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존 레넌은…영화 ‘노웨어 보이’

등록 2010.12.08.
(박 제균 앵커) 오늘은 세계의 모든 음악 팬들, 특히 전설적인 밴드 비틀스와 그 핵심 멤버였던 존 레넌의 팬들에게는 무척 특별한 날입니다. 30년 전 바로 오늘, 존 레넌은 미국 뉴욕 맨해튼 자신의 집 앞에서 한 미치광이 팬의 총격을 받고 숨을 거뒀습니다.

(구 가인 앵커) 존 레넌 사망 30주기를 맞아 기념 앨범과 관련 서적이 최근 잇달아 선보였습니다. 내일 국내 개봉하는 영화 `노웨어 보이`도 이런 추모 분위기를 한몫 거들 것 같은데요. 문화부 손택균 기자에게 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박 앵커) 손 기자, `노웨어 보이`라고 하니까 비틀스의 노래 `노웨어 맨`이 떠오르네요.

(손택균 기자) `그는 정말, 아무 데도 없는 사람 / 아무 곳도 아닌 곳에 앉아서 / 아무 갈 곳 없는 계획을, / 누구도 위하지 않는 계획을 세우는 / 도무지 알 길 없는 사나이.`

1965 년 발표된 비틀스의 여섯 번째 앨범 `러버 소울(rubber soul)`의 수록곡 `노웨어 맨`의 가사입니다. 레넌이 작곡에 지쳤을 때 만든 곡이라는데요. 경쾌한 멜로디와 희망적인 분위기 뒤에서 어쩐지 삶을 냉소하고 체념한 듯한 뉘앙스가 묻어납니다. `노웨어 보이`는 비틀스의 천재적 음악성 위에 영혼의 무게를 얹은 존 레넌이라는 인물이 어떻게 해서 `도무지 알 길 없는 사나이`로 성장했는지, 그의 어린 시절로 돌아가 살펴본 영화입니다.

(구 앵커) 존 레넌의 어린 시절에 어떤 특별한 사연이 감춰져 있었나요.

(손 기자) 비틀스의 팬이라면 1968년 `화이트 앨범`에 실린 `줄리아`라는 노래를 아실 겁니다. 한 남자의 삶에는 연인과 어머니, 두 명의 여인이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고 하죠. 보통 `존 레넌의 여인`이라고 하면 워낙 독특한 개성 덕에 잘 알려진 두 번째 아내 오노 요코가 떠오릅니다. 하지만 노래 `줄리아`의 가사를 곱씹어보면 레넌이 줄리아라는 여인을 얼마나 깊고 애절하게 사랑했는지 느낄 수 있습니다. `내 말은 태반이 아무 의미 없어요 / 하지만 그것만이라도 늘 당신에게 전하고 싶네요, / 줄리아.`

영화 `노웨어 보이`가 파헤치는 대상은 바로 그 줄리아, 존 레넌의 어머니입니다.

(박 앵커) 어머니 줄리아는 레넌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손 기자) 이 영화는 줄리아를 존 레넌에게 기타와 로큰롤을 처음 가르쳐 준, 한마디로 레넌의 인생길을 열어 준 인물로 소개합니다. 이혼한 부모를 떠나서 다섯 살 때부터 이모 미미의 집에서 자란 레넌은 이모부의 갑작스런 죽음을 계기로 어머니 줄리아를 다시 만나게 됩니다. 영화는 어머니와 소년 존 레넌의 첫 나들이 장면을 마치 다정한 연인의 모습을 스케치하듯이 보여주는데요. 차이코프스키를 사랑하는 이모 아래서 숫기 없이 길러진 레넌에게 줄리아가 장난스럽게 속삭이는 장면이 인상적입니다. "로큰롤이 무슨 뜻인지 아니? 그건 바로 `섹스`를 뜻해."

(구 앵커) 관객 취향에 따라서는 약간 불쾌할 수 있는 얘긴데요.

(손 기자) 그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자유분방한 줄리아의 행동은 `방탕함`과는 거리가 멉니다. 관객에게 보여지는 것은 답답한 삶의 무게를 극복하기 위해서 온 힘을 다해 바보처럼 웃으면서 살았던, 아들을 깊이 사랑한 한 철없고 심약한 여인의 모습입니다. 세상을 냉소하면서 소극적인 반항만 하고 있던 소년 존 레넌은 그런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거친 본성을 거리낌 없이 발산하는 혈기왕성한 청년으로 차츰 변모해 갑니다. 인생에 숨통을 틔워 준 어머니 줄리아가 없었다면 레넌은 영화 초반 나온 교사의 말처럼 "평생 리버풀을 벗어나지 못하는 부두 노동자"로 삶을 마감했을지도 모릅니다. 비틀스 팬들로서는 상상하기조차 끔찍한 얘기죠.

