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따루 “주모라고 불러줘”

등록 2010.11.03.
(박제균 앵커) `미녀들의 수다`라는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한 핀란드인 따루 살미넨 씨를 아시는 분들 많을 겁니다. 유창한 한국어 실력에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 같은 모습으로 인기를 얻었죠.

(구가인 앵커) 따루 씨는 스스로를 자칭 막걸리 홍보대사라고 소개할 만큼 막걸리 사랑이 지극한데요. 최근 자신의 이름을 딴 막걸리 주점을 열었습니다. 따루 씨를 만났습니다.

***

시끌벅적한 막걸리 주점. 분주하게 움직이는 파란 눈의 여성은 이 주점을 이끌고 있는 핀란드인 따루 살미넨 씨입니다.

(PIP / 인터뷰) 따루 살미넨

"주모예요, 주모. 매니저랄까. 주모라고 부르셔도 되고요. 아니면 매니저라고 부르셔도 돼요."

외국인들이 출연하는 토크 프로그램을 통해 유명한 따루 씨는 지난주 서울 홍대 부근에 자신의 이름을 딴 주막을 열었습니다.

막걸리 주점을 열게 된 건 그의 막걸리 사랑 때문이었습니다. 12년 전 처음 한국을 방문했던 따루 씨는 당시 막걸리 주점이 많았던 고려대 근처에서 머물면서 처음으로 막걸리와 인연을 맺었습니다.

(인터뷰)

" 맥주하고 소주를 먹었는데 썼어요. 써서 안 맞았어요. 요즘엔 안 가리지만. 그래서 막걸리를 먹었는데 너무 맛있는 거예요. 저는 옛날 스타일 막걸리를 좋아해요. 처음에는 서울 막걸리 밖에 몰랐고요. 지역 막걸리는 마시게 된 게 2년 전부터였던 거 같아요. 지방 여행 다니면서 부산 막걸리도 마셔보고 대구 막걸리도 마셔보고 고창 막걸리도 마셔보고 그랬는데요. 그러면서 아, 막걸리 정말 와인만큼 맛이 다양하구나 느끼고."

따루 씨는 막걸리의 장점으로 맛은 물론 건강에도 좋은 술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그는 특히 막걸리를 인간적인 술이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 막걸리는 배신 안하는 친구 같아요. 사람은 배신할 수 있지만 막걸리는 배신 안 해요. 항상 기분이 좋아지고. 저는 방송에서 항상 말을 하는 모습만 나와서 사람들이 실제 저를 보면 실망할 때가 많아요. 제가 말이 없거든요. 낯을 가리고. 근데 막걸리를 먹으면 좀 풀리고, 사람하고 잘 어울리고 그래요."

막걸리 주점을 열기로 결심한 뒤 올해 초에는 막걸리 교육기관을 다니며 막걸리에 대해 전문적으로 공부했습니다.

(인터뷰)

" 제가 막걸리도 처음으로 빚어봤어요. 한 세 번 빚어봤고요. 수삼 막걸리, 복분자 막걸리도 빚어보고, 막걸리 칵테일도 배워왔어요. 누룩도 만들어보고. 실습도 재밌지만 역사적인 것도 재밌어요. 한국인들도 잘 모르는 건데, 요즘 막걸리가 대세라지만 70년 대 소비량과 지금 소비량을 비교하면 1/10밖에 안돼요. 양조장도 정말 많았는데 일제시대부터 집에서 못 빚게 하면서 사라졌어요. 요즘 양조장도 너무 없고 누룩 만드는 양조장도 세군데 밖에 안 남았어요. 아쉽죠, 문화가 많이 죽어서."

따루 살미넨 씨는 막걸리 뿐 아니라 한국문화 전반에 대해 한국인보다 더 잘 아는 외국인으로 유명합니다.

