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돌아갈래”…日대지진 후 이혼식 성행

등록 2011.07.05.
[앵커]

일본에서는 최근 결혼식이 아닌 이혼 기념식을 치르는 일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합니다.

부부가 결혼 생활을 마무리하며 치르는 의식인데요.

일본의 이혼식을 동아닷컴 김수경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말쑥한 옷차림의 두 남녀가 사람들의 박수를 받으며 입장합니다.

잠시 후 엄숙한 분위기 속에 남녀가 직접 망치를 잡고 결혼반지를 내리칩니다.

납작해진 반지가 두 사람이 이혼했음을 알립니다.

도쿄에 사는 사이토 도모하루 씨와 미키 씨 부부는 이날 이혼식을 치르며 13년 결혼 생활의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더 이상 낄 수 없게 된 반지는 개구리상의 입 안으로 들어갑니다.

개구리는 일본 문화에서 `돌아감`을 상징합니다.

[사이토 도모하루]

"반지가 이렇게 쉽게 찌그러질 줄은 몰랐어요. 놀랐지만 한편으로는 (결혼 생활을) 깔끔하게 마무리하는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이혼식은 레스토랑 등을 빌려 진행됩니다.

남녀가 초대한 지인들 앞에서 이혼을 서약하고 헤어지는 이유를 각자 설명한 뒤 남편과 아내로서 마지막 인사말을 건넵니다.

결혼 생활을 담은 사진도 보여줍니다.

결혼반지를 직접 망치로 부수는 것으로 식은 마무리됩니다.

이혼식 비용은 5만5000엔, 우리 돈으로 약 72만원입니다.

이혼식 사업을 창업한 데라이 히로키 씨는 3월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이혼식을 치르는 커플이 많아졌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 데라이 히로키 / 이혼식 사업 창업자]

"3월 11일(대지진과 쓰나미 발생일) 이후로 많은 부부들이 삶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들을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가족보다 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된 사람들도 있었죠. 일련의 재난이 사람들이 이혼을 결심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원만하게 이혼을 하고 싶어 하는 부부들이 이혼식을 합니다."

미키 씨도 대지진 이후 이혼식을 결심하게 된 사람들 중 한 명입니다.

[인터뷰 : 사이토 미키]

"대지진 이후 다시 부모님 곁으로 돌아가 함께 살고 싶은 열망이 강해졌어요."

2년 전 이 사업을 시작한 히로키 씨는 지금까지 80쌍이 넘는 부부가 이혼식을 치렀다고 밝혔습니다.

동아닷컴 김수경입니다.

cvgrs@donga.com

[앵커]

일본에서는 최근 결혼식이 아닌 이혼 기념식을 치르는 일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합니다.

부부가 결혼 생활을 마무리하며 치르는 의식인데요.

일본의 이혼식을 동아닷컴 김수경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말쑥한 옷차림의 두 남녀가 사람들의 박수를 받으며 입장합니다.

잠시 후 엄숙한 분위기 속에 남녀가 직접 망치를 잡고 결혼반지를 내리칩니다.

납작해진 반지가 두 사람이 이혼했음을 알립니다.

도쿄에 사는 사이토 도모하루 씨와 미키 씨 부부는 이날 이혼식을 치르며 13년 결혼 생활의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더 이상 낄 수 없게 된 반지는 개구리상의 입 안으로 들어갑니다.

개구리는 일본 문화에서 `돌아감`을 상징합니다.

[사이토 도모하루]

"반지가 이렇게 쉽게 찌그러질 줄은 몰랐어요. 놀랐지만 한편으로는 (결혼 생활을) 깔끔하게 마무리하는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이혼식은 레스토랑 등을 빌려 진행됩니다.

남녀가 초대한 지인들 앞에서 이혼을 서약하고 헤어지는 이유를 각자 설명한 뒤 남편과 아내로서 마지막 인사말을 건넵니다.

결혼 생활을 담은 사진도 보여줍니다.

결혼반지를 직접 망치로 부수는 것으로 식은 마무리됩니다.

이혼식 비용은 5만5000엔, 우리 돈으로 약 72만원입니다.

이혼식 사업을 창업한 데라이 히로키 씨는 3월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이혼식을 치르는 커플이 많아졌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 데라이 히로키 / 이혼식 사업 창업자]

"3월 11일(대지진과 쓰나미 발생일) 이후로 많은 부부들이 삶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들을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가족보다 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된 사람들도 있었죠. 일련의 재난이 사람들이 이혼을 결심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원만하게 이혼을 하고 싶어 하는 부부들이 이혼식을 합니다."

미키 씨도 대지진 이후 이혼식을 결심하게 된 사람들 중 한 명입니다.

[인터뷰 : 사이토 미키]

"대지진 이후 다시 부모님 곁으로 돌아가 함께 살고 싶은 열망이 강해졌어요."

2년 전 이 사업을 시작한 히로키 씨는 지금까지 80쌍이 넘는 부부가 이혼식을 치렀다고 밝혔습니다.

동아닷컴 김수경입니다.

cvgr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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