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논평] ‘주폭’과의 전쟁

등록 2011.05.09.
직무수행 중 민원인 등으로부터 폭행당하는 공무원이 한 해 평균 566명이나 됩니다. 그중 74%가 경찰입니다. 며칠 전 술 취한 행인이 경찰 지구대에서 흉기를 들고 소란을 피운 장면을 방송에서 보셨을 겁니다.

해법은 있습니다. 김용판 충북지방경찰청장이 벌이는 `주폭과의 전쟁`이 그것입니다. 주폭이란 술 酒, 사나울 暴, 술만 취하면 폭력배로 돌변해 행패를 부리는 사람이란 뜻입니다. 조폭보다 위험한 존재라고 해서 김 청장이 붙인 이름입니다.

김 청장은 지난해 9월 취임 직후 `공무집행방해 행위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을 강조했습니다. 충북경찰은 주폭수사전담반을 만들어 입체적인 수사로 대응했습니다. 지구대에서 행패를 부리는 주폭 사건이 발생하면 가족과 이웃 주민을 찾아가 피해사례를 수집했습니다.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충북경찰은 공무집행방해사범 202명을 붙잡아 그중 23명을 구속했습니다. 1년 전 같은 기간에는 397명을 검거해 10명을 구속했습니다. 엄한 처벌 이후 사건 발생은 줄었지만 구속자는 증가했습니다. 관공서나 이웃에 심한 행패를 부린 주폭은 8개월간 48명이 구속됐습니다. 술에 취해 경찰에 심한 욕을 하는 경우는 경범죄로 처벌받게 합니다. 상습적인 주폭이지만 폭행 정도가 심하지 않은 경우는 알코올 중독 치료를 받도록 전문병원과 연결해줍니다.

주폭에 시달리던 주민들은 "보복이 두려워 신고를 꺼렸는데 이제 앓던 이가 빠졌다"며 반기고 있습니다. 일선 경찰들도 "지구대에서 난동을 부리는 술꾼들이 줄어들어 생활치안에 인력을 더 투입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합니다.

조현오 경찰청장이 충북경찰의 우수사례를 확산시키라고 지시해 전국에 수사전담반이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조폭 수사하듯이 주폭척결에 의지를 보이는 곳은 광주경찰청 등 일부에 불과합니다.

한국 경찰이 폭력시위대나 버릇없는 취객에게 매를 맞는 것은 공권력의 수치입니다. 선진국에서는 용납되지 않는 일입니다. 전국 경찰이 `주폭과의 전쟁`에 나서 경찰 제복의 자부심을 회복시켜야 합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홍권희 논설위원)

직무수행 중 민원인 등으로부터 폭행당하는 공무원이 한 해 평균 566명이나 됩니다. 그중 74%가 경찰입니다. 며칠 전 술 취한 행인이 경찰 지구대에서 흉기를 들고 소란을 피운 장면을 방송에서 보셨을 겁니다.

해법은 있습니다. 김용판 충북지방경찰청장이 벌이는 `주폭과의 전쟁`이 그것입니다. 주폭이란 술 酒, 사나울 暴, 술만 취하면 폭력배로 돌변해 행패를 부리는 사람이란 뜻입니다. 조폭보다 위험한 존재라고 해서 김 청장이 붙인 이름입니다.

김 청장은 지난해 9월 취임 직후 `공무집행방해 행위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을 강조했습니다. 충북경찰은 주폭수사전담반을 만들어 입체적인 수사로 대응했습니다. 지구대에서 행패를 부리는 주폭 사건이 발생하면 가족과 이웃 주민을 찾아가 피해사례를 수집했습니다.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충북경찰은 공무집행방해사범 202명을 붙잡아 그중 23명을 구속했습니다. 1년 전 같은 기간에는 397명을 검거해 10명을 구속했습니다. 엄한 처벌 이후 사건 발생은 줄었지만 구속자는 증가했습니다. 관공서나 이웃에 심한 행패를 부린 주폭은 8개월간 48명이 구속됐습니다. 술에 취해 경찰에 심한 욕을 하는 경우는 경범죄로 처벌받게 합니다. 상습적인 주폭이지만 폭행 정도가 심하지 않은 경우는 알코올 중독 치료를 받도록 전문병원과 연결해줍니다.

주폭에 시달리던 주민들은 "보복이 두려워 신고를 꺼렸는데 이제 앓던 이가 빠졌다"며 반기고 있습니다. 일선 경찰들도 "지구대에서 난동을 부리는 술꾼들이 줄어들어 생활치안에 인력을 더 투입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합니다.

조현오 경찰청장이 충북경찰의 우수사례를 확산시키라고 지시해 전국에 수사전담반이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조폭 수사하듯이 주폭척결에 의지를 보이는 곳은 광주경찰청 등 일부에 불과합니다.

한국 경찰이 폭력시위대나 버릇없는 취객에게 매를 맞는 것은 공권력의 수치입니다. 선진국에서는 용납되지 않는 일입니다. 전국 경찰이 `주폭과의 전쟁`에 나서 경찰 제복의 자부심을 회복시켜야 합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홍권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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