핀란드 헬싱키 대학에서 동아시아학을 전공한 그는 우연한 계기로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인터뷰)

"다른 사람이 안하려는 거를 하고 싶어 하는 취향이 있어요. 원랜 뭘 전공할지 몰랐어요. 외국어 배우는 거 좋아했고요. 대학 들어갈 때 뭘 공부할까 고민하다가 아시아 아프리카과가 있어요. 거기에 동아시아학이란 게 있고요. 일본어, 중국어, 한국어 있었는데 다른 친구들은 일본과 중국으로 갔거든요. 한국어 전공자는 다섯 명도 안됐는데, 저는 이걸 해보자. 원래 알고 있던 펜팔친구도 있어서 한국에 대한 기본 지식도 좀 있었고... 그래서 한 번 질러봤죠."

1998년 첫 방문 후 서울대에 교환학생으로 오는 등 매년 한국을 찾았습니다. 4년 전부터는 아예 한국에 머물러 통·번역일과 방송일 등을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인터뷰)

" 한국 왔다가 다시 돌아갈 때 항상 너무 슬펐어요. 더 오고 싶고, 음식도 그립고 그랬는데 4년 전 여기 정착한거죠. 핀란드 사람과 한국사람 차이가 뭐냐면, 물론 한국 사람도 외국인 보면 처음에 경계하긴 하지만 한번 같이 한잔 하면 친구가 되거든요. 쉽게 친해질 수 있어요."

따루 살미넨 씨는 앞으로도 한국과 핀란드의 가교 역할을 할 계획입니다. 핀란드인 주모로서 그의 꿈은 뭘까요.

(인터뷰)

" 주막은 처음 시도해보는 건데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부족하더라도 이해해주시고요. 제가 하고 싶은 건 손님들과 이야기도 하고 고민상담도 하고 했으면 좋겠거든요. 잘 되면 핀란드에도 하나 열고 하고, 어떤 분은 대만에 내고 싶다고 했고, 어떤 분은 미국에 하면 대박 나겠다고 하고... 아직 말 뿐이지만 그런 꿈을 키워가면서요."

동아일보 구가인입니다.

(박제균 앵커) `미녀들의 수다`라는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한 핀란드인 따루 살미넨 씨를 아시는 분들 많을 겁니다. 유창한 한국어 실력에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 같은 모습으로 인기를 얻었죠.

(구가인 앵커) 따루 씨는 스스로를 자칭 막걸리 홍보대사라고 소개할 만큼 막걸리 사랑이 지극한데요. 최근 자신의 이름을 딴 막걸리 주점을 열었습니다. 따루 씨를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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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끌벅적한 막걸리 주점. 분주하게 움직이는 파란 눈의 여성은 이 주점을 이끌고 있는 핀란드인 따루 살미넨 씨입니다.

(PIP / 인터뷰) 따루 살미넨

"주모예요, 주모. 매니저랄까. 주모라고 부르셔도 되고요. 아니면 매니저라고 부르셔도 돼요."

외국인들이 출연하는 토크 프로그램을 통해 유명한 따루 씨는 지난주 서울 홍대 부근에 자신의 이름을 딴 주막을 열었습니다.

막걸리 주점을 열게 된 건 그의 막걸리 사랑 때문이었습니다. 12년 전 처음 한국을 방문했던 따루 씨는 당시 막걸리 주점이 많았던 고려대 근처에서 머물면서 처음으로 막걸리와 인연을 맺었습니다.

(인터뷰)

" 맥주하고 소주를 먹었는데 썼어요. 써서 안 맞았어요. 요즘엔 안 가리지만. 그래서 막걸리를 먹었는데 너무 맛있는 거예요. 저는 옛날 스타일 막걸리를 좋아해요. 처음에는 서울 막걸리 밖에 몰랐고요. 지역 막걸리는 마시게 된 게 2년 전부터였던 거 같아요. 지방 여행 다니면서 부산 막걸리도 마셔보고 대구 막걸리도 마셔보고 고창 막걸리도 마셔보고 그랬는데요. 그러면서 아, 막걸리 정말 와인만큼 맛이 다양하구나 느끼고."

