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논평 : 한나라당 주민투표 대응 한심하다

등록 2011.08.19.
[이진녕 논설위원]

전면 무상급식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가난한 학생에게만 무상급식을 하게 되면 눈칫밥을 먹게 되고, 그렇게 되면 그들이 마음의 상처를 입게 된다는 것을 가장 큰 이유로 내세웁니다. 따라서 모든 학생에게 무상급식을 함으로써 누가 공짜 밥을 먹는지 모르게 해 가난한 학생들이 갖게 될 낙인감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언뜻 들으면 가난한 학생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배려가 참으로 거룩해 보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학생에게 무상급식을 해 누가 가난한 학생인지 표시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논리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가난한 학생이 표시나지 않게 무상급식을 하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정부가 그런 방법을 개발해 국회에 법 개정안을 보냈지만 국회는 거들떠보지도 않았습니다. 가난한 학생의 낙인감이 걱정이라면 야당은 이 법안부터 처리하는 것이 순리일 것입니다.

전면 무상급식을 주장하는 측은 또 무상급식이 의무교육, 즉 무상교육의 일환이라고 주장합니다. 이 주장도 선진국의 예를 보면 터무니없습니다. 초중고교까지 의무교육을 하고 있는 선진국 대부분도 전면 무상급식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 낙인감이나 의무교육 운운하는 것은 국민을 현혹하기 위한 구실에 지나지 않을 뿐입니다.

24일의 서울시 주민투표는 전면 무상급식에 대한 국민의 생각을 묻는 아주 중요한 투표입니다. 크게 보면 야권이 주장하는 무상복지의 의미에 대한 총체적인 심판의 성격도 띠고 있습니다. 무상급식은 그 첫 전선일 뿐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 개인의 문제라기보다 무분별한 무상복지에 반대하고 있는 한나라당의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주민투표에 대한 한나라당 사람들의 대응은 소극적인 편입니다. 심지어 자중지란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유승민 최고위원은 "오세훈 시장이 당과 한번도 상의한 적 없는 주민투표에 왜 당이 깊은 수렁에 빠져야하는가"라면서 "중앙당이 지금이라도 어느 정도 거리를 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차라리 가만히 있으면 본전이라도 할 텐데 괜한 말로 분란을 자초한 꼴입니다. 명색이 지도부의 일원인 최고위원의 처신으로는 적절치 않습니다. 주민투표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 한나라당이 보여주고 있는 행태가 참으로 한심합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이진녕 논설위원]

전면 무상급식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가난한 학생에게만 무상급식을 하게 되면 눈칫밥을 먹게 되고, 그렇게 되면 그들이 마음의 상처를 입게 된다는 것을 가장 큰 이유로 내세웁니다. 따라서 모든 학생에게 무상급식을 함으로써 누가 공짜 밥을 먹는지 모르게 해 가난한 학생들이 갖게 될 낙인감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언뜻 들으면 가난한 학생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배려가 참으로 거룩해 보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학생에게 무상급식을 해 누가 가난한 학생인지 표시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논리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가난한 학생이 표시나지 않게 무상급식을 하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정부가 그런 방법을 개발해 국회에 법 개정안을 보냈지만 국회는 거들떠보지도 않았습니다. 가난한 학생의 낙인감이 걱정이라면 야당은 이 법안부터 처리하는 것이 순리일 것입니다.

전면 무상급식을 주장하는 측은 또 무상급식이 의무교육, 즉 무상교육의 일환이라고 주장합니다. 이 주장도 선진국의 예를 보면 터무니없습니다. 초중고교까지 의무교육을 하고 있는 선진국 대부분도 전면 무상급식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 낙인감이나 의무교육 운운하는 것은 국민을 현혹하기 위한 구실에 지나지 않을 뿐입니다.

24일의 서울시 주민투표는 전면 무상급식에 대한 국민의 생각을 묻는 아주 중요한 투표입니다. 크게 보면 야권이 주장하는 무상복지의 의미에 대한 총체적인 심판의 성격도 띠고 있습니다. 무상급식은 그 첫 전선일 뿐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 개인의 문제라기보다 무분별한 무상복지에 반대하고 있는 한나라당의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주민투표에 대한 한나라당 사람들의 대응은 소극적인 편입니다. 심지어 자중지란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유승민 최고위원은 "오세훈 시장이 당과 한번도 상의한 적 없는 주민투표에 왜 당이 깊은 수렁에 빠져야하는가"라면서 "중앙당이 지금이라도 어느 정도 거리를 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차라리 가만히 있으면 본전이라도 할 텐데 괜한 말로 분란을 자초한 꼴입니다. 명색이 지도부의 일원인 최고위원의 처신으로는 적절치 않습니다. 주민투표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 한나라당이 보여주고 있는 행태가 참으로 한심합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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