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논평:민주화는 전염력이 크다

등록 2011.02.21.
검은 땅 튀니지에서 시작된 민주화 열기가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30년 철권통치를 무너뜨린 뒤 파죽지세로 인접한 나라들로 옮아가고 있습니다. 이집트와 같은 아프리카에 있는 수단 알제리 심지어 리비아에서도 민주화 시위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슬람 근본주의 정권이 들어선 예멘 바레인 이란 등 중동국가에서도 민주화 요구가 거세지고 있습니다. 시위대에게 정권은 총과 최루가스로 대응해 벌써 수십 명의 사망자가 나왔습니다.

이들 국가들은 치솟는 물가, 30%에 이르는 높은 실업률, 국경분쟁과 종교 갈등 등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민생고가 날로 심해지는 가운데 이집트혁명에 자극 받은 국민들은 부패하고 무능한 독재정권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국제 정가에서는 혁명의 확산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무바라크 다음 타자가 누구냐"를 점치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도 혁명은 강력한 전염효과를 가집니다. 1789년 프랑스혁명으로 앙시앙레짐이 붕괴하자 인접한 영국 오스트리아 프로이센 등은 너무 놀라 동맹을 결성하고 프랑스에 대항했습니다만 나폴레옹에게 지고 말았습니다. 1989년 베를린장벽이 무너지면서 구소련이 붕괴되고 동구권은 순식간에 민주화 도미노가 일어났습니다. 외신들은 무바라크의 축출을 "중동의 베를린장벽이 무너졌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국민의 민주화 열망에 기름을 붓는 것은 인접국의 민주화 성공스토리입니다. 독재정권이 온갖 수단을 동원해 언론을 통제하고 인터넷을 차단하는 것도 민주화 열기가 자국 국민에게 전달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나 시대가 변했습니다. 통신수단이 발달해 정부가 아무리 억제해도 이웃나라의 민주화 소식은 바이러스처럼 번지고 맙니다.

민주화혁명의 성공은 놀랍게도 아시아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20일엔 중국 베이징 한복판에서 수십 명의 시민이 민주화를 요구하며 기습시위를 벌였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 북한체제라지만 이런 민주화 열기를 얼마나 감당해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

검은 땅 튀니지에서 시작된 민주화 열기가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30년 철권통치를 무너뜨린 뒤 파죽지세로 인접한 나라들로 옮아가고 있습니다. 이집트와 같은 아프리카에 있는 수단 알제리 심지어 리비아에서도 민주화 시위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슬람 근본주의 정권이 들어선 예멘 바레인 이란 등 중동국가에서도 민주화 요구가 거세지고 있습니다. 시위대에게 정권은 총과 최루가스로 대응해 벌써 수십 명의 사망자가 나왔습니다.

이들 국가들은 치솟는 물가, 30%에 이르는 높은 실업률, 국경분쟁과 종교 갈등 등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민생고가 날로 심해지는 가운데 이집트혁명에 자극 받은 국민들은 부패하고 무능한 독재정권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국제 정가에서는 혁명의 확산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무바라크 다음 타자가 누구냐"를 점치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도 혁명은 강력한 전염효과를 가집니다. 1789년 프랑스혁명으로 앙시앙레짐이 붕괴하자 인접한 영국 오스트리아 프로이센 등은 너무 놀라 동맹을 결성하고 프랑스에 대항했습니다만 나폴레옹에게 지고 말았습니다. 1989년 베를린장벽이 무너지면서 구소련이 붕괴되고 동구권은 순식간에 민주화 도미노가 일어났습니다. 외신들은 무바라크의 축출을 "중동의 베를린장벽이 무너졌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국민의 민주화 열망에 기름을 붓는 것은 인접국의 민주화 성공스토리입니다. 독재정권이 온갖 수단을 동원해 언론을 통제하고 인터넷을 차단하는 것도 민주화 열기가 자국 국민에게 전달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나 시대가 변했습니다. 통신수단이 발달해 정부가 아무리 억제해도 이웃나라의 민주화 소식은 바이러스처럼 번지고 맙니다.

민주화혁명의 성공은 놀랍게도 아시아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20일엔 중국 베이징 한복판에서 수십 명의 시민이 민주화를 요구하며 기습시위를 벌였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 북한체제라지만 이런 민주화 열기를 얼마나 감당해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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