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세 외교’ 비난 속 한중 관계 최악으로

등록 2010.12.27.
(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12월 27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서해 군산 앞바다 중국 어선 침몰 사건과 관련해 조사를 받았던 중국 선원 3명이 25일 중국으로 돌아갔습니다. 외교적 충돌은 피했지만, 중국의 압력에 굴복한 것 아니냐는 씁쓸한 뒷맛을 남겼습니다.

(구 가인 앵커) 앞서 지난 주 진행된 한국군의 연평도의 사격훈련에 중국이 반대하며 보여준 모습은 한국 국민들에게 많은 실망을 안겨주었습니다. 올해로 수교 18년을 맞은 한중 관계가 최악이라는 분석입니다. 베이징의 구자룡 특파원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박 앵커) 구 특파원! (네, 베이징입니다) 중국인 선원 3명이 처벌받지 않고 돌아가 `저자세 외교`라는 비판이 높아지고 있죠.

(구 자룡 특파원) 지난 18일 군산 앞바다에서 중국 어선 50여척이 불법 조업하다 도주했습니다. 이를 추격하던 한국 해경 경비함을 중국 어선 랴오잉위호가 들이받으며 저지하다 전복돼 선장은 사망하고 1명은 실종됐으며 3명은 구조돼 조사를 받아왔습니다.

하 지만 군산해양경찰서는 25일 조사 받던 선원 3명을 중국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이 선박이 공무집행방해 혐의는 있지만 책임자인 선장은 사망하고 이들 선원 3명은 주도적으로 가담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측의 석방 요청에 굴복해 서둘러 되돌려 보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특히 단속 과정에서 중국인 선원이 휘두른 흉기에 4명이 부상한 해경은 앞으로 중국 어선과 선원들의 불법 행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명백한 불법 행위에 대해 외교적 마찰을 피하기 위해 처벌하지 않는 것은 안 좋은 선례를 남긴 것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구 앵커) 중국 외교부는 한국 정부에 책임자 처벌과 손해 배상을 요구하는 등 오히려 역공세를 펴기도 했죠. 그럼에도 양국이 서둘러 사건을 매듭지으려는 데는 무슨 배경이 있습니까?

(구 특파원) 사건 발생 3일 후인 21일 중국 외교부 장위 대변인은 중국 어선이 한국 경비함을 들이받았다는 한국 정부의 조사 결과도 부인하고 오히려 피해 보상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선원들의 진술과 현장 비디오 화면 등을 통해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 등이 있었음을 중국 정부도 인정하고 선원들의 조속한 석방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잇단 도발로 양국간 외교 갈등이 심화된 상황에서 이번 사안이 더 이상 확대되지 않는 것이 외교적 실리가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이 센카쿠 열도 인근 해상에서 억류한 중국 선박의 선장을 억류했다가 중국의 압력으로 풀어줘 명분도 실리도 다 놓친 전철을 밟지 않으려는 것으로도 해석됩니다.

(박 앵커) 선박 침몰 사건과 별도로 중국 정부와 관영 언론은 지난 주 한국의 연평도 사격훈련 등을 비판하고 북한 감싸기에 급급해 반발을 사기도 했죠.

(구 특파원)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의 국제판 자매지인 환추시보는 지난 주 한국군이 육군과 공군 합동 훈련을 벌인 것을 벼랑에서 축구경기하는 것에 비유하며 무모한 행동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신문은 한국이 마치 애국주의에 취한 것 같다며 북한을 자극해 끝내 반격을 하도록 유도하려는 것이냐고 억지 주장을 펴기도 했습니다.

추이톈카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도 20일 한국군의 연평도 사격훈련에 대해 누구도 갈등과 전쟁을 부추길 권리가 없다며 한국의 군사훈련만 문제 삼았습니다. 원인을 제공한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책임을 묻지 않았습니다. 환추시보는 심지어 대응 훈련을 계속하는 한국이 도발자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북한은 한국군의 실탄 훈련에 절제를 보여줘 동북아 지역 사람들이 평화 속에서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며 북한에 박수를 보낼 만하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구 앵커) 한마디로 적반하장이군요.

(구 특파원) 그렇습니다. 신화통신은 22일 미국이 한국군의 실탄 사격훈련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것은 미국 자신들의 이익에 맞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이 한국과 군사 외교 관계를 강화하며 한국을 위하는 듯 각종 명분을 내세우지만 결국은 자국 이익을 위한 의도가 숨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국이 그런 미국을 쫓아다니다가는 쓴맛을 볼 것이라며 역사적 사례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2008년 이후 한국이 쇠고기 파동을 겪고 최근 한반도에 긴장이 높아진 것도 미국 탓이라고 돌리기도 했습니다.

(박 앵커) 중국이 후진타오 주석 집권 이후 화평발전을 외치면서도 일본과의 센카쿠 갈등 이후 더욱 강경 외교로 치닫고 있죠? 남북 관계에서도 북한을 더욱 노골적으로 편들고 나서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구 특파원) 무엇보다 중국이 경제적 성취를 바탕으로 자신감이 높아진데다 동북아에서 점차 표면화하는 미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입니다. 또 북한의 잇단 도발로 오히려 미국과 한국 일본간의 관계가 강화되면서 중국도 북한과의 동맹을 강화할 필요가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12월 27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서해 군산 앞바다 중국 어선 침몰 사건과 관련해 조사를 받았던 중국 선원 3명이 25일 중국으로 돌아갔습니다. 외교적 충돌은 피했지만, 중국의 압력에 굴복한 것 아니냐는 씁쓸한 뒷맛을 남겼습니다.

