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논평]‘58 개띠’ 은퇴 작전

720만 명에 이르는 한국의 베이비붐 세대가 지난해부터 은퇴하기 시작했습니다. 1955년에서 1963년 사이에 태어난 사람들입니다. `58년 개띠`로 상징되는 베이비 붐 세대는 어려서는 `콩나물 교실`에서 배우고 사회에 나와서는 물불 가리지 않고 뛰었죠. 부모 봉양과 자녀 양육의 책임을 다 졌지만 공식 은퇴 후에도 생활비를 조달해야 하는 처지입니다.

문제는 이들의 노후 준비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죠. 메트라이프생명노년사회연구소 등이 조사한 결과 은퇴준비가 잘 돼있거나 잘 되고 있다는 응답은 30%에 불과했습니다. 다소 차질이 있다는 15%는 그래도 나은 편입니다. 30%는 상당히 미흡하며 나머지 25%는 준비를 못하거나 계획조차 없다고 응답했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현재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은퇴 희망 시기는 평균 64.8세지만 현실은 62.3세로 2년 반의 시차가 있습니다. 이들은 은퇴 후의 삶에 대해 낙관적이지만 미래를 위한 저축은 월평균 17만2000원에 불과했습니다. 은퇴 후 월 211만 원의 생활비를 대기엔 부족합니다. 자녀의 교육비와 결혼 비용 부담이 무거웠던 때문이죠. 그러다보니 베이비부머의 39%가 국민연금을 노후준비 대책으로 꼽았습니다.

은퇴 이후에 대비해 금융자산 등을 비교적 여유 있게 갖추고 있는 미국의 베이비부머와는 비교가 안 되죠. 일본에서는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 세대`의 은퇴에 앞서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2004년에 법을 바꿔 기업이 정년을 65세로 연장하거나 퇴직 후 재고용하도록 하게 해서 은퇴를 늦추고 사회적 충격을 줄였습니다.

은퇴 작전은 우선적으로 개인이 세워야겠죠. 하지만 모두 개인에 맡기면 무대책인 경우가 너무 많이 나옵니다. 개인 한사람 한사람은 궁핍하게 살면서라도 버틸지 모르지만 노동력이 한꺼번에 빠져나가고 소비가 줄어들고 연금의존자가 너무 많이 늘어나면 사회 경제적 충격이 클 것입니다. `58 개띠의 반란`이 시작되기 전에, 지금이라도 서둘러서, 정부가 `은퇴 작전`을 지휘해야 할 것입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