(박 앵커) 영화로서의 재미는 어떤가요. 유명 뮤지션을 소재로 만든 영화는 사실 음악을 떼어내고 나면 썩 볼만하지 않은 경우도 종종 있었죠.

(손 기자) 예 맞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비틀스나 존 레논의 `음악`에 크게 기대지 않은 것을 중요한 특징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존 레넌이라는 인물의 성장기 주요 사건들을 엮어낸 이야기의 짜임새가 탄탄해 비틀스나 존 레넌에 큰 관심이 없는 관객도 흥미롭게 즐길만합니다. 1993년 나왔던 영국영화 `백 비트`처럼 경쾌한 음악에 기댄 청춘물도 나름 좋았지만, 존 레넌의 인간적 면모에 관심을 가졌던 관객에게 특히 추천할만합니다.

(구 앵커) 어머니 줄리아의 이야기 외에 다른 볼거리는 없나요

(손 기자) 존 레넌의 평생 라이벌이자 파트너였던 폴 매커트니와의 만남도 흥미롭고 또 귀엽게 그려졌습니다. 어머니 줄리아에게 벤조 연주를 배우고 엘비스 프레슬리와 로큰롤의 매력에 빠져들며 자신의 음악적 자질에 도취돼 있던 레넌이 매커트니의 기타 연주를 보고 한풀 꺾이는 첫 만남 장면이 특히 재미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우울한 정서를 가진 가사 위에 그와 대조적으로 경쾌한 리듬과 발랄한 멜로디를 자주 얹은 비틀스 음악을 즐겨 듣는 팬이라면 고개를 끄덕일 장면입니다. 자유분방한 어머니 줄리아와 대조적으로 엄격하면서도 또 다른 의미의 엄한 사랑을 전해 준 이모 미미 역의 배우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의 연기도 눈여겨볼만 합니다.

(박 앵커) 존 레넌과 비틀스의 팬에게는 즐거운 연말 선물이 되겠네요. 손 기자, 수고했습니다.

(박 제균 앵커) 오늘은 세계의 모든 음악 팬들, 특히 전설적인 밴드 비틀스와 그 핵심 멤버였던 존 레넌의 팬들에게는 무척 특별한 날입니다. 30년 전 바로 오늘, 존 레넌은 미국 뉴욕 맨해튼 자신의 집 앞에서 한 미치광이 팬의 총격을 받고 숨을 거뒀습니다.

(구 가인 앵커) 존 레넌 사망 30주기를 맞아 기념 앨범과 관련 서적이 최근 잇달아 선보였습니다. 내일 국내 개봉하는 영화 `노웨어 보이`도 이런 추모 분위기를 한몫 거들 것 같은데요. 문화부 손택균 기자에게 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박 앵커) 손 기자, `노웨어 보이`라고 하니까 비틀스의 노래 `노웨어 맨`이 떠오르네요.

(손택균 기자) `그는 정말, 아무 데도 없는 사람 / 아무 곳도 아닌 곳에 앉아서 / 아무 갈 곳 없는 계획을, / 누구도 위하지 않는 계획을 세우는 / 도무지 알 길 없는 사나이.`

1965 년 발표된 비틀스의 여섯 번째 앨범 `러버 소울(rubber soul)`의 수록곡 `노웨어 맨`의 가사입니다. 레넌이 작곡에 지쳤을 때 만든 곡이라는데요. 경쾌한 멜로디와 희망적인 분위기 뒤에서 어쩐지 삶을 냉소하고 체념한 듯한 뉘앙스가 묻어납니다. `노웨어 보이`는 비틀스의 천재적 음악성 위에 영혼의 무게를 얹은 존 레넌이라는 인물이 어떻게 해서 `도무지 알 길 없는 사나이`로 성장했는지, 그의 어린 시절로 돌아가 살펴본 영화입니다.

(구 앵커) 존 레넌의 어린 시절에 어떤 특별한 사연이 감춰져 있었나요.

