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논평 : 방과후학교는 학교 자율에

등록 2011.07.15.
[정성희 논설위원]

곽노현 교육감의 서울시교육청은 정규학습 시간이외의 교육에서 교과교육을 최소화하고 문화 예술 체육 봉사 야외수업 등 교과외 수업을 늘리도록 하는 `방과후 교육활동 혁신 방안`을 최근 발표했습니다.

학생들이 방과후에도 국·영·수 등 교과학습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활동을 하도록 권장한다는 취지입니다.

말은 권장이지만 이 성과를 다음 해 예산지원과 학교평가, 학교장 경영능력평가에 반영한다고 하니 사실상 강제사항입니다.

교과수업에 찌든 학생들에게 문예체 인성교육을 하겠다는 것은 곽 교육감의 평소 소신입니다.

인성이 무너진 요즘 아이들에게 문예체 교육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문예체 교육을 방과후학교에 강요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무엇보다 교과수업을 일정비율 이상 편성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학교장의 자율권을 침해하는 일입니다.

사교육비 절감 차원에서 누구보다도 방과후수업에 적극적인 교육과학기술부가 먼저 반발하고 있습니다.

방과후 질 좋은 교과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면 학원 과외로 사교육 수요가 몰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입니다.

일선 학교 교장과 학부모들도 불편한 기색입니다.

문예체 교육이 명분은 좋지만 학원도 못가는 어려운 지역에선 방과후학교를 교과 위주로 운영하길 원하는 학생과 학부모가 많습니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모임은 자신이 생각한 가치가 옳다고 하여 상대에게 강요하고 밀어붙이는 것은 진보교육감의 자세가 아니라며 곽 교육감은 방과후수업 선택권과 학습권을 침해하지 말라고 주장했습니다.

지금까지 방과후학교 수업내용을 보면 학교별 지역별로 편차가 큽니다.

아무래도 여유가 있는 초등학교는 문예체 등 특기적성이 많고, 중고등학교는 교과수업이 선호됩니다.

또 저소득층이 밀집한 지역의 학교들일수록 교과수업을 편성해주기를 기대합니다.

학교현장의 이런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획일적으로 예체능 수업을 강요한다면 방과후학교도 교육감의 이념 실험장이 되어야 하느냐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입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shchung@donga.com

[정성희 논설위원]

곽노현 교육감의 서울시교육청은 정규학습 시간이외의 교육에서 교과교육을 최소화하고 문화 예술 체육 봉사 야외수업 등 교과외 수업을 늘리도록 하는 `방과후 교육활동 혁신 방안`을 최근 발표했습니다.

학생들이 방과후에도 국·영·수 등 교과학습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활동을 하도록 권장한다는 취지입니다.

말은 권장이지만 이 성과를 다음 해 예산지원과 학교평가, 학교장 경영능력평가에 반영한다고 하니 사실상 강제사항입니다.

교과수업에 찌든 학생들에게 문예체 인성교육을 하겠다는 것은 곽 교육감의 평소 소신입니다.

인성이 무너진 요즘 아이들에게 문예체 교육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문예체 교육을 방과후학교에 강요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무엇보다 교과수업을 일정비율 이상 편성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학교장의 자율권을 침해하는 일입니다.

사교육비 절감 차원에서 누구보다도 방과후수업에 적극적인 교육과학기술부가 먼저 반발하고 있습니다.

방과후 질 좋은 교과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면 학원 과외로 사교육 수요가 몰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입니다.

일선 학교 교장과 학부모들도 불편한 기색입니다.

문예체 교육이 명분은 좋지만 학원도 못가는 어려운 지역에선 방과후학교를 교과 위주로 운영하길 원하는 학생과 학부모가 많습니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모임은 자신이 생각한 가치가 옳다고 하여 상대에게 강요하고 밀어붙이는 것은 진보교육감의 자세가 아니라며 곽 교육감은 방과후수업 선택권과 학습권을 침해하지 말라고 주장했습니다.

지금까지 방과후학교 수업내용을 보면 학교별 지역별로 편차가 큽니다.

아무래도 여유가 있는 초등학교는 문예체 등 특기적성이 많고, 중고등학교는 교과수업이 선호됩니다.

또 저소득층이 밀집한 지역의 학교들일수록 교과수업을 편성해주기를 기대합니다.

학교현장의 이런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획일적으로 예체능 수업을 강요한다면 방과후학교도 교육감의 이념 실험장이 되어야 하느냐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입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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