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로드와 둔황전’ 꼭 봐야할 유물들
등록 2011.02.10.***
세계 최초로 공개 전시되는 신라 시대 승려 혜초의 왕오천축국전.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고있는 세계문명전 `실크로드와 둔황-혜초와 함께 하는 서역 기행`에 벌써 7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다녀갔습니다.
설날 연휴에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바둑기사 이창호 국수, 프랑스 석학 기 소르망, 인기 걸그룹 f(x) 등 유명인사들도 전시회를 찾았는데요.
젊은 사람들은 지루해 할거란 선입견과 달리 중고생들이나 2, 30대들도 상당히 많이 찾고 있습니다.
또 아이의 손을 잡고 박물관을 찾는 가족 관객들도 몰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관람객 정영돈 씨·서울 노원구 상계동
"아기한테 좀 어리긴 하지만, 이것저것 그림적인 것들 미술적으로 보여주면 좋을 것 같아서 나오게 됐습니다." "혜초라는 승려가 걸었던 길들이 어떤 저희한테 전해주는 메시지가, 현대인에게 전해주는 메시지가 새롭게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전시회에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것은 역시 왕오천축국전입니다.
프랑스국립도서관이 소장한 이 진기한 유물은 `천축국`이라 불리던 인도를 포함해 페르시아와 중앙아시아 등 약 2만㎞에 걸친 혜초의 대장정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두루마리 필사본인 실물을 마주하면 시대를 앞서간 선각자의 위대한 발자취가 느껴집니다.
특히 왕오천축국전은 3월 17일까지만 전시된 뒤 프랑스로 돌아가기 때문에 더 관심이 큽니다.
(인터뷰) 오영선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실크로드 문명이라고 하는 것은 한 지역이 아니라 길의 문명이기 때문에, 사방에서 여러 가지 문명들이 지나가고 지나가면서 서로가 변화를 끼치는…" "왕오천축국전에 대한 감동이라든가 이런 게 있고요, 실크로드 지역에 대한 사람들의 동경이랄까 그런 것들이 상당히 많이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전시회의 볼거리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혜초가 여행했던 파미르공원의 동쪽, 실크로드를 따라 가보는 형식이라 당시의 독특한 삶과 일상풍습을 자연스레 느낄 수 있는 것도 인기 요인입니다.
중국의 신장, 간쑤, 닝사 지역 박물관에 있는 유물 220여 점이 함께 소개돼 관람객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는데요.
청동의장행렬이나 황금허리띠고리 등은 동서 문명 교류 역사의 향취를 오롯이 전해주고 있습니다.
***
모든 전시회가 그렇지만 실크로드와 둔황 전시회는 약간의 사전 지식만 갖춰도 보는 재미가 훨씬 커집니다.
특히 전시회에서 놓쳐서는 안 될 대표적인 유물들이 있는데요.
먼저 왕오천축국전부터 보시겠습니다.
교과서에서나 접했던 이 유물은 한 권의 두루마리 필사본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지금 보시는 복사본에서 알 수 있듯, 총 227행에 5893자가 적혀 있습니다.
이처럼 모두 펼치면 총길이는 358㎝, 성인 남성 두 사람 키를 합친 정도만큼 깁니다.
하지만 실제 원본은 겨우 60㎝만 전시되고 있는데요.
이는 소장자인 프랑스국립도서관 측이 훼손을 막기 위해 이를 대여조건으로 내걸었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보실 유물은 왕오천축국전이 발견된 둔황 막고굴 17호굴입니다.
일명 장경동이라 불리는 이 굴은 현재 둔황연구원이 소장하고 있는 모형이 그대로 옮겨 전시되고 있습니다.
1900년 발견 당시 석실 안엔 무려 4만 점이 넘는 문서 두루마리가 발견됐는데요.
발견자인 프랑스인 폴 펠리오는 뛰어난 동양학 실력 덕분에 왕오천축국전을 한 눈에 알아봤다고 합니다.
둔황 막고굴 275호굴 모형 역시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정면에 있는 미륵보살상은 높이가 3.4m에 이릅니다.
오뚝한 콧날에 뚜렷한 입술, 요즘 스키니 진마냥 몸에 딱 붙는 옷 형태를 보실 수 있는데요. 바로 서역의 영향을 받았다는 증거입니다.
미륵보살상 하나만 보더라도, 4~5세기에 벌써 중원과 서역의 예술이 융합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전시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청동마차행렬입니다.
1969년에 중국 간쑤에서 출토된 이 유물은 기원전 3세기에서 기원후 3세기 사이, 즉 한나라 시대 것으로 추정됩니다.
각기 다른 창을 든 말을 탄 병사들, 수레마차와 도끼를 실은 마차 등에서 작품을 빚은 장인의 섬세한 손길을 느낄 수 있는데요. 자그마한 크기에도 당당하고 웅장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마지막으로 왕오천축국전만큼 인기 높은 황금 허리띠고리입니다.
이렇게 화면에서 보듯, 쌍둥이처럼 닮은 두 개의 유물이 함께 전시되고 있는데요.
사실 위는 신장위구르자치박물관에서 소장하는 실크로드 유물이지만, 아래는 평양 석암리 9호 무덤에서 출토된 것으로 국립중앙박물관의 것입니다.
명확한 연유야 알 수 없겠지만, 당시에도 수천㎞가 떨어진 두 지역 사이에 교류가 있었음을 짐작케 합니다.
동아일보 이미집니다.