따루 씨는 막걸리의 장점으로 맛은 물론 건강에도 좋은 술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그는 특히 막걸리를 인간적인 술이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 막걸리는 배신 안하는 친구 같아요. 사람은 배신할 수 있지만 막걸리는 배신 안 해요. 항상 기분이 좋아지고. 저는 방송에서 항상 말을 하는 모습만 나와서 사람들이 실제 저를 보면 실망할 때가 많아요. 제가 말이 없거든요. 낯을 가리고. 근데 막걸리를 먹으면 좀 풀리고, 사람하고 잘 어울리고 그래요."

막걸리 주점을 열기로 결심한 뒤 올해 초에는 막걸리 교육기관을 다니며 막걸리에 대해 전문적으로 공부했습니다.

(인터뷰)

" 제가 막걸리도 처음으로 빚어봤어요. 한 세 번 빚어봤고요. 수삼 막걸리, 복분자 막걸리도 빚어보고, 막걸리 칵테일도 배워왔어요. 누룩도 만들어보고. 실습도 재밌지만 역사적인 것도 재밌어요. 한국인들도 잘 모르는 건데, 요즘 막걸리가 대세라지만 70년 대 소비량과 지금 소비량을 비교하면 1/10밖에 안돼요. 양조장도 정말 많았는데 일제시대부터 집에서 못 빚게 하면서 사라졌어요. 요즘 양조장도 너무 없고 누룩 만드는 양조장도 세군데 밖에 안 남았어요. 아쉽죠, 문화가 많이 죽어서."

따루 살미넨 씨는 막걸리 뿐 아니라 한국문화 전반에 대해 한국인보다 더 잘 아는 외국인으로 유명합니다.

핀란드 헬싱키 대학에서 동아시아학을 전공한 그는 우연한 계기로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인터뷰)

"다른 사람이 안하려는 거를 하고 싶어 하는 취향이 있어요. 원랜 뭘 전공할지 몰랐어요. 외국어 배우는 거 좋아했고요. 대학 들어갈 때 뭘 공부할까 고민하다가 아시아 아프리카과가 있어요. 거기에 동아시아학이란 게 있고요. 일본어, 중국어, 한국어 있었는데 다른 친구들은 일본과 중국으로 갔거든요. 한국어 전공자는 다섯 명도 안됐는데, 저는 이걸 해보자. 원래 알고 있던 펜팔친구도 있어서 한국에 대한 기본 지식도 좀 있었고... 그래서 한 번 질러봤죠."

1998년 첫 방문 후 서울대에 교환학생으로 오는 등 매년 한국을 찾았습니다. 4년 전부터는 아예 한국에 머물러 통·번역일과 방송일 등을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인터뷰)

" 한국 왔다가 다시 돌아갈 때 항상 너무 슬펐어요. 더 오고 싶고, 음식도 그립고 그랬는데 4년 전 여기 정착한거죠. 핀란드 사람과 한국사람 차이가 뭐냐면, 물론 한국 사람도 외국인 보면 처음에 경계하긴 하지만 한번 같이 한잔 하면 친구가 되거든요. 쉽게 친해질 수 있어요."

따루 살미넨 씨는 앞으로도 한국과 핀란드의 가교 역할을 할 계획입니다. 핀란드인 주모로서 그의 꿈은 뭘까요.

(인터뷰)

" 주막은 처음 시도해보는 건데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부족하더라도 이해해주시고요. 제가 하고 싶은 건 손님들과 이야기도 하고 고민상담도 하고 했으면 좋겠거든요. 잘 되면 핀란드에도 하나 열고 하고, 어떤 분은 대만에 내고 싶다고 했고, 어떤 분은 미국에 하면 대박 나겠다고 하고... 아직 말 뿐이지만 그런 꿈을 키워가면서요."

동아일보 구가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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