(손 기자) 비틀스의 팬이라면 1968년 `화이트 앨범`에 실린 `줄리아`라는 노래를 아실 겁니다. 한 남자의 삶에는 연인과 어머니, 두 명의 여인이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고 하죠. 보통 `존 레넌의 여인`이라고 하면 워낙 독특한 개성 덕에 잘 알려진 두 번째 아내 오노 요코가 떠오릅니다. 하지만 노래 `줄리아`의 가사를 곱씹어보면 레넌이 줄리아라는 여인을 얼마나 깊고 애절하게 사랑했는지 느낄 수 있습니다. `내 말은 태반이 아무 의미 없어요 / 하지만 그것만이라도 늘 당신에게 전하고 싶네요, / 줄리아.`

영화 `노웨어 보이`가 파헤치는 대상은 바로 그 줄리아, 존 레넌의 어머니입니다.

(박 앵커) 어머니 줄리아는 레넌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손 기자) 이 영화는 줄리아를 존 레넌에게 기타와 로큰롤을 처음 가르쳐 준, 한마디로 레넌의 인생길을 열어 준 인물로 소개합니다. 이혼한 부모를 떠나서 다섯 살 때부터 이모 미미의 집에서 자란 레넌은 이모부의 갑작스런 죽음을 계기로 어머니 줄리아를 다시 만나게 됩니다. 영화는 어머니와 소년 존 레넌의 첫 나들이 장면을 마치 다정한 연인의 모습을 스케치하듯이 보여주는데요. 차이코프스키를 사랑하는 이모 아래서 숫기 없이 길러진 레넌에게 줄리아가 장난스럽게 속삭이는 장면이 인상적입니다. "로큰롤이 무슨 뜻인지 아니? 그건 바로 `섹스`를 뜻해."

(구 앵커) 관객 취향에 따라서는 약간 불쾌할 수 있는 얘긴데요.

(손 기자) 그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자유분방한 줄리아의 행동은 `방탕함`과는 거리가 멉니다. 관객에게 보여지는 것은 답답한 삶의 무게를 극복하기 위해서 온 힘을 다해 바보처럼 웃으면서 살았던, 아들을 깊이 사랑한 한 철없고 심약한 여인의 모습입니다. 세상을 냉소하면서 소극적인 반항만 하고 있던 소년 존 레넌은 그런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거친 본성을 거리낌 없이 발산하는 혈기왕성한 청년으로 차츰 변모해 갑니다. 인생에 숨통을 틔워 준 어머니 줄리아가 없었다면 레넌은 영화 초반 나온 교사의 말처럼 "평생 리버풀을 벗어나지 못하는 부두 노동자"로 삶을 마감했을지도 모릅니다. 비틀스 팬들로서는 상상하기조차 끔찍한 얘기죠.

(박 앵커) 영화로서의 재미는 어떤가요. 유명 뮤지션을 소재로 만든 영화는 사실 음악을 떼어내고 나면 썩 볼만하지 않은 경우도 종종 있었죠.

(손 기자) 예 맞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비틀스나 존 레논의 `음악`에 크게 기대지 않은 것을 중요한 특징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존 레넌이라는 인물의 성장기 주요 사건들을 엮어낸 이야기의 짜임새가 탄탄해 비틀스나 존 레넌에 큰 관심이 없는 관객도 흥미롭게 즐길만합니다. 1993년 나왔던 영국영화 `백 비트`처럼 경쾌한 음악에 기댄 청춘물도 나름 좋았지만, 존 레넌의 인간적 면모에 관심을 가졌던 관객에게 특히 추천할만합니다.

(구 앵커) 어머니 줄리아의 이야기 외에 다른 볼거리는 없나요

(손 기자) 존 레넌의 평생 라이벌이자 파트너였던 폴 매커트니와의 만남도 흥미롭고 또 귀엽게 그려졌습니다. 어머니 줄리아에게 벤조 연주를 배우고 엘비스 프레슬리와 로큰롤의 매력에 빠져들며 자신의 음악적 자질에 도취돼 있던 레넌이 매커트니의 기타 연주를 보고 한풀 꺾이는 첫 만남 장면이 특히 재미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우울한 정서를 가진 가사 위에 그와 대조적으로 경쾌한 리듬과 발랄한 멜로디를 자주 얹은 비틀스 음악을 즐겨 듣는 팬이라면 고개를 끄덕일 장면입니다. 자유분방한 어머니 줄리아와 대조적으로 엄격하면서도 또 다른 의미의 엄한 사랑을 전해 준 이모 미미 역의 배우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의 연기도 눈여겨볼만 합니다.

(박 앵커) 존 레넌과 비틀스의 팬에게는 즐거운 연말 선물이 되겠네요. 손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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