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중동의 군비확장 경쟁 부추겼다?

등록 2010.12.14.
(신광영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12월 14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위키리크스를 통해 북한과 중동, 서남아시아 국가들 사이의 핵 및 대량살상무기 협력의 실체가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구가인 앵커) 이에 따라 미국이 북한 비핵화에서 비확산 정책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데요. 실제로 그럴까요? 외교통상부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신 앵커) 윤완준 기자!(네, 외교붑니다.) 우선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북한의 핵-미사일 협력부터 설명해주시죠.

(윤 완준 기자) 네,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외교 전문에 따르면 미국은 미얀마가 비밀리에 북한과 손잡고 핵무기 개발로 의심되는 대규모 지하 군사시설을 건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북한에 의한 핵무기와 대량살상무기 확산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미국 외교 전문은 "미얀마 군부가 북한의 기술적 도움을 받아 정글지역에 비밀 핵시설과 미사일 기지를 건설하고 있다"고 적었습니다. 2004년에는 북한 기술자 수백 명이 미얀마에서 군 시설 건설에 참여했다는 대목도 나옵니다.

이는 2007년 이스라엘 공군이 폭격한 시리아의 핵 의혹 시설에서 북한인으로 보이는 근로자들의 모습이 포착됐다는 2008년 미국 언론들의 보도를 상기시켜줍니다. 북한이 이미 상당 기간 핵 기술을 수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의 미사일 기술 수출도 꽤 오랫동안 지속된 것으로 보입니다. 위키리크스에 따르면 북한의 무기 수출은 중동과 아프리카에 집중됐으며 이란, 이집트, 우간다, 예멘, 스리랑카 등이 주요 고객이었습니다.

(구 앵커) 한국 정부도 북한과 중동국가의 핵, 미사일 기술 협력을 주시해왔다죠?

(윤 기자) 예,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위한 우라늄 농축 기술을 이란으로부터 이전받고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미사일 기술을 이란에 수출하는 핵-미사일 협력 가능성을 주시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최근 우라늄농축을 위한 원심분리기 2000기를 갖고 있다며 이 중 1000개를 공개한 것도 이런 의혹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북한이 미사일, 잠수정 기술 등을 이란에 수출하고 우라늄 농축기술을 수입했을 개연성이 높다는 게 정부의 판단입니다. 정부는 북한이 자체 기술로 우라늄농축을 위한 원심분리기를 개발할 수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북한이 이 기술을 수입할 수 있는 국가로는 이란과 파키스탄이 꼽힙니다. 그러나 파키스탄은 자국 내 핵시설 추정 지역에 탈레반의 자살폭탄 테러가 잇따르는 등 정치 불안으로 북한에 농축기술을 수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반면 이란과 북한은 1983년 탄도미사일 개발을 위한 상호지원협정을 체결한 뒤 미사일 개발 분야 등에서 적극적인 군사협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북한은 1997년까지 노동2호 등 구소련의 스커드미사일 수백 기를 개량해 이란에 수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신 앵커) 뉴욕타임스는 위키리크스가 폭록한 미 외교 전문을 보도하며 "북한이 중동의 군비 확장 경쟁을 부추겼다"고 보도했는데요, 어떤 의미가 있죠?

(윤 기자) 더 정확히 말하면 중동의 시아벨트와 북한의 핵 협력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입니다. 시아벨트는 이란, 이란으로부터 무기를 지원받고 있는 레바논 헤즈볼라, 이란에서 훈련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무장단체 하마스, 이란을 따르고 있는 시리아 등으로 이어지는 세력을 말합니다. 시아벨트는 이스라엘과 대립하면서 군비를 경쟁적으로 증가시켜왔습니다. 이들 국가의 무기 거래는 미국과 이스라엘 정보당국의 감시망에 잡히지만 북한의 핵-대량살상무기 수출 루트는 상대적으로 베일에 싸여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시아벨트에 핵-대량살상무기 기술을 수출하면 중동의 역학구도를 송두리째 바꿀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스라엘과 시아벨트의 세력균형이 일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북한을 방문해 원심분리기의 존재를 확인한 시그프리드 헤커 박사는 미국의 대북정책을 비확산 차원에서 전면 검토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북한이 이란 파키스탄과 핵과 미사일 개발에 협력할 가능성을 부인할 수 없다는 겁니다.

(구 앵커) 일각에서는 미국이 북한 비핵화에서 비확산으로 정책을 전환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데요.

(윤 기자) 예, 그러나 정부 고위 당국자는 "그런 인식으로 경각심을 깨우는 것은 좋지만 실제 미국 정책이 그런 쪽으로 가고 있지 않으며 오히려 핵과 대량살상무기 확산에 대한 우려로 인해 비핵화의 필요성이 커졌다"고 말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헤커 박사의 주장에 공감하는 미국 정책 당국자들은 거의 없다고 전했습니다. 오히려 북한 비핵화의 실패를 인정하고 비확산에만 치중하는 것보다 확산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비핵화 정책을 더 적극적으로 실행하려는 게 미국의 정책방향이라는 것입니다. 미국은 기존의 대북정책인 `전략적 인내`에서 벗어나 인내만 지속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보다 더 적극적으로 북한에 대한 압박과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우리 정부는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 전환점이 7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국 미국 일본 외무장관회담입니다. 이 회담에서 3국 장관은 북한에 추가 도발을 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그 결과로 멀린 미 합참의장이 한국을 찾았습니다. 또 이 회담에서 3국 장관은 6자회담 당사국의 협조를 요청했고 그 결과로 제임스 스타인버그 미 국무부 부장관 일행이 14~17일 중국을 방문하게 된 것입니다. 지금까지 외교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신광영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12월 14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위키리크스를 통해 북한과 중동, 서남아시아 국가들 사이의 핵 및 대량살상무기 협력의 실체가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구가인 앵커) 이에 따라 미국이 북한 비핵화에서 비확산 정책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데요. 실제로 그럴까요? 외교통상부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신 앵커) 윤완준 기자!(네, 외교붑니다.) 우선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북한의 핵-미사일 협력부터 설명해주시죠.

