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논평]공직비리 엄단 없이 선진국 못 간다

등록 2011.06.16.
공직사회의 비리와 기강 해이가 대단히 심각한 수준입니다. 정부합동공직복무점검단이 올해 적발한 공직 비리만도 60건이 넘습니다. 최근 저축은행 사태에서 드러난 공직자들의 불법 비리는 아예 포함되지도 않은 게 이 정도입니다.

한 중앙행정기관 과장은 2년 동안 업체에서 생활비 등으로 수천만 원을 받아썼습니다. 공금을 횡령하고 공공청사에서 카드 도박을 벌이다가 적발된 공무원들도 있었습니다. 사무실에서 노름판을 벌이는 정신상태로 어떻게 행정서비스 업무를 수행할 것이며 판돈은 또 어디서 났을까요. 정부 산하기관이 직원들 회식 한다면서 공공기관의 자회사에서 금품을 받은 비리도 있었고 공기업이 시공사에 고가의 비품을 요구한 사례도 드러났습니다. 아직도 이런 공무원들이 있다니 세금 내는 국민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국토해양부 직원들이 3월 말 제주도에서 하천협회가 주최한 연찬회에 갔다가 민간업체들로부터 식사와 술 접대를 받은 것도 공직복무점검단이 적발한 60여건의 공직 비리에 포함된 겁니다. 2박3일 일정으로 열린 연찬회에는 4대강 살리기 사업 참여 업체를 포함한 하천 관련 건설업체 관계자들도 다수 참석했다고 합니다.

국토부는 야당과 환경단체 그리고 일부 종교인들까지 반대하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주무하는 행정부처로서 사소한 잘못도 국정 운영에 큰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매사에 긴장하고 자세를 가다듬어야 할 터에 사업자들과 어울렸다니 4대강 사업이 잘 마무리될지 의심스럽습니다.

공직 부패와 비리를 이대로 두고는 선진국이 될 수도 없고 `공정사회`라는 말도 조롱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말 겁니다. 공직 비리가 적발되면 엄벌해야 차단효과가 있는데 공직기강 감독기관조차 물러 터진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최근 공직 비리와 관련해 "이제 한계가 왔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대통령이 거듭 강조했는데도 비리 풍토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대통령이 무능하고 말한 것에 책임을 지지 않았다는 평가만 남을 겁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권순택 논설위원

공직사회의 비리와 기강 해이가 대단히 심각한 수준입니다. 정부합동공직복무점검단이 올해 적발한 공직 비리만도 60건이 넘습니다. 최근 저축은행 사태에서 드러난 공직자들의 불법 비리는 아예 포함되지도 않은 게 이 정도입니다.

한 중앙행정기관 과장은 2년 동안 업체에서 생활비 등으로 수천만 원을 받아썼습니다. 공금을 횡령하고 공공청사에서 카드 도박을 벌이다가 적발된 공무원들도 있었습니다. 사무실에서 노름판을 벌이는 정신상태로 어떻게 행정서비스 업무를 수행할 것이며 판돈은 또 어디서 났을까요. 정부 산하기관이 직원들 회식 한다면서 공공기관의 자회사에서 금품을 받은 비리도 있었고 공기업이 시공사에 고가의 비품을 요구한 사례도 드러났습니다. 아직도 이런 공무원들이 있다니 세금 내는 국민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국토해양부 직원들이 3월 말 제주도에서 하천협회가 주최한 연찬회에 갔다가 민간업체들로부터 식사와 술 접대를 받은 것도 공직복무점검단이 적발한 60여건의 공직 비리에 포함된 겁니다. 2박3일 일정으로 열린 연찬회에는 4대강 살리기 사업 참여 업체를 포함한 하천 관련 건설업체 관계자들도 다수 참석했다고 합니다.

국토부는 야당과 환경단체 그리고 일부 종교인들까지 반대하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주무하는 행정부처로서 사소한 잘못도 국정 운영에 큰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매사에 긴장하고 자세를 가다듬어야 할 터에 사업자들과 어울렸다니 4대강 사업이 잘 마무리될지 의심스럽습니다.

공직 부패와 비리를 이대로 두고는 선진국이 될 수도 없고 `공정사회`라는 말도 조롱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말 겁니다. 공직 비리가 적발되면 엄벌해야 차단효과가 있는데 공직기강 감독기관조차 물러 터진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최근 공직 비리와 관련해 "이제 한계가 왔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대통령이 거듭 강조했는데도 비리 풍토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대통령이 무능하고 말한 것에 책임을 지지 않았다는 평가만 남을 겁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권순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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