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논평 : KTX 승객은 시험 대상 아니다

등록 2011.05.16.
KTX 승객은 시험 대상 아니다

프랑스에서 도입한 KTX와 국내에서 자체 개발한 KTX-산천 열차의 고장과 사고가 하루가 멀다고 할 정도로 자주 일어납니다. 2월 11일 광명역 탈선 사고를 비롯해 운행 중 정차나 고장이 너무 잦아서 KTX 이용객들의 불안이 갈수록 커져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코레일은 지난 12일 KTX 사고와 고장을 방지하기 위해 호남선 4개 구간의 고속열차 12회를 20량 편성에서 10량 편성으로 감축 운행하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습니다. 그러고 나서도 지난 14일 또 경북 칠곡에서 KTX-산천 열차가 52분 동안 멈췄습니다. 제동장치 이상으로 열차가 자동으로 멈췄다는데 구체적인 원인은 파악되지 않고 있어 걱정입니다.

코레일 측은 프랑스 TGV의 기술 이전으로 제작해 2004년 4월 본격 운행을 시작한 KTX 고속열차는 시험운행 기간을 포함해 차령이 10년이나 돼 잔고장이 자주 발생한다고 설명합니다. 한국형 고속열차인 KTX-산천은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의 주관 아래 현대로템이 2002년 개발해 작년 3월 상업운행에 들어갔지만 안정화에 약 3년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고속열차는 수십 만 개의 부품이 들어가는 최첨단 장비인 만큼 어느 정도 안정화 기간이 필요하겠지만 승객이 시험 대상이 될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더구나 KTX-산천 관련 고장과 사고는 모터감속기 고정장치 균열처럼 안정화 문제로 보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코레일이 검수 과정에서 보다 철저를 기하고, 문제가 발견되면 과감하게 리콜도 요청해야 합니다. 현대로템도 설계상의 문제나 기술 결함은 없는지 철저히 재점검하는 기회로 삼기 바랍니다.

정부는 브라질과 미국에 KTX-산천의 수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사고철(事故鐵)` 소리나 듣고 불신의 대상이 되면 누가 수입하려고 하겠습니까. 아무리 사소한 고장이나 사고도 누적되면 언젠가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시속 300km로 달리는 고속열차의 사고는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끔찍합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권순택 논설위원 maypole@donga.com

KTX 승객은 시험 대상 아니다

프랑스에서 도입한 KTX와 국내에서 자체 개발한 KTX-산천 열차의 고장과 사고가 하루가 멀다고 할 정도로 자주 일어납니다. 2월 11일 광명역 탈선 사고를 비롯해 운행 중 정차나 고장이 너무 잦아서 KTX 이용객들의 불안이 갈수록 커져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코레일은 지난 12일 KTX 사고와 고장을 방지하기 위해 호남선 4개 구간의 고속열차 12회를 20량 편성에서 10량 편성으로 감축 운행하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습니다. 그러고 나서도 지난 14일 또 경북 칠곡에서 KTX-산천 열차가 52분 동안 멈췄습니다. 제동장치 이상으로 열차가 자동으로 멈췄다는데 구체적인 원인은 파악되지 않고 있어 걱정입니다.

코레일 측은 프랑스 TGV의 기술 이전으로 제작해 2004년 4월 본격 운행을 시작한 KTX 고속열차는 시험운행 기간을 포함해 차령이 10년이나 돼 잔고장이 자주 발생한다고 설명합니다. 한국형 고속열차인 KTX-산천은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의 주관 아래 현대로템이 2002년 개발해 작년 3월 상업운행에 들어갔지만 안정화에 약 3년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고속열차는 수십 만 개의 부품이 들어가는 최첨단 장비인 만큼 어느 정도 안정화 기간이 필요하겠지만 승객이 시험 대상이 될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더구나 KTX-산천 관련 고장과 사고는 모터감속기 고정장치 균열처럼 안정화 문제로 보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코레일이 검수 과정에서 보다 철저를 기하고, 문제가 발견되면 과감하게 리콜도 요청해야 합니다. 현대로템도 설계상의 문제나 기술 결함은 없는지 철저히 재점검하는 기회로 삼기 바랍니다.

정부는 브라질과 미국에 KTX-산천의 수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사고철(事故鐵)` 소리나 듣고 불신의 대상이 되면 누가 수입하려고 하겠습니까. 아무리 사소한 고장이나 사고도 누적되면 언젠가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시속 300km로 달리는 고속열차의 사고는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끔찍합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권순택 논설위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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