(윤 완준 기자) 네,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외교 전문에 따르면 미국은 미얀마가 비밀리에 북한과 손잡고 핵무기 개발로 의심되는 대규모 지하 군사시설을 건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북한에 의한 핵무기와 대량살상무기 확산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미국 외교 전문은 "미얀마 군부가 북한의 기술적 도움을 받아 정글지역에 비밀 핵시설과 미사일 기지를 건설하고 있다"고 적었습니다. 2004년에는 북한 기술자 수백 명이 미얀마에서 군 시설 건설에 참여했다는 대목도 나옵니다.

이는 2007년 이스라엘 공군이 폭격한 시리아의 핵 의혹 시설에서 북한인으로 보이는 근로자들의 모습이 포착됐다는 2008년 미국 언론들의 보도를 상기시켜줍니다. 북한이 이미 상당 기간 핵 기술을 수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의 미사일 기술 수출도 꽤 오랫동안 지속된 것으로 보입니다. 위키리크스에 따르면 북한의 무기 수출은 중동과 아프리카에 집중됐으며 이란, 이집트, 우간다, 예멘, 스리랑카 등이 주요 고객이었습니다.

(구 앵커) 한국 정부도 북한과 중동국가의 핵, 미사일 기술 협력을 주시해왔다죠?

(윤 기자) 예,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위한 우라늄 농축 기술을 이란으로부터 이전받고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미사일 기술을 이란에 수출하는 핵-미사일 협력 가능성을 주시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최근 우라늄농축을 위한 원심분리기 2000기를 갖고 있다며 이 중 1000개를 공개한 것도 이런 의혹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북한이 미사일, 잠수정 기술 등을 이란에 수출하고 우라늄 농축기술을 수입했을 개연성이 높다는 게 정부의 판단입니다. 정부는 북한이 자체 기술로 우라늄농축을 위한 원심분리기를 개발할 수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북한이 이 기술을 수입할 수 있는 국가로는 이란과 파키스탄이 꼽힙니다. 그러나 파키스탄은 자국 내 핵시설 추정 지역에 탈레반의 자살폭탄 테러가 잇따르는 등 정치 불안으로 북한에 농축기술을 수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반면 이란과 북한은 1983년 탄도미사일 개발을 위한 상호지원협정을 체결한 뒤 미사일 개발 분야 등에서 적극적인 군사협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북한은 1997년까지 노동2호 등 구소련의 스커드미사일 수백 기를 개량해 이란에 수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신 앵커) 뉴욕타임스는 위키리크스가 폭록한 미 외교 전문을 보도하며 "북한이 중동의 군비 확장 경쟁을 부추겼다"고 보도했는데요, 어떤 의미가 있죠?

(윤 기자) 더 정확히 말하면 중동의 시아벨트와 북한의 핵 협력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입니다. 시아벨트는 이란, 이란으로부터 무기를 지원받고 있는 레바논 헤즈볼라, 이란에서 훈련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무장단체 하마스, 이란을 따르고 있는 시리아 등으로 이어지는 세력을 말합니다. 시아벨트는 이스라엘과 대립하면서 군비를 경쟁적으로 증가시켜왔습니다. 이들 국가의 무기 거래는 미국과 이스라엘 정보당국의 감시망에 잡히지만 북한의 핵-대량살상무기 수출 루트는 상대적으로 베일에 싸여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시아벨트에 핵-대량살상무기 기술을 수출하면 중동의 역학구도를 송두리째 바꿀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스라엘과 시아벨트의 세력균형이 일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북한을 방문해 원심분리기의 존재를 확인한 시그프리드 헤커 박사는 미국의 대북정책을 비확산 차원에서 전면 검토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북한이 이란 파키스탄과 핵과 미사일 개발에 협력할 가능성을 부인할 수 없다는 겁니다.

(구 앵커) 일각에서는 미국이 북한 비핵화에서 비확산으로 정책을 전환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데요.

(윤 기자) 예, 그러나 정부 고위 당국자는 "그런 인식으로 경각심을 깨우는 것은 좋지만 실제 미국 정책이 그런 쪽으로 가고 있지 않으며 오히려 핵과 대량살상무기 확산에 대한 우려로 인해 비핵화의 필요성이 커졌다"고 말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헤커 박사의 주장에 공감하는 미국 정책 당국자들은 거의 없다고 전했습니다. 오히려 북한 비핵화의 실패를 인정하고 비확산에만 치중하는 것보다 확산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비핵화 정책을 더 적극적으로 실행하려는 게 미국의 정책방향이라는 것입니다. 미국은 기존의 대북정책인 `전략적 인내`에서 벗어나 인내만 지속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보다 더 적극적으로 북한에 대한 압박과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우리 정부는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 전환점이 7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국 미국 일본 외무장관회담입니다. 이 회담에서 3국 장관은 북한에 추가 도발을 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그 결과로 멀린 미 합참의장이 한국을 찾았습니다. 또 이 회담에서 3국 장관은 6자회담 당사국의 협조를 요청했고 그 결과로 제임스 스타인버그 미 국무부 부장관 일행이 14~17일 중국을 방문하게 된 것입니다. 지금까지 외교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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