지난해 말 소개해드린 전시회 `실크로드와 둔황` 기억나십니까. 전시가 개장 두 달째를 맞았는데 한파에도 많은 인파가 몰리고 있다고 합니다. 문화재를 담당하고 있는 이미지 기자가 관람 포인트를 짚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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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로 공개 전시되는 신라 시대 승려 혜초의 왕오천축국전.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고있는 세계문명전 `실크로드와 둔황-혜초와 함께 하는 서역 기행`에 벌써 7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다녀갔습니다.
설날 연휴에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바둑기사 이창호 국수, 프랑스 석학 기 소르망, 인기 걸그룹 f(x) 등 유명인사들도 전시회를 찾았는데요.
젊은 사람들은 지루해 할거란 선입견과 달리 중고생들이나 2, 30대들도 상당히 많이 찾고 있습니다.
또 아이의 손을 잡고 박물관을 찾는 가족 관객들도 몰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관람객 정영돈 씨·서울 노원구 상계동
"아기한테 좀 어리긴 하지만, 이것저것 그림적인 것들 미술적으로 보여주면 좋을 것 같아서 나오게 됐습니다." "혜초라는 승려가 걸었던 길들이 어떤 저희한테 전해주는 메시지가, 현대인에게 전해주는 메시지가 새롭게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전시회에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것은 역시 왕오천축국전입니다.
프랑스국립도서관이 소장한 이 진기한 유물은 `천축국`이라 불리던 인도를 포함해 페르시아와 중앙아시아 등 약 2만㎞에 걸친 혜초의 대장정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두루마리 필사본인 실물을 마주하면 시대를 앞서간 선각자의 위대한 발자취가 느껴집니다.
특히 왕오천축국전은 3월 17일까지만 전시된 뒤 프랑스로 돌아가기 때문에 더 관심이 큽니다.
(인터뷰) 오영선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실크로드 문명이라고 하는 것은 한 지역이 아니라 길의 문명이기 때문에, 사방에서 여러 가지 문명들이 지나가고 지나가면서 서로가 변화를 끼치는…" "왕오천축국전에 대한 감동이라든가 이런 게 있고요, 실크로드 지역에 대한 사람들의 동경이랄까 그런 것들이 상당히 많이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전시회의 볼거리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혜초가 여행했던 파미르공원의 동쪽, 실크로드를 따라 가보는 형식이라 당시의 독특한 삶과 일상풍습을 자연스레 느낄 수 있는 것도 인기 요인입니다.
중국의 신장, 간쑤, 닝사 지역 박물관에 있는 유물 220여 점이 함께 소개돼 관람객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는데요.
청동의장행렬이나 황금허리띠고리 등은 동서 문명 교류 역사의 향취를 오롯이 전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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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전시회가 그렇지만 실크로드와 둔황 전시회는 약간의 사전 지식만 갖춰도 보는 재미가 훨씬 커집니다.
특히 전시회에서 놓쳐서는 안 될 대표적인 유물들이 있는데요.
먼저 왕오천축국전부터 보시겠습니다.
교과서에서나 접했던 이 유물은 한 권의 두루마리 필사본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지금 보시는 복사본에서 알 수 있듯, 총 227행에 5893자가 적혀 있습니다.
이처럼 모두 펼치면 총길이는 358㎝, 성인 남성 두 사람 키를 합친 정도만큼 깁니다.
하지만 실제 원본은 겨우 60㎝만 전시되고 있는데요.
이는 소장자인 프랑스국립도서관 측이 훼손을 막기 위해 이를 대여조건으로 내걸었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보실 유물은 왕오천축국전이 발견된 둔황 막고굴 17호굴입니다.
일명 장경동이라 불리는 이 굴은 현재 둔황연구원이 소장하고 있는 모형이 그대로 옮겨 전시되고 있습니다.
1900년 발견 당시 석실 안엔 무려 4만 점이 넘는 문서 두루마리가 발견됐는데요.
발견자인 프랑스인 폴 펠리오는 뛰어난 동양학 실력 덕분에 왕오천축국전을 한 눈에 알아봤다고 합니다.
둔황 막고굴 275호굴 모형 역시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정면에 있는 미륵보살상은 높이가 3.4m에 이릅니다.
오뚝한 콧날에 뚜렷한 입술, 요즘 스키니 진마냥 몸에 딱 붙는 옷 형태를 보실 수 있는데요. 바로 서역의 영향을 받았다는 증거입니다.
미륵보살상 하나만 보더라도, 4~5세기에 벌써 중원과 서역의 예술이 융합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전시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청동마차행렬입니다.
1969년에 중국 간쑤에서 출토된 이 유물은 기원전 3세기에서 기원후 3세기 사이, 즉 한나라 시대 것으로 추정됩니다.
각기 다른 창을 든 말을 탄 병사들, 수레마차와 도끼를 실은 마차 등에서 작품을 빚은 장인의 섬세한 손길을 느낄 수 있는데요. 자그마한 크기에도 당당하고 웅장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마지막으로 왕오천축국전만큼 인기 높은 황금 허리띠고리입니다.
이렇게 화면에서 보듯, 쌍둥이처럼 닮은 두 개의 유물이 함께 전시되고 있는데요.
사실 위는 신장위구르자치박물관에서 소장하는 실크로드 유물이지만, 아래는 평양 석암리 9호 무덤에서 출토된 것으로 국립중앙박물관의 것입니다.
명확한 연유야 알 수 없겠지만, 당시에도 수천㎞가 떨어진 두 지역 사이에 교류가 있었음을 짐작케 합니다.
동아일보 이미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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