(구 가인 앵커) 앞서 지난 주 진행된 한국군의 연평도의 사격훈련에 중국이 반대하며 보여준 모습은 한국 국민들에게 많은 실망을 안겨주었습니다. 올해로 수교 18년을 맞은 한중 관계가 최악이라는 분석입니다. 베이징의 구자룡 특파원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박 앵커) 구 특파원! (네, 베이징입니다) 중국인 선원 3명이 처벌받지 않고 돌아가 `저자세 외교`라는 비판이 높아지고 있죠.

(구 자룡 특파원) 지난 18일 군산 앞바다에서 중국 어선 50여척이 불법 조업하다 도주했습니다. 이를 추격하던 한국 해경 경비함을 중국 어선 랴오잉위호가 들이받으며 저지하다 전복돼 선장은 사망하고 1명은 실종됐으며 3명은 구조돼 조사를 받아왔습니다.

하 지만 군산해양경찰서는 25일 조사 받던 선원 3명을 중국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이 선박이 공무집행방해 혐의는 있지만 책임자인 선장은 사망하고 이들 선원 3명은 주도적으로 가담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측의 석방 요청에 굴복해 서둘러 되돌려 보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특히 단속 과정에서 중국인 선원이 휘두른 흉기에 4명이 부상한 해경은 앞으로 중국 어선과 선원들의 불법 행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명백한 불법 행위에 대해 외교적 마찰을 피하기 위해 처벌하지 않는 것은 안 좋은 선례를 남긴 것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구 앵커) 중국 외교부는 한국 정부에 책임자 처벌과 손해 배상을 요구하는 등 오히려 역공세를 펴기도 했죠. 그럼에도 양국이 서둘러 사건을 매듭지으려는 데는 무슨 배경이 있습니까?

(구 특파원) 사건 발생 3일 후인 21일 중국 외교부 장위 대변인은 중국 어선이 한국 경비함을 들이받았다는 한국 정부의 조사 결과도 부인하고 오히려 피해 보상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선원들의 진술과 현장 비디오 화면 등을 통해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 등이 있었음을 중국 정부도 인정하고 선원들의 조속한 석방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잇단 도발로 양국간 외교 갈등이 심화된 상황에서 이번 사안이 더 이상 확대되지 않는 것이 외교적 실리가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이 센카쿠 열도 인근 해상에서 억류한 중국 선박의 선장을 억류했다가 중국의 압력으로 풀어줘 명분도 실리도 다 놓친 전철을 밟지 않으려는 것으로도 해석됩니다.

(박 앵커) 선박 침몰 사건과 별도로 중국 정부와 관영 언론은 지난 주 한국의 연평도 사격훈련 등을 비판하고 북한 감싸기에 급급해 반발을 사기도 했죠.

(구 특파원)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의 국제판 자매지인 환추시보는 지난 주 한국군이 육군과 공군 합동 훈련을 벌인 것을 벼랑에서 축구경기하는 것에 비유하며 무모한 행동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신문은 한국이 마치 애국주의에 취한 것 같다며 북한을 자극해 끝내 반격을 하도록 유도하려는 것이냐고 억지 주장을 펴기도 했습니다.

추이톈카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도 20일 한국군의 연평도 사격훈련에 대해 누구도 갈등과 전쟁을 부추길 권리가 없다며 한국의 군사훈련만 문제 삼았습니다. 원인을 제공한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책임을 묻지 않았습니다. 환추시보는 심지어 대응 훈련을 계속하는 한국이 도발자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북한은 한국군의 실탄 훈련에 절제를 보여줘 동북아 지역 사람들이 평화 속에서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며 북한에 박수를 보낼 만하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구 앵커) 한마디로 적반하장이군요.

(구 특파원) 그렇습니다. 신화통신은 22일 미국이 한국군의 실탄 사격훈련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것은 미국 자신들의 이익에 맞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이 한국과 군사 외교 관계를 강화하며 한국을 위하는 듯 각종 명분을 내세우지만 결국은 자국 이익을 위한 의도가 숨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국이 그런 미국을 쫓아다니다가는 쓴맛을 볼 것이라며 역사적 사례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2008년 이후 한국이 쇠고기 파동을 겪고 최근 한반도에 긴장이 높아진 것도 미국 탓이라고 돌리기도 했습니다.

(박 앵커) 중국이 후진타오 주석 집권 이후 화평발전을 외치면서도 일본과의 센카쿠 갈등 이후 더욱 강경 외교로 치닫고 있죠? 남북 관계에서도 북한을 더욱 노골적으로 편들고 나서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구 특파원) 무엇보다 중국이 경제적 성취를 바탕으로 자신감이 높아진데다 동북아에서 점차 표면화하는 미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입니다. 또 북한의 잇단 도발로 오히려 미국과 한국 일본간의 관계가 강화되면서 중국도 북한과의 동맹을 강화할 필요가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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