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 논평]훈장 받는 인천공항 미화원

정부는 어제 국무회의에서 의미 있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일하는 현장 직원과 일선 공무원 등 12명에게 훈장, 포장, 대통령과 국무총리 표창을 수여하기로 의결한 일입니다. 훈장이나 포장은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들에게만 돌아간다는 통념을 깬 주목할 만한 결정입니다.

동탑산업훈장을 받는 62세의 노귀남 씨는 인천공항이 문을 연 2001년 3월부터 10년간 이 공항에서 일해 온 용역회사 소속 환경미화원입니다. 야간에 화장실 바닥을 청소하고 에스컬레이터 손잡이를 닦는 노 씨는 항상 웃는 얼굴로 업무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여행객이 잃어버린 가방이나 지갑을 주인에게 돌려주거나 택배로 보내주기도 했습니다. 41세의 환경미화원 신수정 씨는 철탑산업훈장 서훈자로 결정됐습니다.

인천공항은 세계공항서비스 평가에서 6년 연속 종합 1위라는 초유의 기록을 달성했습니다. 2009년 기준 국제화물 처리실적은 세계 2위, 국제여객 처리실적은 12위였습니다. 우리나라 전체 출입국 인원의 72%, 전체 무역액의 24%가 인천공항을 거쳤습니다. 경제성이 없다는 일각의 우려와 달리 개항 3년만인 2004년 흑자로 전환해 당기순이익을 지속적으로 늘렸습니다.

인천공항이 세계 최고 수준의 공항으로 성장한 데는 경영진과 정부의 역할도 중요했지만 노 씨처럼 빛이 나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해 온 `보통 사람들`의 노력이 컸습니다. 사회적 지위에 걸맞지 않는 추태를 보이는 이른바 `지도층 인사`가 적지 않은 현실에서 평범하면서도 성실한 이런 분들이야말로 우리 시대의 진정한 영웅이 아닐까요.

경부고속도로, 포항종합제철, 경부고속철도, 4대강 살리기 같은 주요 국책사업과 마찬가지로 인천공항도 건설 과정에서 적지 않은 반대에 시달렸습니다. 국토연구원은 `국책사업 갈등사례 분석 및 시사점`이란 보고서에서 ＂인천공항 사업이 찬반 갈등으로 계속 지연됐다면 각종 편익은커녕 국가적 손실이 컸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인천공항의 성공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권순활 논설위원 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