 프랑스 연금반대 시위와 세대갈등
등록 2010.10.19.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한 프랑스 연금개혁의 핵심은 최저 정년연령을 현재의 60세에서 62세로 높이고 100% 연금 수급 개시일을 65세에서 67세로 늦추는 것입니다. 연금재정의 적자를 줄이기 위한 조치로 만일 지금 연금 개혁을 하지 않으면 오는 2018년 적자 규모가 420억 유로(미화 580억 달러)에 이르게 됩니다.
우리로서는 정년 연장에 반대하는 프랑스의 사정이 이해가 안 되는 게 사실입니다. 이는 우리나라와 프랑스의 노후 사회보장제도가 다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노후 사회안전망이라곤 쥐꼬리 노령연금과 사각지대가 많은 국민연금밖에 없는 우리는 어떻게든 정년시기를 늦추고 싶어 하지만 프랑스 근로자들은 어떻게든 빨리 은퇴해 연금을 받으며 느긋한 생애를 보내고 싶어 하는 것입니다.
고통을 가중시키는 연금 개혁에 프랑스 근로자들이 반대하는 것은 예견된 수순입니다. 오히려 이번 시위에서 주목할 대목은 왜 연금개혁 시위에 고등학생을 비롯한 젊은층이 가세하고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논리는 간단합니다. 현 근로자들이 정년을 연장해 일하게 되면 청년들의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2009년 프랑스의 실업률은 8.2%인데 15~24세의 청년 실업률은 21.2%에 이르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청년 실업률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한번도 직장을 가져보지 못한 청년이 전체의 40%에 육박합니다. 청년실업 문제가 장년층의 정년 연장 이슈와 결합돼 엄청난 폭발력을 갖게 된 것입니다.
우리는 프랑스와 같은 완벽한 노후 안정망도 없는 가운데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 은퇴를 앞두고 있고, 괜찮은 일자리에 대한 청년층의 갈증도 심각합니다. 일자리를 두고 부모와 자식세대가 다투는 프랑스의 상황이 우리의 미래가 될 날이 머지않은 것 같습니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
프랑스에서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파업과 시위가 격화하고 있습니다. 곳곳에서 경찰과 노동계의 무력 대치 및 폭력사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정유회사의 파업으로 석유대란이 눈앞에 다가왔습니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한 프랑스 연금개혁의 핵심은 최저 정년연령을 현재의 60세에서 62세로 높이고 100% 연금 수급 개시일을 65세에서 67세로 늦추는 것입니다. 연금재정의 적자를 줄이기 위한 조치로 만일 지금 연금 개혁을 하지 않으면 오는 2018년 적자 규모가 420억 유로(미화 580억 달러)에 이르게 됩니다.
우리로서는 정년 연장에 반대하는 프랑스의 사정이 이해가 안 되는 게 사실입니다. 이는 우리나라와 프랑스의 노후 사회보장제도가 다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노후 사회안전망이라곤 쥐꼬리 노령연금과 사각지대가 많은 국민연금밖에 없는 우리는 어떻게든 정년시기를 늦추고 싶어 하지만 프랑스 근로자들은 어떻게든 빨리 은퇴해 연금을 받으며 느긋한 생애를 보내고 싶어 하는 것입니다.
고통을 가중시키는 연금 개혁에 프랑스 근로자들이 반대하는 것은 예견된 수순입니다. 오히려 이번 시위에서 주목할 대목은 왜 연금개혁 시위에 고등학생을 비롯한 젊은층이 가세하고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논리는 간단합니다. 현 근로자들이 정년을 연장해 일하게 되면 청년들의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2009년 프랑스의 실업률은 8.2%인데 15~24세의 청년 실업률은 21.2%에 이르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청년 실업률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한번도 직장을 가져보지 못한 청년이 전체의 40%에 육박합니다. 청년실업 문제가 장년층의 정년 연장 이슈와 결합돼 엄청난 폭발력을 갖게 된 것입니다.
우리는 프랑스와 같은 완벽한 노후 안정망도 없는 가운데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 은퇴를 앞두고 있고, 괜찮은 일자리에 대한 청년층의 갈증도 심각합니다. 일자리를 두고 부모와 자식세대가 다투는 프랑스의 상황이 우리의 미래가 될 날이 머지않은 것 같습니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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